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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3 | 연재 [사회적기업탐방]
“모두 잘 살 수 있도록 고민할 겁니다”
5 헌옷 수출하는 (유)공동체나눔환경
임주아 기자(2013-02-28 11:43:43)

2006년 전주지역자활센터 재활용사업단에서 헌 신발을 선별한 것이 헌옷과의 첫 인연이었다는 정성용 대표. 그곳에서 팀장으로 일하면서 자연스레 재활용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절친한 지인이었던 장영주 공동대표와 함께 헌옷재활용사업에 발을 들였고, 그때부터 5년간 함께 기업을 이끌어오고 있다. 전주 덕진구 전미동에 위치해 있는 <공동체나눔환경>은 헌옷을 선별해 수출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전국수거업체에서 구입한 헌옷을 종별로 나누어 선별한뒤 싱가폴, 아프리카, 카자흐스탄 등 10여개국으로 수출한다. 셔츠는 셔츠끼리, 바지는 바지끼리, 남녀노소춘하추동으로 150가지로 구분하는 일을 이 기업이 한다.한달 물량은 무려 250톤. 그중 쓰레기를 걷어내고 헌옷가게로 보낼 옷을 제외한 200톤을 해외로 판매한다. 한달에 한번 동산역으로 9개의 컨테이너를 보내고, 이 컨테이너를 광양항구에서 받은 바이어가 한국 헌옷을 전세계로 뿌린다. 현재 22명의 직원과 함께하고 있는 <공동체나눔환경>은 작년 한해 연매출 8억을 했다. 하지만 그리 좋은 성적은 아니라고 한다.

전국적으로 뜨거운 감자였던 단독주택 헌옷수거함. 거리마다 망가진 수거함이 많고 수거함엔 쓰레기만 차 있어 “수거함을 수거하라”는 민원이 거셌다. 전주시는 이 문제로 늘 골머리를 앓았고 수거업체들도 울상이었다. 시에서 민간위탁을 받은 공동체나눔환경도 여러모로 타격이었다. 헌옷 물량이 일정하지 않아 운영이 힘들 뿐더러 헌옷 값이 두 세배로 뛰어 수익구조가 도저히 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서로 머리를 맞댔다. “수거업체, 시청직원 분들과 장장 3년을 고민했어요. 이야기 끝에 우리기업과 우리 협력업체 한곳이 각각 완산구와 덕진구로 나눠 맡기로 하고 기존에 헌옷을 수거하는 분들의 영역은 그대로 보호하기로 했지요. 수거업체도 기업도, 공무원도 시민도 모두 상생하는 전국 최초 사례예요. 의회에 의결을 통해 이런 원만한 구조를 만든 것도 처음이고요. 전주시가 큰 모범을 만들었어요.” 기업의 자랑을 얘기해달라고 하자 이런 지난한 과정을 거치고 지금까지 버텨온 것 가장 큰 재산이라는 두 대표. 기업의 이름처럼 공동체의 ‘나눔’과 ‘환경’을 몸소 실천한 일의 기쁨일 것이다. “3월부터 헌옷물량이 안정되니 경영이 좀 나아지겠죠? 앞으로 계획은 많지만, 가장 가까운 계획은 우리 홈페이지에 온라인장터를 만드는 거예요. 이 아이디어는 학생들 교복에서 나왔어요. 교복을 고이 간직하는 학생들도 많지만 그냥 버리는 경우도 많잖아요. ‘교복 나누기운동’ 같은 걸 하면 선생님들이 번거롭고 귀찮고요. 매번 할수도 없는 일이기도 하고. 그래서 각자 알아서 사고팔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거예요. 그럼 다 편해지잖아요.” 공동체나눔환경은 사람들의 불편에 관심이 많은 기업이자 그 불편을 어떻게 도움으로 바꿀 수 있는지 누구보다 깊이 고민하는 사회적기업이다. 모두 잘 살 수 있도록 노력하는 일. 그것이 사회를 따뜻하게 만드는 첫걸음이다. 전세계 사람들이 우리 옷을 입는 일도 그와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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