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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3 | 연재 [사람과사람]
국민의 건강을 생각하는 「몸다슬」
조인숙 「몸다슬」발행인(2004-01-29 11:50:04)

봄이 오면 코딱지나물꽃도 개냉이꽃도 곱게 곱게 피어나듯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어여쁜 꽃들을 피워내며 환한 웃음을 토해낸다. 그 생명의 끈질기고도 아름다운 힘을 가진 90년 4월, 「몸다슬」은 아기가 어미의 탯줄에서 몸을 틀며 세상으로 나오는 그 힘과 뜻을 소중히 간직하며 넉넉한 대지위에 첫발을 디뎠다.
「몸다슬」은 전북보건잡지사에서 현재 계간으로 발행하고 있는 4×6배판, 60쪽 크기의 대중을 위한 보건전문잡지이다. 90년 4월 창간호를 시작으로 91년 5월까지 4×6판 크기의 월간잡지였는데, 여러 가지의 일로 인해 91년 가을부터는 계간지로 책을 내고 있다. ‘몸다슬’이란 말은 명사인 ‘몸’이라는 말에 타동사인 ‘다스리다’를 관형화시킨 ‘다슬’을 합해 만든 전북보건잡지사 고유의 신조어이다. 그 뜻은 ‘몸을 다스린다’가 된다.
우리 주위에는 어느 한 지방을 중심으로 하여 이루어지고 있는 일들이 많이 있다. 비록 소규모의 형태로 이루어지기는 하지만 구체적인 일들을 할 수 있다는 이유로 활발히 진행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몸다슬」도 전주에 본사를 두고 전북의 인사들을 중심으로 책을 만들어 그 주요 배포망을 전북에 두고 있으며, 전북 지역의 보건의료 향상에 기여하려는 의지로 일하고 있기에 지역중심의 한 활동이라고 얘기하고 싶다.
이제, 「몸다슬」에 대해 처음 듣는 분이나, 아직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발간 동기와 편집방향을 비롯, 몸다슬에서 하고자 하는 일들이 무엇인지를 들려주어야 되지 않을까.
우리나라 헌법에는 ‘보건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으며 깨끗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가 있다’라고 하여, 보건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에 규정하고 있듯이 인간은 누구나 깨끗한 환경에서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는 천부적인 권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급격한 경제발전과 이로 인한 다양한 변화속에서 몇해전만해도 생소했던 암, 성인병질환과 직업병등 사회적 질환이 만연해있고 생태계파괴와 환경오염은 곳곳에서 우리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다. 물론 기술적인 발달로 인해 과거에는 원인이나 병명조차도 모르고, 간단한 조치만 취하면 살수 있었는데도 그 방법들을 몰라 수없이 죽어갔던 시대로부터 인간을 구해내고 있는 건 사실이다.
