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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 | 연재 [수요포럼]
이야기가 넘치는 전북. IT와 소통할 콘텐츠가 필요하다
편집팀(2013-01-04 15:04:25)

스마트폰 이용자가 3천만명을 넘어서며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하는 앱 산업 역시 크게 성장하고 있다. 과거 PC기반 게임업체를 중점적으로 육성했던 우리지역 역시 앱 산업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수도권과 일부 공업지역에 밀집된 생산업들과 달리 인력과 자본만 갖춰지면 어느 지역에서나 큰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역에서 앱 개발자로 산다는 것은 녹록한 일은 아니다. 119회 수요포럼에서는 전북지역 앱 개발의 현장에서 뛰고 있는 개발자들과 함께 우리지역 앱 산업의 현실과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세영 | 바쁘신 중에도 이렇게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이 자리가 게임·앱을 개발하고 계신 여러분들의 고민을 공유하고 전북의 게임산업에 대한 발전적인 논의의 장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먼저 간단한 회사소개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일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시죠.

김 훈 | 2009년부터 모바일게임을 전문으로 개발하고 있는 작은 회사입니다. 장르는 가리지 않고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것들은 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포커게임을 T스토어에서 오픈베타테스트하고 있고요. 지난주 오픈해서 현재 유저들 반응을 취합하고 있는 습니다.

진명수 | 나인이즈는 2010년 개인회사로 설립되었다가 법인으로 등록을 했고요. 현재는 돈되는 것들을 쫓아는 가나 돈은 못 버는 회사인 것 같습니다. 저희는 문화관광 어플리케이션 위주의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용역을 받아서 개발을 해왔는데 자체 서비스에 대한 갈망이 컸습니다. 최근에 소셜 데이트 ‘유럽’이라는 서비스도 런칭하고 게임도 1년간 준비해서 거의 다 나와 있는 상태입니다.

이세영 | ‘유럽’에 대한 사용자들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진명수 | 반응은 좋았다고 봅니다. 문제는 다른데서 터졌어요. 저희는 만드는 사람이잖아요. 그런데 처음으로 직접 서비스를 해 보니 정말 많은 문제들이 있더라고요. 모르는 문제들이 막 터져 나왔어요. 뒷수습 하느라 몇 달을 허비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서비스 회사로 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김종욱 | 저희는 만들어진지 1년 좀 넘었고, 그 전에 서울에서 퍼블리싱, 개발하던 친구 몇 명이 모여서 만든 회사입니다. 초기에는 PC 게임을 개발했는데 요즘은 PC게임이 가내수공업 형태로는 안되잖아요. 그래서 주로 모바일 쪽으로 접근해서 서울에서 외주를 받아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 멤버 중에 예매·결제 솔루션을 가진 분이 있어서 공연, 전시 등 문화와 생활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앱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 부분에 사업을 주력할 계획입니다.

한동숭 | 엠플러스에서 만든 게 문화쪽과 연관이 깊은 것이 있습니다. ‘모여樂’이라는 앱에 대해서 소개해주세요..

김종욱 | 전라북도에서 행해지는 공연전시를 한 군데에 다 모아서 예매 할 수 있도록 하는 어플리케이션이고 홈페이지와 같이 연동이 됩니다. 전북의 공연전시 시설의 사진을 다 찍었습니다. 생생한 정보를 줄 수 있도록이요. 또 지역별로 동호회나 아마추어들이 공연전시장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검색기능을 탑재했습니다.

김마루 | 저는 처음에는 1인기업으로 전주시민을 위한 무료 앱인 전주버스 앱을 2010년 10월 정도에 만들었고요, 문화 콘텐츠 개발지원사업을 통해 전라북도 수학여행 앱을 개발했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가지 스마트폰 앱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세영 | 개별 업체들의 이야기 잘들었습니다. 다양한 앱개발을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한동숭 센터장님, 스마트공간 문화기술공동연구센터가 어떤 곳이지 설명을 해주시죠.

