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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2 | 연재 [상식철학]
희망의 씨앗 혁신교육으로 심어라
김의수 교수(2014-02-05 10:27:43)

누구나 교육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교육은 정말 중요하다. 그래서 예부터 교육정책은 백년을 내다보며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우리 국민들이 정말 교육이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할까? 어떻게 보면 그런 것 같다. 아니, 그 이상인 것 같다. 그런데 또 어떻게 보면 전혀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교육 중시 현상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서울의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해도 아이들 교육문제를 생각해서 당사자만 이동하고, 가족들은 서울에 남겨둔다. 아이들 교육을 위해서는 이산가족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극단적인 자기희생을 감수하는 부모들이 많다. 그런데 이런 것이 정말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일까? 중요한 일 ‘교육’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바른 교육에 대해 자기 주관을 정립한 사람들이 저런 태도를 취하게 될까? 아니다. 오히려 교육에 대해 잘못 생각하고 있고, 진정한 교육의 의미를 모르는 사람들의 행동이기 쉽다.

 

 

위기를 희망으로 바꾼 교육감들

 

지난 1 21일 서울에서 진보교육감들이 참여하는 토론회가 있었다. 그들이 자신들의 성과로 소개한 내용에는 혁신교육, 무상급식, 학생인권조례 등이 포함돼 있었다. 혁신교육의 핵심은 입시경쟁교육을 지양하고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지향하는 것이다. 주입식 암기식 강압 교육을 벗어나서 아이들이 스스로 공부하게 하니까 학업성적도 저절로 올라갔다고 말한다. 물론 무지막지한 일제고사에서는 꼴찌 그룹을 형성했지만, 현재의 입시제도 아래서도 대학 진학에서 더 좋은 역량을 보였줬다는 것이다.

경기도에서 학생인권조례안이 나왔을 때 전국의 모든 언론들이 비판을 쏟아내고, 김상곤 교육감을 몰아세웠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론과정을 통해서 바뀐 내용은 딱 두 가지였다고 김상곤 교육감이 보고했다. 인권조례 초안에 있던 학생들의 “결사”의 자유를 “표현”의 자유로 고치고, “사상”의 자유는 “양심”의 자유로 고친 것뿐이란다. 결국 같은 내용을 비슷한 용어로 바꾼 것뿐이다. 내용적으로 보면 그렇게 작은 차이에 불과한데, 언론과 보수층에서는 그렇게 난리법석을 떨었던 것이다. 그리고 경기도에서는 2010 10월에 공포된 학생인권조례가 전북에서는 민주당 교육의원들이 새로운 난리법석을 떨어 2013 7월에 겨우 공포되었다.

진보교육감이 교육을 망친다고 흥분하는 자칭 보수주의자들은 대부분 학생들에게 고통만 주고, 모두에게 손실만 가져오는 왜곡된 교육방식을 고수한다. 그리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자기가 지도자 자리를 꿰차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라북도에서는 지난해부터 교육감 입지자들의 움직임이 요란하고, 하나같이 반 김승환 교육감의 기치를 내세운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그들 중 대다수가 교육을 생각하지 않고 교육감이라는 권력을 생각하는 사람들이라고 여길 것이다.

 

 

진정한 혁신을 준비하자

 

지난달에 두 번 나들이를 했다. 전주 한옥마을 동락원에서 하루 밤 잤고, 서울 교육 토론회에 참석했다. 내부를 개량하고 도배로 새롭게 단장한 동락원에는 바로 옆집에 닭장이 있는데 수탉울음소리가 새벽 두시부터 아침까지 이어져 잠을 설쳤다. 옥의 티였다. 서울 나들이 때는 광화문에서 근무하는 딸을 만나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 찾아간 식당에 자리가 없어 옆집에 들어가니 2인용 식탁만 한 줄로 겨우 벽에 붙여 놓은 좁디좁은 공간이었다. 나로서는 하나의 추억을 만들었지만, 세계적인 도시 서울의 한 복판 치고는 애처로운 풍경이었다. 진보교육감들의 혁신교육을 무력화시키려는 보수정치권의 안간힘도 애잔하기는 마찬가지다. 혁신교육은 대한민국의 몇 안 되는 희망의 씨앗이다. 이제부터 본격화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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