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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5 | 연재
[수요포럼] 익산은 자랑스러운 백제의 왕도다
관리자(2012-05-14 10:56:04)
익산과 충남 부여, 공주가 함께 추진하는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탄력이 붙고 있다. 지난해 2월 문화재청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우선추진 목록에 오른데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전북도와 충남도를 비롯한 해당지자체가 한자리에 모여 업무협약을 채결하고‘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등재 준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지난 4월 25일에는‘재단법인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등재 추진단’(이하 추진단)이 문화재청으로부터 정식 법인 설립허가를 받았고 법원 설립등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세계유산등재의 실무를 맡을 추진단은 전북도와 충남도 문화체육관광국장, 익산시 유기상 부시장 등 당연직 이사를 비롯해 최완규 전북문화재연구원이사장, 서만철 공주대총장 등 11명의 이사로 구성됐다. 이사장은 전북과 충남의 행정부지사가 1년씩 번갈아 맡게 되며, 초대 이사장은 충남도에서 맡게 됐다. 이사진과 별도로 행정실무를 담당할 사무국도 각 지자체에서 파견된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여러 지자체가 함께 출연해 법인형태로 구성된 추진단은 국내 최초의 사례. 때문에 추진단의 행보에 자연히 관심이 쏠리고 있다.추진단의 행보와는 별도로 전라북도의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인지도 면에서 크게 앞서고 있는 공주·부여와 익산의 균형추를 맞추고, 타지자체 및 추진단과의 공동행보를 위해서는 먼저 내부에서 한 목소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111회 수요포럼에서는 관련 전문가들에게 익산백제역사유적지구를 중심으로 세계문화유산 등재의 경과와 현황, 앞으로의 전략에 대한 제언을 들어봤다.곽장근 군산대 교수가 포럼의 사회를 맡았고, 발제자로는 추진단의 이사를 맡을 최완규 익산역사문화지구세계유산등재추진위원장이 나섰다. 함께 의견을 나눌 패널로는 김승대 전북도청 문화재전문위원과 익산 백제역사유적지구 현장에서 활동 중인 이신효 왕궁리유적전시관 학예연구사, 한반도 고대사를 전공한 조법종 우석대 교수를 초청했다. 문화는 미래가치, 유적이 주는 메시지 주목해야 - 최완규 익산역사문화지구세계유산등재추진위원장 어떤 유적이던 현대인에게 주는 메시지가 있다. 익산 백제역사유적지구에는 오늘날 우리가 재발견해야하는 중요한 가치들이 숨어있다. 백제의 혼란을 수습하고 마한계 귀족들과 화합하려했던 무왕의 노력이 있고, 제석사 불교신앙과 토착신앙과의 결합이 있다. 또 선화공주와 서동의 로맨스에는 신라와 백제, 동서의 화합과 평화라는 메시지가 숨어있다. 오늘날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소통’이 바로 익산 유적 속에 담겨있다. 세계유산등재를 통해 이런 가치들을 널리 알리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미래가치는 문화에 있다. 문화가 국경이 되는 시기가 올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문화유산의 가치는 민족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척도로 본다.세계유산이 바로 밥을 먹여주진 않는다. 하지만 이런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다. 공장을 하나 유치하는 것보다 문화유산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며, 이는 전문가나 행정기관이 끌어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문화로 묶여진 도민들, 자랑스런 역사문화도시에 사는 익산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추진단과 지자체의 역할분담 분명해야 - 김승대 전북도청 문화재전문위원 전북도는 현재의 논의구조에서 중앙부처와 충남도, 그리고 익산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맡게 된다. 