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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3 | 연재 [문화저널]
<기획시리즈5>유관순열사가
심인택·전주우석대 교수(2003-12-18 11:28:18)


 흔히들 판소리 하면 5바탕(춘향가, 심청가, 적벽가, 흥보가, 수궁가)을 생각하게 된다. 이것은 현재까지 거의 전바탕이 불려지게 된 때문이라 하겠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12바탕이 불리워 졌으나 시대의 흐름이 나머지 7바탕은 소멸되게 하지 않았나 한다. 소멸된 판소리 중 변강쇠가는 명창 박동진씨에 의하여 재현되고 지금도 박동진씨는 변강쇠가를 노래하닌 이쯤에서 판소리 6바탕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판소리는 분명 창작되어진 음악인데 작곡자가 분명하지 않은 점이 서운하지 만 명창들에 의하여 좀더 세련된 소리로 세월을 보내면서 재창작된 중요한 우리의 소리이다. 이 소리가 1940년대 쯤 새로운 창작품이 나오게 되니 이것이 열사가(烈士歌)이다.


  열사가가 만들어진 시기나 사설의 작자나 가락의 작자가 불문형하다. 일제시대에 그 누구가 자기의 작품이라고 내 놓을 수 있을까. 이것도 우리 민족의 비운이라 하겠다. 3月을 맞이하여 새봄을 노래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우리가 잊어서는 안될 날이 3월 1일 삼일절이다. 판소리 중 열사가는 바로 3·1정신을 이어받기 위하여 만든 대단한 작품이다. 이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면 우리는 또다시 왜침을 당할 것 같은 심사이니 이제 3·1정신을 이어받기 위하여 우선 유관순 열사가의 사설을 살펴 보고자 한다. 유관순 열사가의 사설이 완벽하게 정리되지 못했으나 좋은 기회에 완벽한 사설을 볼 수 있도록 약속드리며 이 사설을 지금도 소장하고 깊이간직한 이성근 명창께 감사를 드린다.


「유관순 열사가」 (1904∼1920)


<아니리> 국운이 불행하여 조정은 편벽되고 왜적이 침입하니 간신이 득세로다. 보호조약 체결하니 억울한 한일합병 뉘가아니 분개하며 매국적 부귀탐욕 일시 영화에 꿈을 꾸어 조국을 어찌 돌아보면 반만년 우리 역사 일조일석에 무너지고 삼천만 분한 설움음 삼월일일 폭발되니 피끓는 독립투사 도처 바닥에 일어나 으름세워 분투할제 유관순은 누구든고, 십세 어린처녀 근본부터 이를진대

<진양조> 충남 천안 삼거리에 수양청청 능수버들은 우리나라 유명하니 지리상황 다시 부르려 구목천지령이며 평화로운 유씨 가정 관순처녀 태어나니 일대 명장 순국처녀 도움없이 생겼으랴 계룡산수 청한기운 지령이며 어려있고 금강수 흐르는 물은 낙화암을 돌고 돌아 삼천궁녀 후예인지 귀인자태 아름답고 월궁행화 환생하니 뚜렷한 그 얼굴은 의중지심이 굳고 궅어 미간의가 어렸으니 일시영야이 분명구나

 <아니리> 그의 부친 중근씨는 성심이 청념하사 부귀를 원치않고 농업장생 글을 읽어 가는 세월을 소유하닌 정대한 예문은 군자의 덕행이오 그 안에 이씨 부인 만사가 민첨하사 예국예절이 능란하니 뉘 아니 정대하리오 자녀간 사남매를 금옥같이 길러낼제 부모의 유전인지 모두다 현숙한지라 더욱이 관순이는

<단중모리> 어려서부터 커날적에 다른 아이들과 다른지라 부모에게 효도하고 동지간에 화목하며 예의염치 기겁좌립 뉘 아니 칭찬하리 유달은 그 인정은 사랑하고 따뜻하여 사람마다 정복되고 정대한 그 마음은 신위가 분명쿠나 때는 마침 봄이 되어 동무들과 어깨끼고 꽃노래 나물캐기 밤이면 술래잡기 곱게 곱게 자라날제

<아니리> 삼월 보름 좋은 때는 관순처녀 생일이라 관순을 옆에 앉혀 좋은 음식을 많이 먹일제 바라보든 그 부친은 어언간 한숨을 길게쉬며 나라 없는 장탄수심 두눈에 눈물이 들거니 맺거니 흐르거니 영특한 관순이는 부친의 뜻을 어찌 모르랴만 단으로 위로 하고 그날부터 애국 정렬이 굳고 궅어 가슴속에 맺친지라. 세월은 흘러가고 관순은 차차 장성하니 임무소학과를 마치고 서울 이화학당에 입학하니 이곳은 번화한지라. 세계 여론과 유언비어가 떠돌고 매국한 무리들은 왜노미의 세력이 더욱히 의기가 양양하여지고 뜻있는 지사들은 일성 장탄의 해외로 망명을 연속하고 삼천리 이 강산은 홍몽중에 잠겼으니 창염한 국가사를 한탄 할 뿐이로다. 관순은 더욱 슲어 공일을 이용하여 경복궁을 들어가니 궁실은 풍우수습하고 만조백관 조회석은 붕퇴 낙엽이 되며 하소연을 하는 듯이 쓸쓸한 찬바람은 머리끝을 스쳐간다. 후원 연못 석교상에 외로히 홀로 앉어 고금사를 생각하니 심효가 끌어난다.

