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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2 | 연재 [문화저널]
<저널이 본다>새로운 영상을 창조하는 사진예술
최용부 ·사진가(2003-12-18 11:14:47)


 

 우리나라의 사진술은 조선시대 고종(高宗)의 왕비인 민비가 사진을 몹시 좋아하여 서예가였던 김규진을 국비를 들여 일본에 유학보내어 사진을 배우게 하고 1년후 귀국한 그에게 창경원에 사진관을 열게 하면서 부터 시작되었다. 한국의 사진역사는 90여년을 헤아리고 있는 정도이고, 거기다가 대학과정에서 사진을 가르치기 시작한 것은 20여년에 불과하여 학문적인 연구나 전문 사진인의 양성이 부 족한 실정에 었다.


 이처럼 자양분이 모자라는 풍토에서 기형적으로 성장한 우리의 사진계는 지금 어떤 실정에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작가협회에 가입하면 작가가 되는 것으로 믿고, 또 작가가 되면 사진계에서 알아주는 권위자가 되는 것으로 알고있는 풍토는 바람직한 것인가? 작가협회에서 주관하는 사진 공모전에 응모, 입상, 입선하여 20점의 점수률 얻으면 작가로 인정, 소정 절차를 거쳐 협회의 회원이 되는 제도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작가협회에 가입하는 것은 사진계에 첫 발을 딛는 데뷰의 길이지 사진가로서 완성의 길이 아니다. 그런데도 사진작가협회에 가입만 하면 카메라는 멀리하고 작가입네-하는 어줍잖은 권위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경우를 본다. 그런가 하면 최고급 사진장비들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 장비들을 묵혀둔채 남을 비평하고 남의 작품을 평가할 때는 분명한 지적과 시정의 길을 제시하지도 못하면서 혹평하고 있다. 물론 사진작가협회의 모든 사람들이 다 그렇다는 말은 아니다. 몇 분 작가들은 구도(求道)의 정신으로 묵묵히 정진하고 있어 그분들이 이 지방사진계의 선도적 역할을 해가고 있음에 우리는 감사하고 있다.


 사진써클에 가입한 사진작가는 선배들이(?) 찍던 사진 솜씨룰 그대로 익혀 전통적(?) 방법으로 평범한 주제를 평범하게 찍는다. 그들의 찍는 재주는 나무랄 데 없으나 사진을 보면 사진답지 않은 내용뿐이고 자기가 찍어온 필름에서 좋은 사진이 될 수 있는 것을 선돼하는 안목조차 결여된 한심함을 느낀다. 창조적인 사진가는 낡아빠진 법칙에 의존하여 틀에 박힌 사진을 요구하는 구태의연한 선배들의 시비에 말려들지 않아야 하고, 꾸준한 연구와 노력을 경주하여 스스로의 길을 열어가야 한다. 전북에는 사협지부가 6개(전주, 이리, 군산, 남원, 정읍, 김제)나 되지만 회원은 수십명에 불과하고 사진써클윤 50여개에 1,000여명의 회원이 었다. 전북사협은 회원자격을 뜻하는 20점의 점수를 얻고 소정의 기간이 지난 사람들에게도 문을 굳게 닫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회칙대로 해당 접수를 얻으면 준회원으로 가입시키고 4년이 되면 자동적으로 정회원이 될 수 있게 하는 것이 그들에게 공모전의 틀에 박힌 사진활동에서 자기의 창작 세계로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마추어란 어떤 일을 하기 좋아하기 때문에 그것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이 말의 어원은 라틴어의 Amator와 Amore인데 「사랑하는 자」와 「사랑하다」를 뜻한다. 사진가는 찍으려는 피사체를, 찍는 행위 자체를 사랑하지 않으면, 즉 진심으로 흥미가 있지 않으면 결코 좋은사진을 만들 수 없다. 무엇을 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창의적이고 작품다운 사진이 되기도하고 무의미한 소모행위에 불과 한 사진이 되기도 한다. 프로 사진가는 돈을 내는 이의 뜻에 맞는 사진을 찍어야 돈을 받을 수 있지만 아마추어는 아무런 제약없이 자기의 사상과 의도를 소신껏 앵글에 담을 수 있다는 특권이었다. 아마추어는 프로의 흉내를 내거나 닮으려 하지 말고 끝까지 아마추어 다와야 한다.


 사진은 영상언어다. 문학은 문자에 의하여 자기의 감정을 전달하는 간접언어이지만 영상언어는 시각으로 직접 느낄 수 있는 직접언어다. 문장이 주어+동사+형용사로 구성 되듯이 영상도 주제+부재+환경으로 구성되어 시각으로 직접적인 충격을 준다. 읽는 시대에서 보는 시대로 발전하는 추세에 비추어 볼 때 영상언어의 위치는 더욱 중요한 포인트를 점하고 있다. 하나의 문장을 완성하는데 몇 번의 수정을 거듭하듯이 사진도 촬영에서 미비점이 있으면 인화의 과정에서 더 좋은 영상으로 고칠 수 있다. 앵글을 구상하고 촬영하고 인화하는 모든 과정을 완벽하게 해낼 수 있는 능력있는 사진가가 될 수 있도록, 외적인 면보다 내적인 면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사진에 관한 책들을 많이 원고 연구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틀에 박힌 사진을 찍는 사진가 이기전에 새로운 영상을 창조하는 창조자가 되기 위해선 부단히 자기세계를 넓혀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진예술은 곧 창조적인 작업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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