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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7 | 연재 [문화와사람]
시립민속예술단 상임지휘자 심인택·최주호
시립민속예술단 상임지휘자 심인택·최주호(2004-02-12 15:21:24)

우리음악을 세계적인 상품으로 만드는데 둘째가라면 서러운 사람.
“모든 시작은 전주시민이 좋아하는 음악, 이끌어 내는 음악부터 시작합니다. 이것이 곧 세계적 상품을 만드는 일입니다”전주시립예술단 민속예술단의 상임지휘자 심인택(우석대 국악과)교수의 말이다.
좋은 음악은 무대에서 얼마만큼 가슴에 와 닿게 관객들에게 전해주느냐에 달렸다. 또한 관중이 얼마만큼 관심을 갖고 있느냐 하는 문제에 성공의 승패가 있다. 가을에 있을 민속예술단 창단연주회에 많은 사람의 관심이 쏠려 있다.
그러나 심교수는 창단연주회에 대해 이렇다하게 발표를 할 입장이 아니라고 잘라말한다. 단지 세계시장의 진출을 위한 첫시작일 뿐이라는 복선만 남겼다. 어떠한 음악적 방향이 제시될지, 국악기와 서양악기가 조화된 무대를 마련할(?)것이라는 조심스러운 계획만 엿들었을 뿐이다.
그는 앞으로 향토음악을 개발 발전시켜 무대화하는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먼저 생활의 일부분을 차지했던 풍류를 계승발전시켜 현대적 상황에 맞게 무대에 올릴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의 음악적 가치관은 뚜렷하다. 중학교 때의 교육이 지금도 생생하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어렸을적 무작정 음악을 좋아했다고 한다. 60년대 사회적 상황 속에서도 풍금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며, 집안이 부유한 덕택에 유성기가 있어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고 한다. 그가 오늘의 성공(?)에 이르기까지 음악재능을 갖추게 된 것은 중학교 진학을 일반중학교가 아닌 국립국악원 부설 국악사양성소의 중등부에 들어가면서부터다. 당시 음악을 가르치는 전문 학교는 이곳 한곳 뿐이었다.
고등부에 진학하면서 전문악기를 부여 받았는데 그에게 주어진 악기는 해금, 사실 피아노를 전공하고 싶었는데 신체적인 조건으로 해금을 하게 된 것 같다고 회고한다. 그후 서울대학교 음대를 거쳐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에 10여년 동안 해금연주자로 활동하다가 85년부터 우석대학교 국악과 교수로 있으면서 후학인재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또한 전주국악실내악단을 92년부터 운영, 현재까지 13회의 공연을 치루는 등 남다른 열의를 보이고 있다.
그는 지금 몸이 두 개라도 바쁘다. 학교의 강의 준비와 함께 오후가 되면 덕진종합회관에서 민속예술단 단원들과 연습이 있기 때문이다. 이리저리 날카로운 지적에 단원들은 혼줄이 난다.
“여기는 가르치면서 하는 곳이 아닙니다. 자기 것을 만들줄 알아야 하죠, 저는 자신있게 말합니다. 여기서 배울 생각은 하지 말라고. 배우고 싶은 사람은 다른데 가서 배우고 오라고”
그의 음악적 열정이 여기에 있다. 프로다운 진면목이 있는 것이다. 그는 자기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원하는 사람이다. 자기가 아닌 다른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그는 굳이 그 자리에 있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에게 주어지는 일은 항상 첫 개척자의 자리였다며 넌지시 웃는다. 전북도립국악원 창단공연시에도 지휘를 맡아 성공적으로 치뤘다.
그는 외국에 공연이나 심포즈움 등의 일로 초청되어 나갈 때 제일 기쁘다고 한다. 우리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일은 곧 우리문화에 대한 상품적 가치를 인정받는 일이기 때문이다.
“서양의 성악을 공부하기 위해서 간다면 누가 가야 하겠습니까. 바로 판소리를 할 줄 아는 사람이 가야합니다. 그래야 우리 것을 만들어 오지요. 그렇지 않고서는 서양의 성악을 흉내내는 일에 불과하지요. 무엇보다도 우리 것을 만드는 일에 모든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의 문화를 가장 잘 안다고 해도 서양의 문화를 쫓기에 바쁜 우리들. 우리 것 자체도 소화시키지 못한체 서양의 음악을 답습하는 폐단을 지금부터라도 고쳐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우리 것인 국악보다 서양음악에 잠식당하는 학교 교육에 불만스럽다. 보통교육이 없는 특수교육으로서 우리의 음악을 가르친다는 사실에 그는 내심 안타까움을 느낀다.
그는 오직 음악에 한길을 걸어 온 음악인이다. 음악인생을 걸어 온 것에 대해 후회 같은 것 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
“아마 천직일 것입니다.”
단 한마디다.
올 가을쯤 민속예술단의 창단공연에서 그의 진면목을 볼 수 있지 않을까.(최주호·본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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