한동숭 | 스마트공간 문화기술공동센터는 2010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거점별 문화기술 R&D센터를 지원하는 사업을 계기로 만들어졌는데요, 호남 지역에 어떤 문화기술을 과학적으로 만들까 고민하면서 선택하게 된 것이 스마트폰을 이용한 콘텐츠 개발이었습니다. 스마트공간 문화기술공동센터는 스마트폰 구현을 주제로 연구개발, 인력양성, 산업화지원, 네트워크구축이라는 세부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세영 | 센터장님께서는 전라북도 앱개발 현황을 전체적으로 바라보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전북의 앱개발 환경은 어떻다고 보시는지요.

한동숭 | 전라북도에서도 1인창조기업에서부터 앱을 개발하겠다고 하는 회사들이 상당히 많이 생겼습니다. 그동안 전주에서 여러 가지 모바일 게임을 지원하면서 사업기회를 넓혀가다가 주춤했던 단계이고 계속 기반이 없어지는 상황이었습니다. 전국적으로 비슷한 상황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2010년도에 센터를 만들면서 게임업체들을 모아서 그분들에게 계속 권유를 했습니다. 그리고 빨리 스마트폰 게임으로 전환하자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소셜네트워크게임(SNG)이 별로 유행하지 않던 상황이었는데 국내에서도 만들어보자고 제안했습니다. 지역에 있는 업체가 SNG를 내놓는 경우가 없었는데, 전주에 있는 업체에서 세 개정도 내놓을 예정입니다. 서울과 전주의 차이가 6~7개월 밖에 없는 것이죠. 이런 식으로 스마트 환경은 조금만 노력하면 쉽게 따라 갈 수 있는 구조가 되면서 지역과 서울의 구별없이 전 세계를 무대로 영업을 하고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세영 | 전북에서 앱을 개발하는 회사들이 많이 늘었다는 말씀하셨는데 남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가요?

한동숭 | 전국적으로도 전북처럼 이정도 큰 규모의 사업체를 갖고 있는 지역이 없습니다. 나인이즈도 관의 지원없이 한옥마을을 가지고 증강현실을 만들었거든요. 그것이 입소문이 나면서 경기도에서 나인이즈를 불러서 경기도의 관광 앱을 만드는 사업을 수주하기도 했고요. 전북에 있는 업체가 수도권에 있는 경쟁업체를 이기고 경기도의 관광앱을 만들었다는 것은 우리만의 관점으로 변화하는 환경에 빠르게 대응하면 훨씬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것이죠. 어쨌든 스마트 미디어 기반의 개발 사업은 누구든지 쉽게 따라갈 수 있고 노력만 하면 가능하죠. 지역에 있다 보니까 트렌드를 읽기가 쉽지 않은데 이런 트렌드를 잘 읽어 낸다면 지역과 관계없이 모든 일을 쉽게 풀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특히 전북도와 전주시는 스마트 콘텐츠 사업부분을 역점 사업으로 생각하고 있어서 지원과 더불어 분위기가 상당히 좋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세영 | 전북의 앱개발 상황이 서울에 비해 전혀 뒤처지지 않았다는 말씀이신 것 같은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이 갖는 한계점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서울에서 내려오신 분도 있으시지만, 왜 굳이 지역에서 시작을 하신건가요?

김 훈| 지금은 지역적인 차이가 그렇게 없다고 보거든요. 예전에는 이통사들의 눈치를 봐야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지금은 개발자들이 마켓을 고르는 시대가 왔어요. 인력만 잘 충당되고 전문적인 퍼블리셔만 고를 수 있다면 서울과 지역의 차이를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봅니다.

이세영 | 인력 이야기를 했는데 지역에서 인력이 부족한가요?

김종욱 | 많이 부족하지요.

이세영 | 어떤 부분에서 그런 것을 절감하나요?

