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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4 | 연재 [읽고 싶은 책]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외
임주아 기자(2013-04-05 11:59:37)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오빠가 돌아왔다> 김영하 저/ 문학동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의 화제는 문학과 영화의 만남이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프로그램은김영하의 소설을 영화화하는 ‘숏!숏!숏!프로젝트’다. 다양한 문학스펙트럼을 가진 김영하 작가와 개성있는 독립영화 감독들이 만나 선보이는 특별한 조우. 이상우 감독은 <비상구>를, 이진우 감독은 피뢰침을 <번개와 춤을>로, 박진성/박진석 형제 감독은 마지막 손님을 로 각색해 관객과 만난다. 김영하의 소설을 영화로 보는 동시에 한국 독립영화의 내일을 껴안을 젊은 감독들의 개성을 느낄 수 있는 숏숏숏 프로젝트, 원작과 영화를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할 듯하다. <엘리베이터에 낀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에는 「비상구」와 「피뢰침」이, <오빠가 돌아왔다>에는 「마지막 손님」이 수록되어 있다.


< 김환기 :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이충렬 저/ 유리창

한국 화단의 3대 블루칩 수화 김환기 탄생 100주년을 맞아 ‘정본’ 김환기 전기가 나왔다. 부분적으로만 알려졌던 김환기의 삶은 물론이고, 그의 예술 원천이 어디에 있는지를 꼼꼼한 자료조사와 그를 알고 지낸 지인들의 인터뷰를 통해 소상하게 밝혔다. 니혼대학 미술부 재학 시절 아방가르드연구소와 후지타 쓰구하루 등의 영향으로 추상미술을 접한 김환기는 이 무렵 일본 화단의 양대 등용문 중 하나인 ‘이과회’에 2회 연속 입선해 화가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 귀국 후 고향 안좌도에 서울에서 활동하던 중 그의 예술의 절대적 동반자 김향안을 만났고, 김용준, 정지용 등의 영향으로 ‘조선미’에 심취, 그것을 예술 활동의 자양분으로 삼았다. 마흔 세 살의 나이에 안정적인 대학교수직을 박차고 파리로 가 유럽화단에 도전장을 내민 것은 그의 예술적 열망이 세계로 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후 홍대 교수로 복직했던 그는 쉰 살에 세계미술의 새로운 메카 뉴욕으로 가 그의 열정을 남김없이 쏟아붓는다. 1970년에는 한국미술대상을 수상하고, 미국화단에서도 인정받기 시작했으나 고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1974년에 사망한다.김환기는 ‘평범한 것의 위대함’을 조선의 백자 항아리에서 찾았고, 그것을 자신의 추상, 반추상미술에 접목했다. ‘민족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확고한 신념에 따른 것이다. 우리가김환기를 소중하게 기억해야 하는 이유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김환기 예술은 물론이고, 어렵게 느끼던 추상미술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추상, 반추상미술의 선구자로 수많은 명화를 탄생시킨 김환기의 삶과 예술을 충실히 복원한 그의 전기를 읽는다. 우리는 어디든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고 있다.


< 내가 쓴 것> 이지훈 저/ 이매진

한국 영화 황금기 한복판에서 다양한 영화와 감독을 새롭게 읽으려 노력한 영화평론가가 있었다. 상업영화와 작가영화에 골고루 애정을 쏟으면서 한번 꽂힌 영화는 적극 지지하고, 아니다 싶은 영화에는 가차 없이 비수를 꽂는 취향의 글쓰기를 장기로 삼았던 <필름2.0>의 편집장 이지훈이 그다. 2011년 6월 세상을 떠난 그는 두권의 책으로 남아 숨쉰다. 짧은 생을 마치고 세상을 떠난 그를 위해 선후배들이 세상에 남겨준 유고집. <내가 쓴 글>에는 평론, 에세이 등 다양한 글을, 2권 <해피엔딩>에는 그가 쓴 인터뷰 기사를 모았다.