이번 경우와 같이 양도가 하나의 추진단을 만들고 동시에 추진하는 사례는 처음이다. 때문에 이에 대한 신중하고 구체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또 이런 외연적 기제 외에 안에서 추동력을 높일 지자체간의 유기적 관계도 보완되야 할 것이다. 추진단의 설립허가가 난 상태에서 효율적인 운영은 가장 중요한 일이다. 올해사업에 국제회의나 학술대회 등이 계획돼있다. 이런 일을 얼마나 빠르게 효과적으로 하는 가에서 추진단의 역량이 드러날 것이다. 다른 경우에 비해 여러 지자체의 이해가 달린 만큼 이를 잘 조율하고 이끌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더불어 추진단과 지자체 간의 역할 분담이 분명해야 한다. 추진단의 역할은 결국 등재신청서를 쓰는데 맞춰질 것이다. 나머지 부분들은 도와 시, 민간의 역할로 그대로 남는다. 추진단에 모든 것을 맡기고 빠져있을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그래야만 부여·공주와 마주쳤을 때 당당하게 우리 목소리를 낼 수 있다. 도민 1%의 관심이 빠른 등재 이끌 것 - 이신효 왕궁리유적전시관 학예연구사 익산에 많은 유적이 있지만 진정한 가치는 이 개별 유적들을 하나로 묶어 통합적으로 볼 때 드러난다. 미륵사지, 왕궁리 유적이 별개가 아니라 하나의 왕도를 구성하는 요소라는 것을 인식하고 본다면 백제사에서 익산이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지 볼 수 있다. 세계유산 등재는 이런 진가를 가장 효과적으로 인정받고 알릴 수 있는 방법이다. 익산이 백제역사유적지구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한다는 것에 대해 사람들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 실제로 현장에서 시민, 학생들과 답사를 하고 등재 사실을 알리면 처음 듣는 사람이 태반이다. 등재를 위해 움직이는 사람은 아마 익산 시민의 0.1%도 안 될 것이다. 홍보와 전략의 미흡함이 나타나는 부분이다. 등재를 실무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추진단에서 하겠지만 도민, 시민의 관심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행정에 의한 일방적인 일이 될 것이다. 익산 시민의 1%를 넘어 도민의 1%만 관심을 가지고 등재 작업에 동참하여 움직인다면 분명히 등재 가능성이 있고, 예상 목표보다 더 빨리 실현될 것이다. 거버넌스 구축으로 적극적인 홍보 필요 - 조법종 우석대 교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익산만의 일이 아니라 전북의 일로 만들어야 한다. 가능하다면 전국적 이슈로 키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 도민, 시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한 문제다.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교육계와 연계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주5일 수업 이후 문화유산 답사와 탐방의 수요가 크게 늘었다. 교육청 등과 논의를 통해 이런 수요를 익산으로 끌어들인다면 시간은 좀 더 걸리겠지만 효과적인 홍보가 될 수 있다. 과거 한옥마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만들었던 관과 민간이 함께 만든 거버넌스 기관, 전통문화중심도시 추진단을 참고해볼 필요가 있다. 당시 전주를 알리기 위해 서울의 오피니언 리더들을 초청해 한옥마을 안내했다. 1년이 지나니 소문이 퍼지더라. 이런 부분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그야말로 올라운드 플레이가 필요한 시점이다. 중앙정계의 역할도 중요하다. 이번 19대 총선 당선자 중 문방위를 상임위로 정하시는 의원이 있다면 중앙부처와 중재자역할을 잘 설명하고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 우리의 자산, 우리의 일로 인식하고 뛰어야 - 곽장근 군산대 교수 세계문화유산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의 관심사다. 세계유산을 곧 국력의 척도로 보는 시각도 있다. 자료를 찾아보니 이웃 일본의 경우는 16개, 중국은 41개의 세계유산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는 문화유산 9개와 자연유산 1개를 합쳐 10개다. 세계유산이라는 개념자체를 서양 쪽에서 먼저 만들었기 때문에 현재 세계유산의 비중은 절대적으로 그쪽에 치우쳐있다. 