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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 | 연재 [어린이 책세상]
다독(多讀)은 정독(精讀)만 못하다
노효은 동화지킴이(2003-07-03 14:19:16)

대학을 막 졸업했을 때 필자의 직업은 학습지 선생이었다. 주변에 어린아이라고는 하나도 없던 나는 육아가 무엇인지, 교육이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 하지만 세 살만 먹어도 이집 아이와 저집 아이의 학습능력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무엇이 저렇게 다르게 만들었을까? 그것은 재산정도도 부모의 학벌과도 무관했다. "혹시 태교하셨나요?" "아니요, 그냥…." "임신했을 때 마침 무슨 강의를 들었어요?" "아니요, 그냥 책을 좀 읽었어요." "아∼!" 그때 느낀 것이 아이를 낳으면 책을 많이 읽어주어야 겠구나 하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서점에 있으면 참 많은 아이와 부모들을 만난다. 또 독서지도, 논술지도 선생도 많이 만나게 된다. 그런데 같은 나이인데도 권하는 책과 읽을 수 있는 책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상한 일이었다.

"책을 참 잘 읽네요"와 "책 참 잘 보네요"의 차이는 크다. 부모의 독서 참여 없이 아이 혼자서 도서관이나 혹은 친구집에서 읽어내리는 독서는 수준있고 깊은 독서라고 할 수 없다. "다독(多讀)은 정독(精讀)만 못하다". 모순일 수도 있는 이 말을 부모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즉 '들리기'와 '듣기'가 틀린 것처럼 말이다.

그러면 우리 부모들은 왜 아이들에게 독서를 강요할까? 왜 아이를 낳으면 장난감보다 전집 책을 먼저 들여놓을까? 아이를 낳으면 적게는 몇 십권에서 많게는 몇 천권까지 우리는 한 아이가 자라는 동안 책을 사게 된다. 주위에 선배들로부터 듣고, 또 외판원의 애교있는 권유에 의해서. 그리고 종류도 꼭 갖추게 된다. 창작, 명작, 과학, 위인, 영어, 백과사전 등. 창의적 아이로 키우기 위해 창작을, 권선징악과 기승전결을 위해 명작을, 혹은 내가 어려서 읽었으니까 이것만은, 과학적 사고와 학교 공부를 위해 과학책을, 다를 "영어 영어" 하니까 영어도. 혹여 이런 분들은 없을 거라 믿는다.

21세기를 살아가야 하는 우리 아이들은 독립적 성향이 강해서 스스로를 자율적으로 조율하면서 살아야 한다. 그래서 21세기에 알맞는 가치판단력이 언어교육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 즉 많이 읽어 주고 들려주고 말하게 해주여야 한다.

끝으로 겨울방학을 맞이하여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책을 소개한다.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B.B. 아이들, 고학년용) - 엄마는 아이에게, 아이는 엄마에게 사랑의 편지를 써보세요. 『미리쓰는 방학일기』(사계절, 저학년용) - 나는 항상 밀린 일기만 썼는데…. 『마당을 나온 암탉』(사계절) - 꿈과 자유를 찾아가는 암탉 이야기.



노효은 | 1970년 익산에서 태어는 그녀는 원광대 사학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 학습지 선생을 조금 하다 전업주부로서만 생활했다. 그러다 IMF가 터지면서 살림에도 보탬이 될 겸 어린이 전문서점의 세 번째 주인이 되었다. 그러나 아이들과 만나면서 아이들 독서지도의 소중함을 알게됐고 지금은 누구보다 아이들 독서지도에 열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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