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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11 | 연재 [문화저널]
상실된 주체성을 찾는 일
양상춘 순창고교사(2004-01-29 16:22:07)


학교에서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자주 부닥치는 어려움증에 하나가 학생들의 다양한 감정과 정서에 일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그래서 학생들로부터 ‘선생님은 우리와 세대차가 너무 심해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라는 장난 섞은 충고를 듣기도 한다. 그러나 과연 학생들의 그 감정과 정서는 올바르게 형성된 것이고 바람직한 청소년 문화로 발전된 것이가를 살펴 봐야 한다.
물론 청소년들의 새로운 문화에 개한 강한 호기심을 기존의 틀속에 묶어 주고 통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창의력과 탐구심 그리고 새로운 것에 대한 가치를 스스로 판단하고 비판할수 있는 안목을 기르는 데 커다란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날 청소년들이 그들의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문화는 지나칠 정도로 퇴폐와 향락과 폭력이 판을 치는 저질 문화들이다. 그러한 저질문화들은 청소년들을 쉽게 그 속으로 빠져들게 만들고 마약과 같은 속성이 있어서 헤어나기가 어렵다. 더구나 지금과 같은 잘못된 교육제도와 학교교육은 그들을 학교 안으로 끌어들여 보호해 주기 보다는 오히려 그들을 학교 밖으로 내쫓고 있는 실정이다.
억지로 꾸며낸 인위적이고 가식적인 문화가 청소년들을 겉멋으로만 길들이고 속으로는 병들게 하고 있다. 참을설리 부족하고 어려운 일을 싫어하며 땀흘리지 않으려는 것도 그 잘못된 문화가 갉아 놓은 상처이다. 하루 빨리 올바른 문화가 이 땅에 정착되어 그들의 상처에 새살이 돋아 나게 해야 할 것이다.
올바른 문화는 민중들의 삶 그 자체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물신숭배에 급급한 천박한 세속문화와 퇴락한 외래문화가 마치 귀족적이고 고급스런 문화인양 오도 되어 건전한 민중문화와 전통적인 민족문화가 짓밟혀서는 안 될 것이다. 손톱을 길게 길러 그로테스크하게 색깔을 칠한 것이 문화라면 이 얼마나 삶과 동떨어진 허구적인 문화인가.
문화예술 정보지 「문화저널」은 바로 이러한 혼돈되고 주체성이 상실된 증심 잃은 문화형태들을 고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문화 제국주의의 엄청난 탁류속에 오염된 우리 문화를 씻고 닦아 내어 겨레의 멋과 얼이 다시금 숨쉬고 빛을 발하게 해야할 것이며, 새롭고 건전한 문화를 개발하는 창조적인 작업도 있어야 할 것이다.
세태에 찌들고 박탈감속에 시달리는 민중들의 공허한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진솔한 삶의 문화를 「문화저널」에서 만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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