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네비게이션


분야별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2019.2 | 연재 [권하는 책]
퀴어의 사랑이 그냥 사랑으로 불릴 그 날이 오길
(2019-02-25 15:03:37)

곰곰이 생각해 보면 참 그렇다. 우리는 우리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 사이 말의 틀 안에 갖혀 버리곤 한다. 여교수, 여의사, 여기자처럼 무의식 중에 튀어나온 말이 사실은 우리와 그들을 구분 짓는 벽이었음을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고서야 깨닫는다. 퀴어 문학 역시 마찬가지, 문단에 퀴어 서사란 말은 존재하는데, 이성애자 서사란 말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또한 그들과 우리를 구분 짓는 말의 벽일 것이다.
'나는 비정상이어서 아픈 게 아니라 나를 거부하면서까지 정상이 되려고 애를 썼기 때문에 아팠어.'
임솔아 작가의 단편 「뻔한 세상의 아주 평범한 말투」에 나오는 대사처럼 그들은 오랫동안 세상의 틀 안에서 아파해 왔다. 그들의 고통이 언젠가 사라지길, 그들의 사랑이 그냥 사랑으로 불릴 날이 오길 기대하며 여섯 권의 책을 소개한다.



사랑을 멈추지 말아요
이종산, 김금희, 박상영, 임솔아, 강화길, 김봉곤 (지은이) | 큐큐 | 2018-08

국내 등단 작가들의 퀴어 문학 선집으로서는 첫 책이다. 현재 우리 문단에서 가장 주목받고,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여섯 명의 젊은 작가 이종산, 김금희, 박상영, 임솔아, 강화길, 김봉곤이 이 책에 함께했다.
'고전을 퀴어 서사로 풀어 보고 싶다'는 기획자의 구상은 첫 소설집 『여름, 스피드』로 한국 퀴어 문학의 계보를 새롭게 쓴 김봉곤 작가를 주축으로 작가들의 공감과 호응 덕분에 현실화될 수 있었다. 퀴어들의 입체적인 모습을 담은 『사랑을 멈추지 말아요』는 퀴어 문학 전문 출판사 큐큐에서 내는 시리즈 '큐큐퀴어단편선'의 첫 책이다. 큐큐는 국내 작가들의 단편을 모아 매년 한 권씩 '큐큐퀴어단편선' 시리즈를 선보일 예정이다.



여름, 스피드
김봉곤 (지은이) | 문학동네 | 2018-06

리드미컬하고 감각적인 문체와 서사적 역동성으로 젊고 강렬한 사랑을 그려 내는 신인 작가 김봉곤의 첫 소설집이다. 그는 201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 'Auto'로 등단할 당시 심사를 맡았던 소설가 구효서, 은희경으로부터 "퀴어의 사랑과 이별, 기억, 시간, 장소, 글쓰기 등의 다양한 무늬를 점프 컷과 소격 효과 등의 기법을 통해 노스탤지어라는 캔버스에 개성 있게 그려낸 작품"이라는 평가를 이끌어 냈다.
이후에도 "한국 문학사에서 퀴어 소설의 계보도를 그린다면 가장 빛나는 위치에 두어야 할 소설"라는 평가를 받으며 발표하는 작품마다 이 시대 한국 문학의 가장 신선하고 특별한 성취로 논의되고 있다.



빨간 모자를 쓴 남자
에르베 기베르 (지은이), 안보옥 (옮긴이) | 알마 | 2018-06

알마 인코그니타 시리즈의 여섯 번째 책이다. 충격과 해학, 발칙함과 더러움, 대상을 향한 집요함과 위태로움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에르베 기베르의 세계를 선보였던 알마 출판사가 삶의 내밀한 표정들이 생생하게 담겨 있는 소설 『빨간 모자를 쓴 남자』를 펴냈다.
『빨간 모자를 쓴 남자』는 쇠락하는 단 하나의 육신에 다채로운 영혼을 지니고 있던 에르베 기베르가 죽기 직전까지 집필한 연작 소설의 마지막 이야기로, 에이즈로 투병하던 그의 고통과 환희를 넘나드는 삶의 마지막 행적들이 낱낱이 펼쳐져 있다.



그해, 여름 손님
안드레 애치먼 (지은이), 정지현 (옮긴이) | 잔(도서출판) | 2018-03

피아노 연주와 책이 삶의 전부인 열일곱 소년 엘리오는 이탈리아 해안가의 별장에서 여름을 맞이한다. 부모님은 책 출간을 앞두고 원고를 손봐야 하는 젊은 학자를 초대하는데, 그해 여름 손님은 스물넷의 미국인 철학 교수 올리버다. 엘리오는 자유분방하면서도 신비한 매력으로 만나는 사람마다 매료시키는 올리버에게 첫눈에 반하면서 거침없이 빠져든다.
하이든, 리스트, 바흐와 헤라클레이토스, 파울 첼란, 퍼시 셸리, 레오파르디를 넘나드는 두 사람의 의식 세계와 온전히 하나가 되고자 열망하는 몸짓이 세련되고 품위 있는 로맨스를 완성해 낸다.



퀴어 아포칼립스 - 사랑과 혐오의 정치학
시우 (지은이) | 현실문화 | 2018-08

보수 개신교회의 반퀴어 운동이 형성된 배경과 겉으로는 단일해 보이는 반퀴어 운동이 드러내는 균열을 살핀다. 특히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사랑 대 혐오'의 구도 아래 묻힌 개개인의 얼굴이다. 저자는 퀴어문화축제를 비롯해 다양한 현장의 퀴어들을 인터뷰하면서 퀴어 그리스도인, 탈동성애자 그리스도인, 반퀴어 운동에 저항하는 그리스도인 등 '퀴어 대 반퀴어'라는 구도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이들을 조명한다.
퀴어 페미니스트의 관점으로 한국 사회의 퀴어 혐오를 성찰하는 『퀴어 아포칼립스』는 퀴어가 한국 사회 진보의 바로미터임을 드러내면서 퀴어를 둘러싼 다양한 논의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섹스 앤 더 처치 - 젠더, 동성애, 그리고 기독교 윤리의 변혁
캐시 루디 (지은이), 박광호 (옮긴이)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12-04

가족, 종교, 젠더, 성적 지향, 섹스. 이것들만큼 우리와 밀접히 관련 있으며 우리의 삶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것이 또 있을까?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좀처럼 이것들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거나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 이 책은 가족, 젠더, 동성애, 섹스, 기독교, 페미니즘, 공동체 등과 연관된 주제들을 두루 검토하면서 동시에 이것들의 얽히고설킨 관계를 풀어 나간다. 기독교 전통 사상에 충실하면서도 상당히 급진적인 성 윤리를 이끌어 낸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