‘소 잃고 외양간 도친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늦어 소용이 없다. 건강도 마찬가지다. 한번 잃은 건강을 회복하겠다고 갖가지 방법을 다 써도 안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리는 예방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물론 아프면 빠른 조치를 취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좀더 적극적인 입장에서 본다면 아프기 전에 병이 생길 수 잇는 요인들을 없애는 것이다. 그동안 많은 노력들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도 예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건강에 대한 관심 또한 그 무엇보다도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관심의 내용을 보면 건강관리를 위해 지켜야 할 생활습관등은 무시한 채 비싼 영양제나 무분별하고 맹목적인 몸보신이 건강을 지켜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약이나 병원에서 모든 것을 해결해 주겠지라는 생각들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큰 잘못이다.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분명 국민에게는 깨끗한 환경에서 살 권리가 있고 건강에 대해 국가의 보호를 받을 필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국가의 국민보건에 대한 노력이 미흡했다는 것에도 국민들이 바른 건강관을 가지지 못한 원인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국민건강이 급변하는 사회속에서 정치, 경제 등에 밀려 그동안 등한시되어 왔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 당면한 건강현실을 진실하게 이야기해 국민들로 하여금 바른 가치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길잡이를 해야하는 언론이나 출판물에도 책임은 있다고 보여진다. 일간지에 나타나는 건강기사를 보면, 예방이나 보건에 대한 바른 지식을 가질 수 있는 교육적인 내용이기 보다는 단순한 사건보도나 ‘무슨 병에 무슨 약 개발, 무슨 약 효과 좋아’라는 식으로 단순한 건강상식에 치우쳐 있는 경우가 많다. 그리하여 요즘 사람들은 한두가지 병을 안 가지고 사는 사람들 없고, 치료법도 의사의 처방에 앞서 자기가 먼저 해결하려는 경우가 많아, 더욱 병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또한 건강에 대한 잡지들을 살펴보면 성인용 성(性) 잡지를 방불케 하는 것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이런 속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근본적인 문제해결은, 국가에서 국민건강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는 것이겠지만, 바른 보건 지식을 전달하고 교육하는 것도 시급하다고 보여진다. 그래서 국민들이 이제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권리를 주장해야 되고 그것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일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일을 조금씩 조금씩 해내기 위해 몸다슬은 태어나야 했다.
이런 일을 해내기 위해 몸다슬은 몇가지 약속하에 일을 한다. ※나 혼자만 건강하게 사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살 권리가 있는 사람 모두가 같이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한다 ※ 개인의 이익보다는 도민의 건강향상과 국민의 건강향상을 위해 노력한다. 이는 몸다슬을 만들고 있는 사람들의 의지이기도 하다.
이속에서 편집의 방향이 세워진다. 첫째, 건강이 삶의 기본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사회속에서 등한시되어 왔던 보건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둘째, 의료보다는 보건에 접근한다. 단순한 의학지식이나 부분적인 의료문제보다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근원적인 보건의 문제를 다룬다. 셋째, 정확한 정보와 사실제공으로 보건에 대한 바른 지식과 태도를 형성할 수 있게 한다. 넷째, 전북보건의료계의 동향을 자세하게 다룸으로해서 전북 보건의 산 기록이고자 하며, 보건여론의 집합체의 역할을 한다. 다섯째, 이를 통해 건강한 삶, 건강한 사회를 이룩할 수 있는 힘이 된다.
그리하여 내용은, 보건의료, 환경 공해, 의료보장, 운동, 먹을거리, 문화, 전북보건의료계 소식들로 이루어진다.
현재 몸다슬을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로는 사무실에서 상근하고 있는 기자 2명, 편집위원 8명이 있고, 더욱 넓게는 정기구독회원과 일반 독자들이 있다.
전북보건잡지사에서는 몸다슬이라는 책만 발간하고 있지는 않다. 작년 7월에는 2주동안 완산보건소와 더불어 시민건강교실을 개설하여 50여명의 교육자를 배출하기도 했다. 이는 전북보건잡지사의 궁극적인 목적이기도 한 많은 사람들에게 보건에 대한 관심을 높이며, 건강하게 살도록 한다는 취지하에 마련되어진 것이었는데, 참가자들이 그동안 단순히 글자로만 전달받았던 보건에 대한 여러 가지의 것들을 강사와 직접 대화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큰 호응을 얻었다. 이런 자리를 앞으로는 정기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며, 이런 일들을 통해 전북지역에 보건시민조직을 꾸릴 꿈을 가지고 있다.
이제 4월이면 「몸다슬」은 창간 2주년을 맞이하게 된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관심속에 두살박이로 자라났는데 이제는 더욱 당당한 걸음을 걸어야 될 시기가 된 것이다. 하루 아침에 큰 변화를 기대하는 성급함을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쉬지 않고 걷고자 한다. 여기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더욱 많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준다면 몸다슬이 하고자 하는 일은 좀더 빨리, 더욱 크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몸다슬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 누구든지 그 문을 열 수 있으며, 그런 사람들이 더욱 많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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