김종욱 | 개발자를 구하기가 정말 힘들어요. 프로그래머나 그래픽디자이너도 그렇고요. 재미있는 것은 젊은 친구들이 서울에 막연한 동경이 있어요. 자기는 무조건 서울에 취직해야 된대요. 서울에서 취직하면 적자 보거든요. 왜 그렇게 노가다를 하면서 살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서울 가는 게 목적은 아닌데 거기 가는 게 목적인냥 하거든요. 진흥원에 게임 관련 교육 기관이 있어요. 거기서도 몇 명은 죽어도 서울에 취직을 해야 되겠다 이런 이야기를 한다고 해요. 취직할 자리가 없으니까 서울에 가는 것이고 그러다 보니까 여기는 인력이 없어요. 이것은 해결책이 딱히 있는 것은 아니지요. 괜찮은 업체들이 많이 생기면 학생들도 안 올라가는데 역으로 괜찮은 인력들이 있으면 회사가 내려올 수도 있어요. 지방에서 일하면 여러모로 좋아요.

한동숭 | 지역에 내려와서 성공한 경우가 ‘다음’이거든요. 다음이 연고를 제주도로 옮겼어요. 그 사람들 만족도가 높고 개발도 잘 된다고 해요. 지역 내에서 여건만 된다면 내려오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개발자 입장에서는 인건비가 덜 들고, 주택부터 시작해서 비용이 떨어지기 때문에 똑같은 월급을 받더라도 풍족하게 살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거죠.

김 훈 | 이렇게 이야기하면 좀 우울한데, 제가 올 해 대학교 졸업생과 몇 달 간 같이 작업을 했어요. 서울에 대한 동경은 물론 있고요. 그 친구가 이야기하길 자기 친구들이 다 서울에 가기 때문에 자기가 지방에 있으면 창피하대요. 그래서 자기도 어쩔 수 없이 가야된다고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거예요. 지방에 있으면 왠지 내가 뒤쳐지는 것 같고, 친구는 서울에서 멋진 프로젝트하고 있는데 자기는 여기서 이상한 거 개발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는 거예요.

김마루 | 초창기에 세 명으로 시작을 했는데 다른 사람들이 서울로 가고 싶어했습니다. 대기업에 가면 커리어가 커지고 큰 걸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서울로 가려고 하는 것 같아요. 실제 서울에 가서 1년 정도 하고 있는 선배가 있는데 어떠냐고 물어보니까 전주 내려가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김 훈 | 사실 서울 쪽이 환경은 좋죠. 일자리도 많고, 근무여건도 더 좋은 것 같아요. 서울에서는 3년만 해도 자기 몸값이 많이 오르거든요. 이렇게 경력이 쌓이고 좋은 자리로 옮겨갈 수 있는 메리트는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경력을 쌓는다면 이왕이면 지방업체보다는 알아주는 서울의 큰 기업에서 경력 쌓기를 원한다는 거죠.

한동숭 | 서울에서 일을 많이 한 게 스펙은 아니거든요. 어떤 프로젝트에 참여했느냐가 중요하잖아요? 내가 참여한 앱이 인기 있고 잘 팔렸다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특히 개발자들 같은 경우는 내가 어떤 프로젝트에 들어가서 어떤 역할을 했냐는 것이 큰 대기업에 갈 수 있는 하나의 길이 되는 것 같아요. 대기업에 가서 세분화 된 일을 하는 것도 좋겠지만 작은 업체에서 모든 일을 해보는 것도 자기 능력을 쌓는 데는 더 좋을 수도 있어요.

이세영 | 서울과 지역의 차이는 분명이 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이걸 바꿀 수 있는 방법은 딱히 없어 보입니다. 그래도 근무환경을 서울처럼 좋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없는건가요?

김종욱 | 지방이 근무환경은 더 안 좋을 수도 있는데 삶의 질은 더 높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지방에서 일하건 서울에서 일하건 개인의 선택인 것 같아요. 그걸 억지로 유도하지는 못하지요. 사람들이 그런 것으로 움직이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한동숭 | 여기서는 어느 정도 일할 수 있는 기반은 닦였다고 봐야지요.

이세영 | 예전에 비해 근무환경이 좋아졌다고 보는 게 타당한가요?

한동숭 | 월급차이도 별로 없지 않나요?

