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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2 | 연재 [읽고싶은 이 책]
<조선을 떠나며> 외 5건
임주아 기자(2014-02-05 13:01:53)

1945년 패전을 맞은 일본인들의 최후

조선을 떠나며/ 이연식 지음/ 역사비평사 펴냄

 

근대 이래 한일 양국의 만남을 다룬 책들은 무수히 많지만 해방 국면에서 한일 관계가 어떻게 마무리 되었고, 그후 어떤 식으로 재편되었는가를 다룬 책은 좀처럼 찾기 어렵다.

1945년 조선 해방으로 일본인들이 한반도를 떠나며 이 땅에 끼친 해악과 민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고, 북한에 진주한 소련군이 일본인의 이동을 금지하면서 1945년부터 일년간 겨울에 적지 않은 일본인들이 굶거나 얼어죽는 한편, 1946년 봄부터 대규모 집단 탈출이 이루어진 사실 역시 음지에 가려져 있었다.

이 책은 해방 후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난 한일 양 민족의 ‘헤어짐’의 방식과 인간 군상의 모습을 일본인들의 회고를 통해 입체적으로 재구성했으며, 패망이라는 충격 속에서 한반도를 떠나야 했던 일본인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296/ 148백원

 

 

스스로의 삶을 불태운 깊고 황홀한 세계

도자기 박물관/ 윤대녕 지음/ 문학동네 펴냄

 

윤대녕의 일곱번째 소설집. 도자기에 미쳐 길 위를 헤매고 다닐 수밖에 없었던 이의 운명 이야기 ‘도자기 박물관’, 훗날 쓸 부모의 묏자리를 살펴보러 고향과 가까운 추모공원을 찾는 형제 이야기 ‘구제역들’, 폭우가 내리는 어느 날, 건강검진을 받으며 육체의 추레함에 수치심을 느끼는 한 남자의 이야기 ‘검역’, 불치병으로 ‘숙’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백’이 칠 년 만에 다시 그녀에게로 돌아가기 위해 떠난 여행 ‘통영-홍콩 간’ 등 2010 9월부터 2013 4월까지 발표된 총 일곱 편의 단편을 묶었다.

지나간 시간의 지배를 받고 있는 인물들이 들려주는 깊고 황홀한 세계. 그의 세계관을 보여주는 구절들이 아름답다.

318/ 13천원

 

 

외교전략가 헨리키신저가 통찰하는 중국현대사

헨리 키신저의 중국이야기/ 헨리 키신저 지음 권기대 옮김/ 민음사 펴냄

 

거동에서부터 비범한 의지와 결심이 배어 나오던 마오쩌둥. 좌중을 압도하며 상대방의 심리를 꿰뚫어 본 저우언라이. 사무적인 스타일에 실용적인 것을 좋아하고 곡절 많은 삶에도 균형 감각을 잃지 않은 덩샤오핑. 1971년 비밀리에 중국을 방문하여 미중 수교의 첫 장을 연 헨리 키신저는 이 책을 통해 수십 차례 중국을 오가며 직접 겪은 중국 지도자들과 중국의 정치 외교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중국 정상들과의 개인적 대화 기록과 최근 해제된 기밀문서들을 바탕으로, 중국과 근대 유럽 세력과의 첫 만남, 중소 연합의 형성과 와해, 한국 전쟁, 닉슨 대통령의 첫 방중, 톈안먼 사건 등 중국 현대사의 전환점이 된 여러 사건들을 통찰력 있는 시선으로 그려낸다. 중국을 떼어 놓고 생각하기 힘든 현재의 국제 무대 정세를 파악하는 데 꼭 필요한 중국 이해의 필독서로 꼽힐만 하다.

686/ 25천원

 

 

머리로는 샤넬, 현실은 다이소

이케아 세대 그들의 역습이 시작됐다/ 전영수 지음/ 중앙북스 펴냄

 

이케아세대란 해외여행이나 어학연수, 유학을 경험해 해외 문화에 익숙하고 높은 안목을 지니고 있으나 가벼운 주머니 사정으로, 내구성 약한 스웨덴 가구브랜드 이케아(IKEA)로 절충해 2년마다 거처를 옮기며 살아가는 30대를 뜻한다.

“머리로는 샤넬을, 현실은 다이소를 소비하는 세대”라 명명한 저자는 기성세대가 기획한 표준적인 라이프스타일을 포기하고 거부할 수밖에 없는 2030세대의 거친 현실과 이로 인해 한국이 감당해야 할 거대한 충격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책 말미에 기업과 정부, 사회가 준비해야 할 8가지 해결책을 제시한다. 늦었다고 느낄 때가 빠른 법. 시대변화를 대비한 공존전략을 마련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276/ 14천원

 


간단하고 재미있는 그때 얘기 좀 해볼까

드링크 노트/ 라이프+워크 엮음/ 마호 펴냄

 

커피, 홍차, 녹차, 홈메이드 티, 알코올, 소프트 드링크, 스무디&셰이크, 수프, 디저트 레시피 156가지를 담은 책이다. 구하기 어려운 재료들을 사용한 전문적인 레시피 대신 집에 있는 재료들로도 훌륭한 음료를 만들 수 있는 쉽고 간단한 레시피들이 담겨 있다.

책에 나오는 레시피를 따라 하다 보면 마트에서 파는 캐러멜로 커피 전문점의 캐러멜 마키아토를, 냉장실에 들어 있는 야채들을 꺼내 수프 한 그릇을, 토마토 주스와 맥주를 섞어 그럴싸한 칵테일을 만들 수 있다. 시럽만들기부터 우유거품 내기, 병 소독하기, 좋은 재료 고르기와 씻기 등 기초부터 꼼꼼하게 알려준다. 군더더기 없는 문장과 해설, 깔끔한 책 디자인 또한 매력 중 하나. 레시피와 함께 곁들여진 재료 이야기도 재미있다.

263/ 135백원

 

 

땀내나는 현장과 사람들

공연의 탄생/ 이종덕 지음/ 도서출판 숲 펴냄

 

이종덕 충무아트홀 사장의 자전적 에세이. 올해로 80세인 그가 기억을 더듬어 지난 50년간 걸어온 무대인생과 인생무대를 재구성했다. 500여 편의 작품이 무대에 오르는 땀내 나는 현장을 이야기하며 그가 만든 사람, 그를 만든 사람들 이야기와 공연장, 공연예술 무대가 끊임없이 펼쳐진다. 책의 중반에는 그가 책임을 진 공연장과 그가 만든 공연 이야기가 본격화된다.

무대 흐름에 맞춰 컬러 필름을 바꾸고 출연자의 얼굴을 향해 조명 방향을 돌리는 등 지금 기술로 본다면 한없이 어설프지만, 사람 냄새 물씬 풍기던 1960~70년대 무대공연 이야기가 흥미롭다. 반세기 동안 척박했던 문화예술계를 비옥하게 다져온 한국문화예술의 산증인의 기록을 엿본다.

376/ 1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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