다른 문화권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세계유산 등재를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것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보여주고, 설명하고, 이해시켜야만, 세계유산에 등재되는 것이다. 우리가 하기 나름이다. 오늘 추진단 설립허가 기사도 인터넷을 통해보니 충남 쪽 신문들의 기사가 대부분이었다. 이게 혹시 지금 우리의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우려가 되기도 했다. 익산 백제역사유적지구을 우리의 소중한 자산으로 인식하고,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우리의 일로 받아들여야만 세계인을 상대로 우리의 문화유산을 자랑할 수 있을 것이다. 마한의 전통과 백제의 미래상이 만난 땅 발제자로 나선 최완규 위원장은 익산백제역사문화지구의 특징과 가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해 온 경과를 설명했다. 백제 말기 왕도로 건설된 익산의 도성 유적은 공주·부여와 다른 특징을 나타낸다. 최 위원장은“백제에 앞서 익산에존재했던 마한의 고도로서의 익산을 이해해야 익산 유적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지역은행정구역 상으로 익산시 금마면·왕궁면·삼기면·낭산면·웅포면 일원이며,권역으로는 웅포면 입점리 금강하구 일원의 입점리 권역과 금마 왕궁면 일원의왕궁·미륵사지 권역으로 나눠진다.내륙으로 평야가 발달하고 동쪽으로는낮은 산지가, 서쪽으로는 하천이 지나가는 익산의 지리적 환경은 농경문화를 꽃피우기 좋은 조건이다. 때문에 선사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유적이 산재해있다.미륵산에서 모악산에 이르는 평야지대에는 역에는 한강이남에서 최초로 철기문화의 유입을 말해주는 유적들이 가장밀집되어 있다. 그 공간적 범위는 미륵산에서 모악산에 이르는 널따란 평야지대이다. 익산 팔봉동 이제유적을 비롯해 신동리, 평장리, 완주군 갈동, 전주 여의동등에서 발견되는 유적들은 모두 분묘유적으로, 청동유물과 함께 철제 농기구와옥이 출토되었다. 최 위원장은“이는 이지역이 선진적인 철기문화를 일찍부터받아들인 마한의 정치·문화 중심지였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특히 익산 영등동, 모현동, 완주군 상운리, 전주 장동 등지의 분구묘는 마한계열로 분류되는 유적들이다. 같은 시기 금강 유역에서는 백제 분묘가 발견된다. 이는“금강 유역이 대외교역 요충지로서백제 문화를 일찍 받아들였기 때문인것”이라는 게 최 위원장의 생각이다. 백제와 같은 시기 마한 양식의 유적이 남아있다는 것은 익산이 오랫동안 백제에 동화되지 않고 마한 고도로서의 정체성을유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익산에 백제양식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무왕의 천도 이후. 그 시기를 전후로 익산 전지역에 백제 중앙묘제인 석실분이 등장한다. 최 위원장은 익산의 이러한 역사적특성이 말로 익산을 공주·부여와 차별화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최 위원장은 이어“궁궐, 왕릉, 사찰,성곽 등 4대 요건의 유적이 완전하게 보존되어 있다는 점에서. 익산이 백제 말기의 왕도라는 근거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 주례고궁기에 나오는도성체계로 고대 동양의 수도에 있어서필수적으로 갖춰야 되는 것으로 인식되는 요소들이다. 익산에는 왕궁유적과 왕릉, 미륵사지 그리고 용화산성이 잘 보존되어 있다. 또한 일본에서 발견된『관세음응험기』의 내용 중에‘백제 무강왕(무왕)이 지모밀지(금마)에 천도했다’문구가 있어 문헌상으로도 근거가 있다는 것이 최 위원장의 주장이다. 최 위원장은“관련 문헌연구가 더 진행된다면 다른문헌에서도 충분히 근거를 더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민간주도로 시작된 세계유산 등재 익산 백제역사문화지구가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조건에 부합하는 지 여부도 중요한 관심사. 진정성과 완전성, 보존 관리를 위한 법적 보호 장치와 행정시스템의 구비 그리고 탁월한 세계 보편적가치(OUV) 등이 유네스코가 내세우고 있는 조건들이다. 최 위원장은“유적이 밀집된 금마 일대가 익산 도심과 멀리 떨어져 잘 보존돼있고, 자연경관이 잘 살아있어 완전성의요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고대 동양의 전형적인 수도요건을 갖추고 있고 독창적인 양식의 미륵사지 가람배치와 동양 최대를 자랑하는 미륵사 석탑은 세계 보편적 가치를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다. 