진명수 | 서울에 비해 보수는 낮습니다. 2년, 4년, 6년… 바뀌는 주기에 맞춰서 자기 몸값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 있거든요. 그 몸값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큰마음 먹지 않고서는 잘 안 내려와져요. 저희 회사 같은 경우는 신생기업이라 저희를 서포트해 줄 사람, 그러니까 중간층이 없어요. 신입 데려다 놓고 가르쳐야 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한동숭 | 저도 한 2년 정도 업체들의 고민 들어보면 인력 부분이 참 안되더라고요. 스마트 미디어 쪽의 조직은 흩어졌다 모이는 활발한 조직이 맞는 것 같아요. 전라남도나 광주 쪽은 협동조합 모델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어요. 업체 간의 협동조합 같은 것이지요. 제 생각으로는 전북에서도 업체 간의 연합회라든지 조합같은 탄탄한 조직을 만들어서 인력, 사업 수주, 서비스 문제를 폭넓게 논의하고 서로 공유할 수 있는 모임을 만드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것이 작은 업체들이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좋은 길이 될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세영 | 협동조합으로 인력문제를 풀자는 말씀이신데요. 인력말고 전북에서 앱개발을 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것은 없습니까?

김마루 | 1인 창조기업으로써 전주 같은 경우는 지원이 잘되는 것 같습니다. 전남이나 경상도지역은 넓은 공간에 파티션만 주고 일을 하는데 그것도 6개월까지만 빌려주거든요. 하지만 전주는 독립된 사무 공간을 제공하고 여러 가지 지원사업이 많습니다. 초창기 앱개발 사업 지원은 타 지역보다 조금 낫지 않나 생각합니다.

김종욱 | 그것을 역으로 말하면, 1인 창조기업을 하는 사람이 그만큼 없다라는 이야기가 됩니다. 사람이 많으면 예산을 그렇게 못 쓰죠. 그만큼 돈이 남는다는 겁니다.

한동숭 | 서울·경기에 있는 업체들보다는 경쟁이 덜하죠. 다들 고만고만하기 때문에 훨씬 좋은 환경은 됩니다.

김종욱 | 개발자로서 지방과 서울의 장단점은 없는 것 같고 대표님들이 지방에 있는 단점은 많죠. 일감도 없고, 일감을 다른데서 가져 와도 커뮤니케이션 하려면 오락가락 하는 경우도 많고 대표님들이 지방에 있으면 힘든 것이 많습니다.

진명수 | 지자체의 마인드가 바뀌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IT가 기술집약적 사업이지만 노동집약적인 사업이기도 하거든요. 일자리 지원도 중요하지만, IT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세영 | 제가 보기에는 앱개발도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한 사업인데 아이디어라고 하는 무형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한동숭 | 소프트웨어 산업 자체가 그렇게 돼 있거든요. 프로젝트 단가를 매기는 것을 시간으로 합니다. 이 사람은 몇 급 기술자, 몇 시간 하니까 얼마… 이렇게 단가가 나오는 거죠. 기획이라는 창조력을 위해 노력하는데 이 부분을 생각해주지 않아요. 기획안을 보고 심사를 해서 그만큼 비용을 더 지불하기도 하고 해야 하는데 아직 그런 환경이 안 돼 있는 거예요.

이세영 | 다른 문제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은 지역 콘텐츠 개발을 하고 있잖아요. 지역성을 살린 콘텐츠 개발에 필요한 것들은 어떤 게 있을까요? 어떤 전제조건이 있어야 우리가 지역성을 가진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을까요?

김종욱 | 엄밀히 따지면 저희가 하는 건 콘텐츠를 개발하는 게 아니라 지역적 콘텐츠를 활용하는 방안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저희가 지역에 팔릴만한 콘텐츠를 찾거나 콘텐츠를 팔고 싶은 사람이 저희한테 오거나 하는 것이고, 팔 수 있는 통로를 만드는 것이 저희가 하는 일이죠.