 <진양조> 창창한 만리건곤 호호망망 버려지고 애달픈 이강산에 청춘남녀를 부르건만 힘이 없는 우리민족 하소연이 할 곳 바이 없어. 아무리 슬피운들 주인없는 이 강산에 나라 잃은 백성이라. 옛 성현이 이르기를 군신유의 중한 법은 오륜중에 으뜸이요. 부자유친 천륜으로 앞을 쓰지 못했으나 이 모두가 대의분별 하심이라 내가 비록 여자일망정 배달 전통이 그 아닌가. 천참만육 살기중의 진얼둘러 싸우기는 장부답지는 못할망정 내 한 목숨이 끈어져도 국민의무를 지키는 것은 어찌 남녀가 다를손가 우루한 이내 심사 하나님께 맹서하고 천참말육 될지라도 한번 먹은 이 내마음 변할 리가 있을소냐 <아니리> 이렇타시 슬피우니 하염없는 두눈에 눈물만 앞섶을 다 적시고 구곡간장 타는 가슴혼문수참 되었드라. 이화학당으로 돌아와서 일구월심 깊은 한이 우리가 배움이 어두워 내 나라를 잃었느니 많은 연구와 배움에 있다하고 일등일정이 이렇것다.

<단중모리> 찬성이 본래 활발하여 만사가 달통하고 뛰어난 그 총명은 하나를 가르키면 열 일을 깨우치고 한번 일러하는 말은 일호차 한이 없는지라 이화학당 새 봄빛은 꽃다운 우리처녀 동방예의가 분명하고 언동유순 그대등은 여러선생 칭찬이오 자비한 그 인정은 동지들도 감탄이라 휴가 일때도 빨래하기 세이 세-이 자습이요 기숙사 실내청소 남의 손 댈수 없이 거울같이 청소 하여 일향처사 마음과 같이 정결하고 깨끗하다. 위생에 중한 책임 건강에 관념 이웃부녀 정결함은 호 가정의 근본이라 이강산 이 땅위에 부족한 우리 위생 관순은 미리 알고 여유 시간에 소제함은 의무라고 생각헌다.

<아니리> 그때야 관순아 나이 십육세라 의무소학과를 마치고 고등과 일학년 삼학기 때로구나. 무독한 왜정책은 억압이 날로 점검심하고 합병한지는 어느듯 십년이라 간신히 아참하여 일강세력 자궁허니 무비 비참 쉴새없이 나날이 이러할제

<중중모리> 그때여 고종황제께옵서/ 오백년 사직을 잃고 분함이 충천하여/ 강약을 임의 하신고로 백성의 생명을 더욱 아껴/ 갖은 치욕 십년간을 외로운 덕수궁에/ 세월을 보내실제 우리나라 간신들은/ 왜놈의 세력을 더욱 희색하여 공훈이 씩씩 올라갈 제/ 이완용 손병준 같은 역적놈들 부귀가 더욱 혁혁하여지니/ 심중에 있는 근심 고종황제 생존 하심이라/ 기회를 차차 엿보드니 슬프구나 고종황제/ 우연히 득병하시어 이완용 정성이 있는체 하고/ 좌우를 물리친 후 탕약을 이완용 손을 거쳐 고종황제/ 잡수시니 그 가운데는 무슨 비밀과 의문이 있는지라/ 병세는 더욱이 위종하여 눕고 있지 못하시드니/ 그대로 세상을 버리신다. 삼천리 이 강산에/ 군무상사 슬픈 설움 원한이 가득하고/ 각도 각군 면면 촌촌 국상이 발표되니/ 곡 참배 쇠위 백관 예악 예절 분분한테/ 위문을 하려하고 구름같이 모여들제/ 천조제신들은 대한문 넓은 거리에/ 거적자리 배옷입고 곡반 통곡하며/ 원통하오 원통하오 애끓어 슬피운다./ 분함이 한데 뭉쳐 만호 장안 백성들은/ 분기가 만면 혈기 방창청년 학도 주먹이 불근 불근/ 어깨가 으슥으슥 그저 장안이 수군 수군/ 여보게 웬일이요 고종황제께옵서/ 안만 생각하여도 간신의 피해를 입으셨지/ 이놈들을 죽여야지 가가 호호 거리 거리/ 의견이 분분히 이러날제 각처는 실내에서/ 무슨 비밀이 갔다 왔다 그저 수군 수군/ 무거운 침묵속에 민족 자결을 응하여/ 독립운동 시위행렬 전국적으로 일어나고/ 손병희씨 선두되고 여러 수반의 의인들은/ 차서를 분별하여 태극기 선언서를 만단같이 준비한 후/ 삼월 일일 열두시에 거사하자는 약속이라./ <아니리> 학생들 중에는 연희전문학교 김원배씨 등 여러분이 반되어 십육세 관순이는 때가 왔다 생각하고 태극기를 준비하여 그 날을 기다릴 제 <자진모리> 때는 벌써 이월 그믐/ 밤은 적적 깊었는데 각처 수반 의인들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명일거사 준비할제/ 어느새 동방이 희번 원산이 종긋 종긋/ 동령에 해가 뜨니 삼월일일이 오날이라/ 파고다 공원앞으로 구름같이 모여들어/ 약속시간 기다릴제 벌써 열두시 오정이라/ 서원이 끝이나자 태극기 번뜻/ 북악산이 우루루 대한독립 만세/ 천지가 뒤높은 듯 산지사방 만세소리/ 연속하여 일어나고 간악무독 일본헌병/ 거리거리 길을 막고 함부로 나탁하여/ 총으로 쏘고 칼로 난탁하여 차례로 탁탁쓰러져도/ 그저 물밀 듯이 피끓은 청년학도/ 주먹쥐고 우루 달려들어 왜놈을 냅다 거꾸로 쳐 보니/ 왜놈총 꽝꽝 슬프구나 우리민족/ 당낭한 의무련만 강약이 부득의로/ 여러백관 의인들은 붙들려 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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