문헌기록과 발굴결과가 일치한다는 점에서 진정성을 만족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익산은 2004년 고도보존특별법 제정에 따라 경주, 부여, 공주와 함께 고도로지정됐다. 본격적인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추진된 것은 지난 2006년부터다. 원광대학교 마한백제문화연구소가 문화재청에서 실시한‘세계유산 잠정목록 재정비 사업’에 맞추어‘고도익산유적지구’의 세계유산등재 추진관련 자료를 제출함으로써 익산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세계문화유산등재 추진사업이 시작되었다.최 위원장은“다른 지역과 달리 민간주도로 시작된 등재 추진이라는 점에서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후2007년 설립된‘익산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등재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국제학술회의, 조사 자료집 발간, 심포지엄 개최, 공무원·시의원 및 시민을 대상으로 한 지속적 교육, 문화유산답사,방송언론 홍보 활동 등 다양한 사업을전개하며 익산 백제역사문화지구의 가치를 알리고 입증하기 위해 노력해왔다.최 위원장은“세계문화유산등재 추진에준비에 있어 익산이 부여나 공주에 절대뒤쳐질 것이 없다”고 말했다.이와 같은 활동에 힘입어 지난 2010년 1월에는 익산유적지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의 잠정목록에 등재되었고 2011년 2월에는 문화재청의 심의 조정을 통해 익산 유적지구를 공주·부여와통합해 백제역사유적지구로 통합해 등재를 추진하기로 결정됐다. 2011년 12월에는 해당지자체와 문화재청의 협약식이, 그리고 4월 25일에는 추진단 법인허가 통과돼 각기 등재를 추진하던 익산과공주·부여가 공동보조를 통해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할 발판이 마련됐다.최 위원장은“전라북도가 2006년부터민간차원에서 진행돼온 세계유산 등재추진 노력을 이해하고 자기 것으로 받아들여야 충남과의 협의에서 전북과 익산이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도 원형과 문화적 메시지를 갖춘 익산 참석자들은 먼저 익산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역사적·문화적 가치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패널들은 익산이 공주ㆍ부여와 차별화되는 특성을 갖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특히 백제의 왕도 유적이 밀집된 곳임에도 백제가 영역화한 이후까지 마한의 묘제가 남아있다는 점이을 높이 샀다.최완규 위원장은“고고학적 유적 뿐아니라 서동설화와 같은 완벽한 스토리텔링이 존재한다는 것이 익산의 강점”이라며“익산 유적이 보여주는 마한과 백제계의 화합, 서동설화 신라와 백제와의화합의 메시지는 세계적으로도 크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조법종 우석대 교수는“익산이 타 지역 유적과 구분되는 것은 왕도, 왕궁의공간이 가장 완벽하게 남아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제의 첫 수도인 위례성으로 추정되는 서울의‘풍납토성(風納土城)’은 크게 훼손됐고, 공주는 임시피난수도이기 때문에 왕도의 격을 세울 수 있는 내용이 약하다. 부여도 왕궁의 핵심지역에 부여박물관을 만들어서 그 원형을찾기 어렵게 됐다는 것이 조 교수의 설명이다. 반면 익산유적의 경우 도심지 외곽에 위치해 손상되지 않은 원형을 보존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샀다.조 교수는“역사유적의 가치를 평하는데 있어서 원형의 보존은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백제의 역사성과 실재성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곳은 익산”이라고강조했다.이신효 왕궁리유적전시관 학예연구사는“익산의 진정한 가치는 미륵사지, 왕궁리, 용화산성 등을 별개로 볼 것이 아니라 하나의 왕도로 통합적으로 인식할때 드러난다”고 말했다. 익산에 잠재된 가치에 비해 부족한 문헌연구에 대해서는 참석자 모두 아쉬움을 나타냈다. 최 위원장은“백제사에서 익산은 지방사가 아니라 중앙사로 보아야 한다. 