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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8 | 칼럼·시평 [리뷰]
초상화에 감춰진 그들의 이야기, ‘기억을 넘어서’展 외 3건
김이정 기자(2014-08-01 17:03:34)

초상화에 감춰진 그들의 이야기, ‘기억을 넘어서’展

전북도립미술관 ~9.14 

어진 화사의 대가인 석지 채용신의 초상세계를 조명하는 전시가 9월까지 전북도립미술관에서 열린다.

전시의 중심은 채용신의 초상화다. 채용신이 갖는 사료적, 사회적 의미를 재조명하는 동시에 근현대의 역사적 사건들과 인물들을 중심으로 작품을 배치, 시대의 변화에 따라 초상화가 갖게 되는 의미와 역할의 변화를 살펴본다. 

또 동학농민혁명 2주갑을 맞아 ‘동학’을 주제로 제작한 여러 방면의 작품도 함께 소개된다. 5개의 주제로 구성된 전시 중 제4부 ‘대면, 황토현 사람들’에서는 일제 강점기 억압되고 민중의 강한 힘을 은폐해 온 독재에 의해 조명 받지 못했던 동학의 인물, 민초들의 역사를 소환한다. 

전시는 혁명의 과정을 기록한 역사화와 ‘한국민족운동사’로서 겨레미술연구소의 공동작업인 걸개그림이 가장 먼저 관람객을 맞이했다. 배진호 작가의 거대한 크기의 효수된 전봉준 두상과 송만규, 김준권, 정창모 작가가 그린 초상화, 이동재 작가의 녹두알을 붙여 만든 ‘녹두장군 전봉준’이 소개된다. 디지털 북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강애란 작가는 동학혁명의 인물로 전봉준에 집중하기보다는 여러 인물들을 빛나는 책으로 만들어 보여주고자 가상의 ‘동학혁명운동사’를 만들어 책을 터치하면 직접 소리를 들어볼 수 있다. 

총 5부로 구성된 전시에서는 ‘1부 어떤 삶’, ‘2부 초월, 시대를 넘어서’, ‘3부 기억, 역사의 그늘에서’, ‘5부 성찰, 삶의 주체로서’ 등 각각의 주제를 통해 시대를 초월하는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볼 수 있다. 

1부에서는 중국에서 독립운동을 함께 한 아들은 아버지의 모습을 종이에 연필로 그렸고, 의로운 죽음을 택한 황현은 채용신의 초상화를 통해 사진 속 모습 그대로 전해진다. 

2부는 근대기의 초상화를 통해 이 땅에서 살아간 사람들의 기록과 그들을 기억하고 기념했던 가까운 과거를 보여준다. 전통 동양화 기법의 초상에서부터 일본화에 영향을 받은 기법, 새로운 도구인 서양화로 제작한 초상화까지 당대의 정서를 전해주는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3부에서는 역사의 뒤안길에 서거나 주체로 떠오르지 못했으나 기억해야 할 많은 사람들을 끄집어내기도 하고, 5부에서는 오래전부터 자신의 초상을 남겨온 예술가들의 삶에 대한 성찰, 인간 본원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작품으로 구성되었다.

전시는 9월 14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본관에서 회화와 조각, 설치, 영상 등 130여 점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문의 063.290.6888


황석영 ‘객지’ 스페인어판, 최낙원 전북대교수 출간

최낙원 전북대 교수가 황석영의 중·단편집을 모아놓은 작품인 ‘객지’를 스페인어로 번역한 ‘La Tierra Forastera’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현지 출판사에서 출간했다.

번역된 작품 ‘객지’는 1960년대 부안 계화도 간척사업을 연상하게 하는 ‘운지’라는 간척지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최 교수가 황석영의 작품을 스페인어로 번역한 이유는 이 작품만큼 굴곡진 한국 현대사의 명암을 잘 그려낸 작가가 없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객지’의 공간적 배경으로 추정되는 계화도 간척사업지가 전북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통해 이전에 번역했던 ‘춘향전’과 마찬가지로 전북지역의 문학적 공간을 스페인어권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뜻이 컸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최근 한류문화의 확산으로 스페인어권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의 생활상과 문화를 담은 작품이 한국의 면면을 제대로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한국문화의 진면목을 알릴 수 있도록 번역 작업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한국외국어대를 졸업하고 스페인 마드리드국립대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전북대 학생처장, 한국 스페인어문학회 부회장, 계간 ‘시와 반시’ 기획편집위원을 역임했다.


의자를 통해 본 인간의 허황된 소유욕

‘의자는 잘못 없다’

창작 소극장 ~8.3

서울지역에서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연극 ‘의자는 잘못 없다’가 전주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전북연극협동조합은 올해 정기공연으로 8월 3일까지 창작소극장에서 ‘의자는 잘못 없다’를 선보인다. 

작품은 의자 하나의 소유권을 둘러싸고 언성 높여 싸우는 네 사람의 집착과 맹목적 욕망을 통해 인간의 허황된 소유욕을 풍자하고 있다. 의자를 꼭 갖고 싶은 실직자 ‘강명규’와 의자를 절대 팔 수 없다는 미대 지망생 ‘문선미’, 비싸게 팔고 싶은 아버지 ‘문덕수’, 그리고 싸게 사려는 실직자의 아내 ‘송지애’ 등 네 명의 주인공이 의자를 둘러싸고 벌이는 코믹한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실직 중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주인공 ‘강명규’는 가구점을 지나던 중 의자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는 의자를 사겠다고 가구점 주인 ‘문덕수’에게 흥정을 벌이지만, 문덕수는 딸이 만든 작품이라며 팔지 않겠다고 한다. 강명규는 딸을 직접 만나 흥정을 해보겠다며, 의자를 만든 20대의 미대생 ‘문선미’를 만난다.

하지만 그녀는 예술가의 작품이라며 팔지 않겠다고 한다. 망해가는 가구점 주인 문덕수는 적당한 가격으로 다시 강명규와 흥정을 시도한다. 결국 문덕수는 딸 모르게 의자값을 흥정하고서 계약금을 받는데 성공한다. 다음 날 강명규의 아내 ‘송지애’가 가난한 살림에 30만 원짜리 의자라니, 그 값에 의자를 살 거라면 이혼도 불사하겠다고 나선다. 

작품은 주인공들의 의자를 향한 맹목적인 욕망이 급기야 부부 사이의 파경, 주인 딸의 자살 등으로까지 일파만파 번져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를 통해 인간의 허황된 소유욕과 자본주의 시장의 어두운 단면을 독창적인 발상과 철학적인 질문을 던진다. 

문의 063.277.7440


석정기념사업회 출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등의 시로 곧은 시대정신을 보여준 신석정(1907~1974) 시인을 기리기 위한 신석정기념사업회가 출범하고 석정문학상도 제정된다.

석정기념사업회는 석정의 시 세계를 공유하고 위상을 높이기 위해 지난 7월 11일 전북도청에서 기념사업회와 출범대회를 열었다.

또 10월에는 ‘석정문화제’를 개최하고, 초대 ‘석정문학상’을 시상하기로 했다. 문학상 상금은 중견 문인 대상이 3,000만원, 신예 작가 대상이 500만원이다. 기념사업회 이사장에는 윤석정, 시문학상 운영위원장은 허소라 씨가 맡았다.

석정문학회는 신석정의 제자들을 중심으로 1984년 구성돼 매년 문집을 발간해왔다. 가람 이병기 시인과 더불어 전북을 대표하는 신석정 시인은 김영랑, 박용철, 정지용 등과 함께 ‘시문학’ 동인으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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