한동숭 | 전북에서 문화하시는 분들과 IT를 하시는 분들이 결합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으로서는 그런 환경 조성이 안 돼 있는 것 같아요. 한옥마을의 관광을 위한 앱을 만들지만 실질적으로 거기 쓸 수 있는 콘텐츠가 없어요. 자체적으로 스토리를 다 만듭니다. 이런 것들이 실제 문제지요. 자생적으로 만들어지는 많은 콘텐츠들이 존재하고 그걸 활용할 수 있게 하고 만나서 같이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은 소통의 분위기가 안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김 훈 | 지역 콘텐츠는 한계가 있는 것 같아요.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는 거죠. 전주시나 전북에서 무슨 앱이 필요하다 하면 지원사업을 통해 만드는 거고, 버스앱을 만드는 것도 필요에 의해 만드는 것이고요. 어떤 사업자가 ‘전북방문의해’ 앱을 만들어서 돈을 한번 벌어볼까 하는 것은 안 맞는다는 거죠.

김종욱 | 콘텐츠라는 것이 문화뿐만 아니라 1~3차 산업에서 모두 이것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습니다. 단지 우리가 그것을 못 찾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부분을 이어줄 수 있는 부분이 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얼마 전에도 수문을 제어하는 앱을 만들고 싶어하는 건설회사가 있었단 말이죠. 저희가 할 수 없는 부분이었지만 이런 경우처럼 다양한 분야와 결합될 수 있는 부분은 있다고 봅니다.

이세영 | 전북에서 문화콘텐츠 개발 지원사업, 게임 및 콘텐츠 개발 지원사업, 창업아이디어 지원사업 등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는데요. 여기는 문제가 없나요?

김종욱 | 지원사업은 ‘되든 안되든 한 번 해봐’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지원사업을 통해 앱을 한 번 개발하면 끝이 아니라 업체가 앞으로 먹고 살 수 있는 기초가 될 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데 그러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업체들은 지원사업에 지원하고 또 다음 사업만 기다리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김마루 | 지역 콘텐츠를 가지고 만들겠다 하면 지자체에서 그런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지원을 해줘야 되는데 그런 부분에서도 신경을 안 쓰는 것 같아요. ‘전주버스’를 개발했을 때 15만명이 다운받아서 사용할 줄은 몰랐거든요. 그런데 전주시에서 어떤 지원도 없었어요. 자체적으로 업데이트하는 거예요. 전에는 버스파업했잖아요. 회사로 항의 이메일이 와요, 왜 안되냐고. 사용자의 반은 전주시에서 만든 줄 알았거든요. 그냥 무료로 만들어진 앱인데도 저희가 책임을 져야하는 상황이 되는 건데 전주시는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김 훈 | 전주시청에서 이런 앱이 있다는 것을 알긴 하나요?

김마루 | 알고는 있죠. 파업 같은 경우는 뉴스라든지 소식이 전해지니까 아는 사람들이 그런가 보다 하는데, 이번에는 전주시 노선이 바뀌었거든요. 그런데 저희에게 어떠한 정보도 없이 바꾸니, 연동이 안되는 거죠. 욕은 저희가 먹어요. 앱을 통해서 돈을 번 것도 아니고.

진명수 | 저희도 한옥마을 어플을 만들었는데 상황이 비슷한 것 같아요. 업데이트를 무료로 계속할 여력이 저희에게는 없거든요. 그런데도 계속 업데이트를 요구하는 사람들 때문에 힘든거죠.

이세영 | 제가 보기에는 전주시가 이것을 몰라서 그러는 것 같습니다. 구조적인 부분에 있어서 개인이 만들었기 때문에 전주시가 무엇을 해 줘야 할 의무는 없잖아요. 오히려 공공기관에서 앱을 구입한다거나 유지보수비용을 지불하는 게 필요한 것 아닌가요?

김마루 | 버스 앱이 되게 빨리 나왔거든요. 전주시 입장에서는 가만히 있는데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으니 관여할 이유가 없는 것이겠죠.

김종욱 | 그냥 자기 포트폴리오를 위해 만드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지요.

김 훈 | 이 부분은 대표님이 어필을 잘 하셔야 될 문제인 것 같아요.