< 비틀스의 작은 역사> 에르베 부르이 저/ 이주향 역/ 서해문집

1940년 비틀스 4인방의 탄생부터 그룹 결성, 전성기를 지나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압축적이면서도 익살스러운 글과 한눈에 띄는 개성 강한 그림체로 펼쳐냈다. 마치 카메라를 둘러메고 곁에서 비틀스의 행적을 좇는 것 같은 생생함과 빠른 속도로 전개되는 이야기를 읽다 보면 비틀스의 작품세계로 자연스럽게 빠져들 것이다. 또한 해적판 포함, 거의 모든 앨범에 대한 평가는 비틀스에 대한 완벽한 백과사전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주로 그해에 나온 앨범, 비틀스와 관련된 사건, 사고가 하나의 컷 안에 펼쳐지고, 이런 컷이 모여 한 페이지를 이루면 비틀스가 그해를 어떻게 수놓았는지 전설의 순간을 신문 기사처럼 한눈에 볼 수 있게 구성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비틀스와 더불어 시대를 풍미했던 영화와 책 등 문화 전반에 관한 이야기와, ‘닮아도 너무 닮은 곡들’같이 재치 넘치는 작은 특집을 구석구석 배치하여 읽는 재미를 더했다.


< 한국 전자출판을 말한다> 한기호 외 6명 저/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격주간 출판전문지 <기획회의>에서 3회에 걸쳐 진행한‘전자출판 프로젝트’를 정리한 책이다. 출판사, 전자책 회사, 유통사 전자책 담당자들이 모여 한국의 전자출판의 과거의 현재를 돌아보고 전자출판의 미래를 모색했다. 오늘날의 전자책 열풍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한국 전자출판은 어디까지 왔나, 미래의 전자책은 어떤 모습일까, 지속가능한 전자출판을 위한 기본 조건은 무엇인가, 전자출판의 비즈니스 모델은 있는가 등의 질문에 대해 각자의 자리에서 고민한 바와 비전을 담았다. 전자책의 미래는 장기적인 비전, 계획, 정책도 중요하지만, 현재의 올바른 정보와 이해를 바탕으로 해야만 보다 명확해진다. 이 책을 통해 한국 전자출판의 현재를 파악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수 있을 것이다.


< 불가능한 것의 가능성 - 슬라보예 지젝 인터뷰> 인디고연구소 저/ 궁리

라캉과 마르크스, 헤겔을 접목한 독보적인 철학으로 ‘동유럽의 기적’으로 불리는 현존하는 세계적인 석학 ‘슬라보예 지젝’. 이 책은 국내의 철학자 지젝의 인터뷰를 모은 인터뷰집이지만 단순히 그와의 만남을 기록한 책이 아니라 민주주의가 안착되었다고 믿었던 순간 곧바로 민주주의의 퇴행을 경험한 한국의 현실과, 신자유주의 속에서 신음하는 세계시민들의 고통이 함께 새겨져 있다. 지젝이 수많은 저서들을 통해 말해왔던 사유의 궤적과 정치적 지향점의 압축된 세계를 펼쳐볼 수 있으며, 충실한 주해(註解)를 통해 그의 사상사적 연대기를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강단 속에서 압살당한 이론과 철학이 아니라 이 세계의 육체를 절개함으로써 우리 삶의 실재를 드러내는 이론과 철학의 생생한 육성을 마주할 수 있다. 물론 지금 이 세계의 실체와, 더 나은 세계를 향한 실천적 가능성에 대한 지젝을 비롯한 여러 지성들의 답변은 그 자체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명쾌한 답이라기보단 차라리 또 다른 물음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실천적 가능성으로만 제시된, 그리하여 그것을 실현할 주체의 결단을 기다리는 그러한 물음. 이 책은 인디고 연구소의 청년들이 독자들에게 제기하는 또 하나의 물음이다. 이 세계에 함께 존재하고 있는 당신과 내가 우리에게 가능성으로 제시된 공동선을 향하여, 어떻게 함께 나아갈 것인가 하는 물음. 우리 모두가 그 대답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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