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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3 | 연재
성재민의‘올댓소셜'
관리자(2012-03-07 16:06:07)

무분별한 홍보콘텐츠의 노출, 그 허상


올해 미국은 대선, 우리나라는 총선과 대선이 연이어 있고, 다른 국가들에서도 다양한 선거들이 치러져 세계가‘정치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정치에 대한 높은 관심은 세계적인 SNS 열풍과 맞물려‘선거에서의 SNS활용’이 중요 이슈입니다. 국내 정치권에서는 소통이나 커뮤니케이션보다 양적인 데이터 위주의‘우후죽순’식 SNS활용에 집착하는 모습이 무척 안타깝습니다. 정치에서 SNS를 잘 활용하는 대표적 사례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입니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SNS의 적극적 활용으로 극적인 지지도 반전에 성공해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올해 그는 다시 한 번 재선에 도전합니다. 오늘은 그의 사례를 통해 정치에서의 SNS활용에 대한 몇 가지 생각을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오바마의 소셜허브, Mybarackobama.com


오바마는 자신의 이름을 딴 홈페이지‘마이버락오바마닷컴(Mybarackobama.com)’를 통해 온라인상의 선거운동 베이스캠프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그는‘Obama is Everywhere’전략을 통해 다양한 소셜미디어 채널들을 운영하고, 이를 통해 유권자들과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에는 기존에 운영하던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플리커 등의 채널은 물론이고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핀터레스트(Pinterest)’까지 활용하고 있다는 군요. 다양한 소셜미디어를 운영하고 있는 오바마이지만 가장 중요한 베이스캠프는 홈페이지입니다. 홈페이지를 통해 각 소셜미디어 채널들로 연결되고, 중요한 콘텐츠들을 접하게되기 때문이죠. 오바마의 홈페이지에서는 다양한 정보들을 볼 수 있어 소셜미디어 이용자가 아니더라도 쉽게그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그러나 이 사이트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뉴스레터’와‘모금참여’및 다양한 참여프로그램들과 관련된 기능이두드러진다는 점입니다.오마바 홈페이지‘마이버락오바마닷컴’을 보면 가장잘 보이는 홈페이지 가장자리에‘Truth Team’신청이메일입력창이있습니다.‘ Truth Team’은최근알려진바와같이오마바와관련된 이슈들, 루머와 비방, 혹은 정책 장점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지지자들을모집하는 프로그램입니다. 홈페이지 오른쪽 상단 메뉴바에는 자발적으로 선거자금을 기부하는‘Donate’메뉴가 있습니다. 왼쪽 최상단‘Get the Latest’를 누르면 오마바와 관련된 최신 소식을 받아볼 수 있는 뉴스레터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반면 매일 업데이트되는,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블로그나 트위터, 유튜브 콘텐츠는 스크롤을 아래쪽으로 내려야 볼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사각지역에 놓인 셈이죠. 일반적으로는‘후보의 장점과 관련된 정보나 홍보자료들을 잘 보이는 자리에 두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오바마는 뉴스레터나 Truth Team 신청, 기부 등을 가장 잘 보이는 자리에 두었습니다. 그들은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요?


정치는 선택 전 고민 많은‘고관여 상품’


이유는 간단합니다. 정치는 무척이나‘고관여’상품이기 때문입니다. 선택을 하기 전에 고민이 깊단 뜻이죠. 우유를 살 때보다 자동차를 살 때 사람들이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고민하는 이유가 바로 자동차 쪽이 더 고관여 상품이기 때문입니다. 한국 사람들에게 정치에 대한 반감이 깊다고들 하지만, 정치는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우리에게 다가오는 피드백이엄청난 고관여 상품입니다. 한 명의 국회의원이, 한 명의 대통령이 바꿀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엄청난지는 이미 수년간의 경험을 통해 알고 있구요. 당연히 사람들이 친구의 페이스북 사진에‘좋아요’를 누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SNS를 통해 사람들의 지지를 쉽게 얻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과의‘친구맺기’를 무조건 늘리다보면 자신의 영향력이 강해질 것이라고 착각하는것이죠. 이번 총선에 예비후보로 출마한 어떤 이는 자신이 페이스북을 열심히 하면 자신의 페친들이 자신을 위해‘선거인단에 가입해 자신을 지지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더군요. 무척이나 단순하고 위험한 착각입니다. 사람들은 그렇게 쉽게 정치인에게 자신의‘좋아요’를 날리지 않습니다. 설령 날리더라도 쉽게 누른‘좋아요’가 진정한 지지로 이이지지도 않습니다. 사람들이 자신이 쉽게 누르는‘좋아요’가 일종의 온라인을 통한 지지선언으로 비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영향력의 시작은 자발성있는‘그들’에게서 부터


오바마는 왜 홈페이지에‘뉴스레터’‘기부’등의 프로그램 신청을 중요한 위치에 두었을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정치가 

고관여상품인만큼,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면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이메일을 통해 오바마의 소식을 정기적으로 구독하는 일, 자신이 가진 돈을 선뜻 정치기부금으로 내놓는 일, 오바마를 위해 Truth Team에 참여하는 일 등은 웬만큼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자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들입니다. 애매한 정치적 입장을 가지고 있거나‘지나가던’사람들이 할 만한 일들은 아닌 것이죠. 오바마 캠프에서는 영향력이라는 것이 어떤 메시지에 대한 연쇄적 반응으로 발생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1만 명의 팔로워를 가진 사람의 글이 10번 리트윗 되는 것과 1천명의 팔로워를 가진 사람의 글이 100번 리트윗 되는 상황이라면 후자가 낫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이죠. 오바마는‘누구에게나’자신의 지지를 호소하는 대신 적극적 지지자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쪽을 택했습니다. 적극적 지지층들은 뉴스레터를 통해 오바마의 소식을 계속 접할 것이고, 그 메시지를 친구들에게 또다시 전달할 것이며(트위터거나 메일 전달이건간에) 온오프라인 전반에 걸쳐 소문을 낼 것입니다. 오바마의 홈페이지를 통해‘영향력’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나의 정보나 홍보콘텐츠를보여준다고 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나에 대해 호의적이고적극적인 사람들이 모이고 연계될 때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말이죠. 오바마는 그 지점을 잘 알고 있었고, 홍보콘텐츠는 다양한 소셜미디어를 통해 노출하되, 홈페이지에서는 적극적 지지자들을 모아내는 전략을 택했습니다.올해 대선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진 그 전략이 잘 먹혀들어갔던 것 같습니다. 영향력이란 무엇인가. SNS에서의 영향력에 목마른 정치인들이 꼭 고민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적어도오바마의 입장에선 영향력의 존재가‘무분별한 홍보콘텐츠의노출’이 아닌 것만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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