한동숭 | 현재 전주시는 여러 가지 API(Application Program Interface) 작업을 해서 공개하고 있거든요. 이전보다는 개발 환경들이 좋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앞으로도 더 나은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이긴 해요. 경기도도 똑같았거든요. 고등학생이 만들어서 서비스를 했는데 경기도가 공적인 것을 사적으로 이용한다 해서 끊어버렸잖아요. 그런데 민원이 들어오니까 풀어줬거든요. 이런 앱들은 시민들과 함께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민들이 관의 자세를 강제하는 방법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이세영 | 오픈 API에 대한 우리 지역의 인식은 어떤가요? 지자체 수준이 어느 정도 입니까?

진명수 | 미흡한 수준이에요.

한동숭 | 현재는 전주시만 하고 있고 도는 아직 하고 있지 않아요.

진명수 | 전주시는 지난해부터 했는데 아직 양이 많지는 않아요. 문제는 각 시군이 통합이 안 된다는 거예요. 각 시군마다 원하는 것들이 다 있고, 담당자가 다르다보니 통합적인 관리가 안 되는 거죠. 오픈 API라 하면 큰 함에 정보를 담아 놓고 어떤 사업자든 쓸 수 있도록 해줘야 되는데 지금은 그런 것이 안 됩니다. 그러다 보니, 각 시군별로 앱이 나오고 통합적인 앱이 나오지 않는 거죠. 경기도처럼 경기관광공사가 통합발주해서 경기투어 앱을 만드는 것처럼 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김 훈 | 관광 앱을 말씀하시잖아요. 실제로 수요가 있나요? 여행자들이 한옥마을 앱을 다운 받아서 활용하는 사례들이 많이 있는지 궁금하네요.

진명수 | 저희가 최근에 관심을 가지고 만든 앱이 ‘전라북도이야기’라는 건데요. 이게 기존의 것과 다른 게 뭐냐면 워킹투어에 의한 스토리텔링 앱이라는 것입니다. 볼거리에 대한 정보를 자세하게 알려주는 앱은 수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김 훈 | 여행 가는 사람이 즉흥적으로 여행을 가는 경우는 적지 않나요? 여행을 가기 전에 필요한 정보를 다 찾고 계획을 짜서 여행을 가는데, 굳이 그 지역의 여행정보 앱을 받는 경우가 많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한동숭 | 수학여행 앱같은 경우 선생님이 수학여행을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앱을 쓸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김종욱 | 앱 하나로 다 할 수 있게 해주면 되는 거예요.

김 훈 | 인터넷 검색보다 메리트가 있는지 궁금해요.

김마루 | 20~30대 사이에서는 여행을 가게 되면 그 지역 앱들을 찾아요. 그 앱을 받게 되면 그 지역에 대해 상세한 정보도 있지만 쿠폰이라든지 여러 가지 서비스가 제공이 되기 때문에 필요한 거죠.

김종욱 | 근데 제가 만든 앱을 다운로드 받아보세요. 내가 이걸 받고 뭘 할까 움직여보세요. 그럼 답이 나올 겁니다. 내가 지금 어디 서 있는지, 갈만한 데가 어딘지, 그것에 대한 정보가 어떻게 나오는지 보게 되면 수요가 생기게 되요.

이세영 | 자연스럽게 수요에 대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지역의 콘텐츠를 가지고 수요를 늘릴 수 있는 방법,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한동숭 | 다음 같은 경우는 포탈서비스는 하지만 특별한 서비스는 안 되거든요. 지역은 지역에 맞는 특별한 서비스, 예를 들면 쿠폰 서비스를 하면서 지역에 있는 업체들과 연계를 맺는다든지 해서 독자적인 영역을 확보하고 사용자 수를 늘린다면 그 앱은 성공합니다. 여행의 기획부터 풀 서비스를 해주는 앱들이 상당히 많이 존재해요. 제가 꿈꾸는 것 중 하나는 호남권 전체를 여행의 기획에서부터 후기까지를 공통된 시스템 내에서 보게 하는 것입니다. 오픈 API를 도라든지 관공서에서 다 긁어 올 수가 있거든요. 하지만 이 경우는 특별할 수는 없어요.

