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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 | 연재
[내인생의멘토] 제자들에게
관리자(2011-01-06 14:34:28)

제자들에게 내인생의 행운, 


나는 세분의 스승을 만났다

문정근 전북도립국악원 무용단장 

돌이켜 생각해 보니 나는 소위 말하는 체격이 좋은 무용가도 아니고, 무대에 걸 맞는 얼굴을 가진 무용가도 아니었단다. 그러나 무조건적인 열심히? 때문에 오늘날의 내가 존재하고 있는지도 모르지. 여기에는 나의 춤의 원동력이 된 선생님들의 숨은 노고가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나는 초등학교를 일찍 들어갔단다. 나의 선친들의 말씀에따르면 기억도 안 되는 저편 어린나이에도 춤을 추고 다녔다고 한다. 학교에 들어가서 춤 쪽의 소질을 처음 발견해 주신선생님이 계셨단다. 

그 당시에는 남자들이 춤춘다는 것은 생각도 못하던 시절이었으니까. 그래서 내가 지금까지 춤을 추고 사는지도 모르지. 그렇기 때문에 선생님이란 제자들의 소질을 빨리 발견할 수 있는 눈을 가지라고 말하고 싶단다.나는 사람이란 살아가면서 성격이 몇 번 변한다는 사실을알고 있단다. 그래서 모든 일은 노력으로 가능하기 때문에열심히 살라고 말하고 싶다. 여기에 내가 살아오면서 나에게좋은 경험이나 성격을 형성해 주신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해볼게. 

근면함이 우선이다 먼저 무조건적으로 열심히 연습에 임하는 선생님이신 김광숙 선생님을 소개할께. 김광숙 선생님은 우선 전주 지방에만 있던 나를 동작에 눈을 뜨게 만드신 분이란다. 동작의 명칭도 처음 들었었어. 지금 생각해 보니 기능학적인 설명이었던 것 같다. 아무튼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열심히 하시는 모습이 너무 좋았어. 연습실이 없어서 여기저기를 기웃거려도,명절이 돌아와도, 일요일이 와도 거의 쉬지 않고 가르치신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근면한 성격을 키워주고, 끈질긴 우리 춤의 근본정신을 무언(無言)으로 가르치시는 본보기가 아닐까? 많이 접하기 보다는 내면에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는 그런 선생님이 여러분도 되면 얼마나 좋겠니?언젠가 눈 오는 날이었을 거야. 

감정이 부족하다고 눈이 많이 쌓인 위에서 연습을 한 적도 있었단다. 눈 위에 뿜어져 나오는 인간의 열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연기 같았어. 기분이 아주 좋았어. 그렇게 그때 그 때 상황을 잘 인식시키고 뭔가를 찾게끔 만들어 주신 선생님이시란다. 그러고 나서 호떡집에 꼭 들려 뭔가를 도란도란 이야기하시는 모습이 참 좋았지. 그러니 무엇이든 적극적으로 열심히 하는 그런 성격을갖게 만드셨단다. 

한국춤의 멋을 배우다 
또 나의 춤이나 성격에 영향을 주신 선생님은 조흥동 선생님이란다. 내가 야간대학에 다닐 적에 처음으로 공부를 시작하였는데 남성무용단을 창단하여 공연을 임하시고, 남성무용가들의 존재와 위치를 확인하기 위한 방법으로 공연을 시작하신거지. 선생님은 끊임없이 민속을 찾아다니시며 연구하셔서 민속춤의 동작을 가장 많이 아시는 분이시란다. 그래서 그 분 춤에는 한국춤의 멋은 가장 잘 표현하시는 분이라고들 말하지. 이렇게 끊임없이 연구하시는 모습이 너무 좋아내가 지금도 계속 새로운 것을 찾아 연구하게 하는 원동력이되었는지 모르지. 그런데 더 좋은 점은 제자들에게 부담을주지 않는 성격이란다.

 그런 성격으로 폭 넓게 많은 사람들과 조우를 하면서 좋은 이야기, 좋은 선배로 남는 거지. 예술하는 사람은 독특한 성격들을 가지고 계시잖니? 그런데 전혀칼날 같은 성격이 없다기보다는 두루 두루 후배들을 챙기는그런 다정한 마음을 가지고 계신거야. 지금은 노래방도 있고, 좋은 음식점들도 많지만 우리가 연습하던 시절은 그렇지를 못했거든. 그런데 공연 연습이 끝나면 부담없이 생맥주집으로 가서 맥주도 한 잔 하면서 노래도 같이 불러 주시는다정한 선생님, 아니 폭을 넓게 가져서 제자가 아닌 친구 같은 선생님이 되렴. 

그래야 나중 너희들이 늙었을 때 외롭지가 않을 거야. 무용은 끊임없는 노력이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오늘의 춤이 있게 해 주신 배정혜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를 할게. 선생님과의 만남은 내가 성인이되어서 만났어. 선생님의‘이 땅의 들꽃으로 살아’라는 작품인데 남자가 없어서 출연자를 찾다가 배명균 선생님의 소개로 처음 만난거야. 그런데 춤추는 사람들은 자기 나름대로의방식이 있는데 바(bar)라는 기본이야기가 나와. 

우리가 알기는 바(bar) 기본은 발레나 현대무용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알았는데 서양식 기법은 아니고, 우리 춤의 원리를 터득시키기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바를 잡고 연습을 하는 거였어. 그런데 그 기본이 자기 몸을 컨트롤(control)하거나 깨닫기에는너무 좋은 방식이라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단다. 그러나 그당시에는 춤추는 방식에서 혼돈이 와 무척 애 먹었어.그러나 오늘날 내가 섬세하게 춤을 출 수 있는 밑거름이된 것은 사실이야. 이렇게 자기 것만 주장하지 말고 상대방것도 존중해 가면서 많은 것을 흡수하고 다듬어 가야 진정자기 것이 나오는 밑거름이 되는 거야. 

선생님은 또한 현대사회의 모순을 냉철하게 파헤치는 능력이 있어서 사회에 메시지를 강하게 던지지. 그러니까 사물을 그냥 헛되이 보지말고 파헤치면서 응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라는 거야. 많은 무용언어를 만드시는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 주셨기 때문에 내가 오늘날 무용언어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원천이 된 거야.나는 좋은 선생님들을 만났어. 이것은 내 인생의 하나의행운이었어. 사람은 노력하면 노력 할수록 기회도 오고 행운도 오기 때문에 쉬지 말고 정진 하라고 말하고 싶단다. 이 세가지 근본정신을 잘 생각해 봐. 분명 그 속에는 춤도 있고,인생의 삶에 대한 답도 있을 거라고 생각된다. 사랑하는 제자들아, 비록 내일 지구의 멸망이 온다 해도 우리는 오늘 열심히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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