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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2 | 연재 [사람과사람]
이리지역 청년모임 「터사랑」
노익선 이리지역편집위원(2004-01-29 11:35:09)

이리지역에는 지역문제와 올바른 우리의 문화를 발굴하고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단체들이 있다.
이리는 동학농민전쟁의 전신인 익산민란이 발생한 곳이며, 미륵신앙의 모태를 간직한 미륵산이 저멀리 보이며, 만경강을 그 젓줄로 드넓은 만경평야가 펼쳐진 곡창지대이다. 그러나 이런 농업공동체는 이리가 수출자유지역으로 지정되어 공업단지로 발전하면서, 문화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많은 삶의 변화를 가져왔다.
이러한 산업지역에서의 삶의 질적 변화속에서 「햇살문화」란 단체가 노동자들의 삶의 문화를 올곧게 지켜낼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서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지만 여전히 대상과 프로그램에 많은 한계를 노정하고 있다. 또한 이리는 산업구조상 생산직 노동자 뿐만아니라, 그 주변에 서비스 종사 노동자 및 일반 사무직 노동자들도 존재하고 있다. 이들도 또한 자신의 권리에 대하여 같이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뿐아니라 이리는 환경문제, 노동자의 권리문제, 농촌과 인접한 도시로서의 농촌문제와 시민들의 제권리 문제 등 많은 지역문제를 안고 있음에도 여전히 중앙의 주변부로 자리잡고 있으며, 운동에 있어서도 낙후되어 있다.
이러한 현상의 이유 중 중요한 것은 자료의 독자적인 유통체계와 자료를 지역의 구체적인 특성과 운동상황에 맞게 수집, 분류하여 이것을 필요로 하는 개인과 단체에게 공급하는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큰 요인으로 작용하였다고 보고, 1991년 5월에 뜻있는 사람들의 정성으로 책과 자료를 기증받아 자료모임 「터사랑」은 만들어졌다.
그러나 회원이 점차 늘고 소모임이 꾸려지면서 터사랑이 단순한 자료모임으로서의 위상보다는 더많은 지역청년들의 이해와 요구를 수렴할 수 있는 대중공간으로서의 필요성이 요구되어졌다.
그리하여 모임의 성격과 방향을 청년모임으로 정하고 청년들의 건강한 삶과 지역문제에 대한 관심과 대처로 모임의 사업방향을 결정. 7월에 청년모임 「터사랑」준비위를 공식적으로 발족하였다.
「터사랑」에서 처음으로 개최한 사업은 같은해 9월에 “가을에 심는 나무 한 그루”라는 제목으로 열었던 문화교실이었다.
이 문화교실은 이리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시민들을 대상으로 건강한 문화를 알렸다는 의미를 가졌으나, 정확한 목적성과 대상의 설정, 그것에 맞는 강사의 설정과 계획성의 불철저성으로 이 문화교실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자기의 생활속에서 우러나오는 민중의 정서와 문화를 전달하는데 미흡한 점이 있었다.
10월에는 원광대에서 이리사랑 청년회준비위와 친선체육대회를 가지고 우정을 나누었으며 지속적으로 소모임의 교류와 공동사업을 하기로 하였다. 이를 위한 교류자금 모금과 청년단체의 홍보를 위하여 11월에 원탑대동제 기간 중에 원대에서 청년주막을 열었다.
청년주막에는 이 지역의 운동단체와 청년들이 참여 이들과 청년단체의 필요성과 역할에 대하여 공유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기도 하였다.
청년단체의 역할은 그 지역의 특성에 따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리공단은 대부분 외국인 투자기업이며 업종면에서는 전자 섬유업체 및 하청회사가 대종이며 규모면에서는 대부분 영세적이며, 노동구성은 나이 어린 여성노동자들의 비숙련 노동이 대부분이며 임금도 최저임금 수준이다. 이들은 문화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소외되어 있으면서도 쉽게 노동자 의식을 갖지 못하였다. 그것은 이리지역이 갖는 특유한 문화적,생산적 토양으로서 노동조합운동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들 노동자들의 올바른 삶의 요구를 지원하고 이지역 다양한 청년들에게 열린 대중공간으로 자리잡으며 각각의 분산되어 있는 소모임들을 한군데로 묶어 세울 수 있는 단체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하다. 이것이 이리지역에서 청년단체가 하여야할 역할이며 그 준비를 위하여, 뜻있는 청년들이 그 뿌리를 내리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다만 이전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하여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문화적 대안은 무엇이어야 하며, 그것을 일궈나가는 과정에서의 조직적 조악성, 정체성, 폐쇄성을 극복하기 위한 지역운동 단체간의 상호연대 및 교류 및 각 모임들이 특화된 영역으로 자리잡기 위한 노력들이 더욱 절실히 요구되며 시도들이 필요한 때이다. 그 가능성의 실험으로서 터사랑에서는 12월에 판화교실을 통하여 제작된 작품들을 모아 “아무도 오지 않는 판화전”을 개최하였다. 이 판화교실은 시민판화전과 비슷한 성격으로 전교조선생님들과 노동자, 일반시민들의 참여로 이루어졌고, 공동작업을 통해 생활속에서 느끼는 점들을 판화를 통해 형상화시켰으며, 공동작업을 통해 우리의 공동의 문제에 대하여 좀더 가깝게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판화전의 준비과정에서 공동작업이 되지 못했던 것이 미흡한 점으로 남았다.
또한 「터사랑」에서 책이나 자료를 빌려주는 일은 「터사랑」모든 사업의 뿌리이며 줄기이다. 현재 「터사랑」이 소장하고 있는 책과 자료는 1200여점으로 대출사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기에는 부족하다.
그러나 현재 많은 사람들이 이 곳을 이용하고 있고 「터사랑」에서는 도서회원 체계로 운영하여 새책을 많이 구입하여 시민도서 문고로서 자리잡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터사랑」의 회원이나 이리지역의 청년 단체들의 관심이 모아져서 「터사랑」의 대출사업이 뿌리를 내린다면 그 자체로 이리지역의 문화발전에 보탬이 될 것이다.
또한 「터사랑」에서는 ‘지역사랑 소모임’과 ‘시사 소모임’이 있어 모임을 통해 뜻있는 청년들이 모여 지역문제와 자신의 올바른 가치관을 확립하고 생활의 장에서 열심히 살아가기 위하여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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