김종욱 | 센터장님이 말씀하시는 대로라면 그림이 정말 크게 그려져야 돼요. 쇼핑도 있어야 되고 문화관광도 있어야 되고 심지어는 조그만 음식점도 다 들어가 있어야 하는 진짜 큰 그림인데, 앱도 전국구 앱이 있고 지역구 앱이 있다고 생각해요. 다음의 주변 검색을 넘어서는 지역구 앱은 동네 사람들만 아는데 알려줘야 제 기능을 하는 것이라고 보는 거지요.

진명수 | 문화쪽 이야기를 하는데 사실은 이종산업과 연계가 더 중요할 수 있다고 봐요. 협동조합을 만들어야 한다면 거기서 이뤄져야 할 것 같아요.

김종욱 | 저희는 소프트웨어는 만드는데 하드웨어는 만들지 못하잖아요. 그런 업체도 같이 붙어야 되는 것 같아요.

김마루 | 1인 창조기업의 경우 분야가 되게 다양해요. 저희 같은 경우는 다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협의회를 통해서 그런 분들을 찾습니다. 수학여행 앱을 만들 때도 동영상, 디자인, 만화가와 협업을 할 수 있다는 게 1인 창조기업의 장점인 것 같아요. 이와 비슷하게 지역에서도 네트워킹할 수 있는 요소가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이세영 | 협업체제를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동종에서 해야 된다고 보거든요. 동종에서 협업체계가 이뤄지지 않았는데 이종산업간에 네트워킹을 한다는 것은 더욱 어려울 것 같은데요.

진명수 | 저는 그 의견에 반대하는데요. 김마루 대표의 경우는 1인 창조기업이기 때문에 협업이 가능하다고 봐요. 서로 경쟁하는 업체끼리 뭉치지 못하잖아요. 우리도 이걸 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합니다. 우리는 우리를 1.5세대라고 보는데 우리가 다 망하고 새 판이 짜지면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힘든 것 같아요.

한동숭 | 어려울수록 함께하는 것이 필요한 거죠. 그래서 더욱 협동조합 같은 형태의 협업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협동조합은 일단 가입을 하면 똑같은 권리가 있기 때문에 약한 사람들이 모여서 큰 힘을 갖게 되면 모일 수밖에 없다고 봐요.

김 훈 | 개발이 소규모로 이루어지다보니 협업이 힘든 경우도 있어요. 한팀이 셋팅이 되면 아쉬울 게 없어요. 도움 받을 일이 점점 없어지지 않나 생각해요.

진명수 | 센터장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개발 환경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많은 사람이 필요하지 않고 네 명 정도와 함께 만들면 됩니다. 그러다보니까 스마트 앱시장에서는 이게 힘든 거예요.

김종욱 | 전주 같은 경우는, 만드는 사람들은 있어요. 그런데 파는 사람이 없어요. 협동조합이 이런 부분에서는 필요한 것 같아요. 1인 창조기업은 앱을 만들어서 어떻게 팔지요?

김마루 | 거기에 대해서는 뭐가 없죠. 수주를 받아서 앱을 만들기는 하지만 자체적으로 수익을 내는 것은 없습니다.

이세영 | 개발자들은 파는 문제는 떼어내고 개발만 하는데 주력하면 좋을 것 같은데요. 퍼플리셔를 자체적으로 만들어서 하나의 창구를 만들면 좋지 않을까요?

김종욱 | 스토어에 올려놓고 기다리는 게 다 잖아요. 조합으로 묶어서 판매 등을 위한 통로를 만드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그런 것을 만들어 놓으면, 아까 이야기 나왔던 1~3차 산업에서 필요한 앱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조합원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한동숭 | 협동조합이 만들어지면 조합비가 생기기 때문에 전문CEO를 영입할 수도 있잖아요. 그러면 기업의 품격이 올라가고 대외적인 이미지도 좋아지는 거겠죠.

이세영 | 게임 쪽에서는 어때요?

김 훈 | 게임은 상관없을 것 같아요. 대부분 서울 업체에 의뢰를 하고 지방에 있다고 해서 문제는 안 되니까요. 예전에는 앱을 잘 만들면 잘 팔렸어요. 요즘은 게임을 잘 만드는 것도 문제지만 마케팅을 잘해야 하거든요. 그런데 될지 안 될지 모를 지방의 퍼블리셔에게 맡길 수는 없는거죠.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업체가 전라북도를 살리기 위해서 내려온다면 환영하겠지만 그런 경우는 없을 거잖아요.