삼국사기 중심으로 연구가 이뤄지다보니 누락된 것에 대해 가치를 낮춰보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현장의 고고학적 성과에 비해 문헌적뒷받침이 미흡하다”며“문헌 자체에만매몰되지 않는 자유로운 연구 풍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김승대 전북도청 문화재전문위원 역시“도내의 사학연구자들이 더욱 많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특히 미륵사는개인적으로도 관심이 많다. 지리적 측면이나 경제적 측면에서 보다 심도 깊은 연구가 필요한 주제”고 말했다. 익산이 아니라 전북의 과제가 돼야 충남을 비롯한 부여·공주와의 연계와 전북과 익산의 자체적인 전략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사회를 맡았던 곽장근 군산대 교수는“추진단 법인 설립 허가 기사가 오늘 나왔는데 인터넷으로 살펴보니 대부분 충남지역 언론들의 보도였다.이게 전북과 충남의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조법종 교수는 충청권을 중심으로 추진됐던 백제문화권 개발사업의 경험을들어 우려를 나타냈다. 조 교수는“당시DJP연합 등 복잡한 정치구도에서 백제문화권 개발 사업이 정권적 차원에서 진행됐다. 그때 익산은‘면피용’의 느낌을받았다”며“이후 매우 신중한 연합전략을 구상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신효 학예연구사는“백제문화권 사업 당시 실무를 맡았다. 당시 익산군이초창기에는 비중이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지만 98년 사업을 연장할 때는 예산비중이 24%까지 올라가 실질적으로 들러리만 선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문제는 당시 도지사 직속 정책실에서 직접 보고하고 지시했던 구조였던 충남도와는 달리, 전북도는 한발 떨어진 입장에 서있었다는 것. 최완규 위원장은“결국 지자체장의 정책의지가 사업추진에 중요한것은 사실이다. 당시에는 시와 도가 엇박자가 났다”고 덧붙였다. 최 위원장은“이번에는 시와 도, 특히 도에서 강력하게 나서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익산이 인지도에서 공주·부여에 뒤처지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문제는익산을 제외한 나머지 전북도민들도 세계유산 등재를 남의 일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도 차원에서 중심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충남과는 대비되는 상황.이신효 학예사는“익산시민 1%, 도민들의 1%만 관심을 갖더라도 단시간에 세계유산 등재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조법종 교수는“지역 이슈를 넘어 전국 이슈로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그 방법 중 하나로 타 지역의 오피니언 리더들을 초빙한 문화유적답사나 각 지역 교육청과 연계한 학생현장학습 유치 등을 제안했다.추진단 설립 이후 과제에 대한 논의도이어졌다. 김승대 전문위원은“사업의주도권이 추진단으로 넘어왔지만 문화재청에 대한 푸싱을 같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문화재청에서 세계문화유산등재를 추진하는 우선추진대상이 백제역사유적지구와 남한산성, 서남해안 갯벌세 가지. 여기에 더해 최근 국가브랜드위원회에서 국가의 동력이 될 수 있는 브랜드로 서원과 사찰을 선정해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같은 우선 추진대상일지라도 정책의지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 김 전문위원의 우려다.조법종 교수는“이런 부분은 지역 정치권이 아니라 중앙 정치권에서 나설 문제”라며“전북권에서 당선된 국회의원중 문방위로 상임위를 정하는 국회의원이 이 역할을 잘 해내야 한다”고 말했다.이신효 학예사는“추진단의 역할은 결국 등재신청서 작성에 중점이 맞춰질것”이라며“그 외에 유적을 정비한다거나, 완충지를 설정한다거나, 시민교육활동을 하는 것은 결국 시나 도, 민간에서 역할 분담을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최완규 위원장은“세계유산 등재를 민간차원에서 시작했다는 것은 익산의 큰 강점”이라며“행정 중심이 아니라 시민들의 참여공간과 외연을 넓혀갈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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