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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4 | 연재 [장영란 김광화의 밥꽃 마중]
오미자
(2017-04-28 09:50:25)



오미자를 처음 본 순간, 나를 확 사로잡았다. 붉고 영롱한 모양에 맛은 오묘했다. 게다가 동네 어르신들이 하는 말을 들어보면 산에서 저절로 자란다고 했다. '어떻게 찾지? 무작정 가을 산에 찾아들어갔던 때가 떠오른다. 두리번두리번.... 산신령이 도우셨는지 쭈그려든 열매를 만날 수 있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오미자를 밭에서 조금 기르며 자람새를 보니 꽤나 오묘하다. 오미자는 암수딴그루로 굵은 철사 같은 덩굴이 뭐든 감고 위로 위로 올라간다. 그렇게 위로 올라간 곳에서 암꽃이 주로 핀다. 수꽃은 아래 위를 가리지 않고 피고.  
오미자 꽃은 겉에서 보면 우윳빛이고, 꽃 속을 들여다보면 붉은 빛이 돈다. 암꽃, 수꽃은 어떻게 다른가? 꽃 속을 들여다보면 한 가운데 꽃턱에 푸르고 자잘한 암술이 모여 있으면 암꽃. 꽃잎이 지고 나면 꽃턱이 자라며 거기에 열매가 포도송이 모양으로 달리고 가을 햇살에 붉게 익어간다. 수꽃은 꽃 속에 푸른 꽃턱이 없고 수술만 5개 있다. 
오미자는 이 나무의 성질도 색다르다. 유전자 검사로 쌍떡잎식물군과 외떡잎식물군으로 갈리기 이전의 원시형 속씨식물인 아스트로베일레아목이라는 걸 알아냈다. 오미자는 핏줄조차 오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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