진명수 | 디지털 디바이스 자체가 어떻게 발전할지를 몰라요. 지역에 있는 중소업체들이 특별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승부하지 않는 이상은 경쟁하기 쉽지 않아요.

김종욱 | 아이디어가 정말 좋은 게 있으면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김 훈 |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때는 어떤 플랫폼이던 새로 나오는 순간뿐이거든요. 결국 돈이 들어가지 않으면 안되요.

김종욱 | 요즘에는 게임을 가지고 서울로 올라가면 만들어진 것을 보고 이야기하자고 하잖아요. 하지만 정말 괜찮은 것은 선지급을 하기도 하지요.

김 훈 | 그런 경우는 정말 흔치 않지요. 그런 사람은 스타급 개발자였거나 하는 경우죠.

진명수 | 큰 퍼블리셔 찾는 이유는 판로의 문제도 있지만 미니멈 개런티를 받고 싶은 것도 있죠. 카카오톡에 넣고 싶죠, 그런데 개런티를 못받아요. 이 게임 나왔다고 내가 사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죠. 그렇다면 미니멈 개런티를 받는 게 나을 수도 있죠. 산업 자체가 크지 못하기 때문에 전문인력이 없죠. 협동조합이 된다면 변리사 등의 전문인력 채용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세영 | 어떤 형태든 업체들이 함께 모여 머리를 맞댈 필요성은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경쟁구조를 가지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모이는 것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덧붙일 말씀 있으시면 해주시죠.

진명수 | 스마트폰 시장이 중요해지는 것 같습니다. 이들이 어떻게 커 가는지 관심 가져 주고 에로사항이 있으면 들어줄 센터에 힘이 실려야한다고 봅니다. 현재 상황은 다들 혼자 가려고 하는 것 같아요. 협동조합이 좋긴 하지만 누군가는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하는데 아직 그런 역할을 하는 사람이 없는 게 아쉬워요.

김 훈 | 항상 생각하는 게 전주에 있는 업체들이 스스로가 잘 돼서 ‘아이템매니아’같은 회사로 다 같이 성장해준다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전문 인력들도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고, 자체적으로 수급이 잘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종욱 | 오늘 이렇게 푸념을 할 수 있는 자리가 만들어져서 정말 좋았고요. 센터장님께서 멍석 잘 깔아주시면 열심히 뛰어 놀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재밌게 뛰어 놀다 보면 결과가 생길 거라 보고요. 지방으로 내려온 것은 재미있게 일하고 싶어서 였습니다. 마음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세영 | 김마루 대표님은 1인창조기업 입장에서 정리를 해주시죠.

김마루 | 제가 제일 작잖아요. 그렇다보니 어려움도 많은데 대표님들의 많은 고민을 들었던 자리였습니다. 앞으로도 어려운 부분들을 이번 자리처럼 같이 이야기하면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다면 지금은 1인 창조기업이지만 중형급 기업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동숭 | 시대적으로 변화가 있었고 기업도 쉽게 할 수 있는 분위기는 조성된 것 같습니다. 저도 센터 만들면서 여러 가지 기술적인 부분이나 인력 부분, 네트워크에 대한 지원을 많이 하려고 하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누구한테 기대지 말고 같이 뭔가 협의하고 토론해서 스스로 타개를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기업하는 분들이 모여 해결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합니다. 개별회사의 요구가 아니라 조합과 같은 형태로 만들어져서 전북 산업계의 요구가 되면 많은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세영 | 오늘 이 자리가 푸념의 자리가 됐다고 하는데 그 자리만 됐어도 의미가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전북은 문화콘텐츠가 풍부한 곳입니다. 전북의 자연, 역사, 환경이 어우러지면 더 좋은 앱이나 게임 개발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기업 내에서도 오늘 이야기가 나왔던 협동조합이나 공동의 퍼블리셔같은 시스템이 갖춰질 수 있다면 더 나은 환경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긴 시간 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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