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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 | 연재 [129회 마당수요포럼]
뭉치고, 부딪치고 모색하라
청년기획자, 오늘의 우리를 말하다
정리 임주아 기자(2013-11-05 15:08:31)

생명체의 몸에선 끊임없이 새로운 세포가 오래된 세포를 대체한다. 사회도 하나의 생명체다. 새로운 세대가 등장하고 이전의 세대가 하던 역할을 물려받으며 세대교체를 통해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한 사회, 한 집단의 생명력은 젊은 세대들이 얼마나 활발히 움직이고 있느냐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문화저널은 창간 26주년 특집으로 전북지역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년기획자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이들의 경험과 고민을 통해 지역사회와 문화계의 오늘, 그리고 내일을 살펴보기 위해서다. 때로는 엉뚱하게 때로는 당돌하게, 쉽지 않은 현실의 벽에 도전하고 있는 청년기획자들의 고민을 들어봤다.


일시 2013년 10월 16일 수요일 저녁 7시
장소 한옥마을 카페 ‘공간 봄’ 세미나실
주최 사회적기업 마당
사회 박세상 ‘불가능공장’ 대표·한복데이 기획단장
토론 구   미 사회적기업 이음 청년사업팀장 / 전주남부시장청년몰 매니저
        김준우 공공미술활동가 / 비쥬얼컬쳐스튜디오 ‘캔즈’ 공동운영
        민슬기 사회적기업 마당 기획팀
        이거성 ‘TEDx전주’ 디렉터 / 대한민국대학생교육기부단 호남지부장
        임정민 한국공연문화예술연구소 사무국장
        장인석 완주군 비비정마을 운영실장
 
박세상_ 오늘 사회를 맡게 된 불가능공장의 박세상이다. 각각의 분야에서 활발하게 뛰고 있는 청년기획자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게 돼 반갑다.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어쩌면 오늘 주제의 핵심이고, 아마도 서로 가장 궁금할 질문을 먼저 단도직입적으로 던져보려 한다. 다들 어떻게 먹고 사는가?
장인석_ 비비정을 거점으로 두고 여러 가지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비비정마을의 사례를 성공사례로 봐주셔서 기회를 많이 준다. 마을사업도 이제는 시설보다 세부 프로그램이 많이 늘어나는 추세다. 마을과 지역, 그리고 시장에서 우리 같은 기획자들이 할 일이 늘어나고 있다.
김준우_ 시각 예술 쪽으로 주로 지자체와 일한다. 지원금 받는 다른 프로그램도 진행 중인데 약간의 한계를 느끼고 있다. 지원금에 의존하는 환경을 벗어나 자립하는 게 목표다. 이것저것 하다 보니 이제는 작가가 아닌 모든 일을 하는 ‘잡가’가가 된 것 같다.
임정민_ 우리가 기획하는 익산 댄스대회 기획과 홍보를 맡고 있다. 주로 프로그램 기획과 진행 전반과 영상 촬영을 맡아 한다. 또 행사 사진이나 상업 사진을 찍는 주변 친구들의 활동을 응원하면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민슬기_ 공연, 기행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내가 소속되어 있는 사회적기업 마당은 문화단체로 역사가 꽤 긴 편이라 그동안 지속해왔던 연속사업이 많다. 그것을 꾸준히 이어가면서 청년기획자로서의 색깔을 덧입히는 것이 내 몫이라 생각한다. 그중에는 지원금 받는 사업도 있고, 맨땅에서 시작하는 사업도 있다.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지원금을 받게 되면 기획과 사업 진행에 있어 자유롭지 못한 부분이 있고, 맨땅에서 시작할 때는 정말 피가 마르기도 한다. 자립의 문제에 대해 큰 고민을 안고 있다.


기획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기금사업

박세상_ 다들 비슷한 고민들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대부분 청년기획자들은 기획자란 이름 하나로 먹고 살기가 쉽지 않다. 자신의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부분이 가장 큰 장벽이다. 가장 쉽게 접근하게 되는 것이 관에서 지원하는 사업들이다. 그런데 앞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단점들이 많은 것 같다.
구미_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에서 3년 째 기금사업을 진행 중인데, 재미가 없다. 기금은 지속적인 것인 것이 아니라 시한이 있다. 그 때문에 항상 한계를 느낀다. 가장 큰 불만은 기금사업에 컨설팅 기획비용이 제대로 인식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1월과 2월은 가만히 노는 시기가 아니다.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기획하며 한창 바빠야 한다. 그런데 예산은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고 나중에 예산이 나올 때 이전에 사업구상한 시기까지 소급적용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한창 사람이 많을 땐 돌아가면서 자발적인 휴가를 가지기도 했다. 조금 덜 먹는다 생각하면 괜찮지만 갑자기 목돈이 필요한 상황이 오면 곤란한 처지다. 내 일 자체가 수익이 되어야 안정이 될 것 같다. 하지만 딱히 답은 보이지 않는다. 시장에서 문화활동 한다하면 주변인들은 그걸 왜해, 하는 반응이 많다. 사업이 3년이 되어가는 지금도 누군가의 인건비를 만들 수 있는 수익구조가 안되어 있다. 여전히 기획자에게 지급되는 비용은 없다. 내년에는 어떤 사업을 따올 수 있을까 늘 고민한다. 이 상황을 언제까지 반복해야 할까 싶다.
이거성_ ‘TEDx전주’의 경우엔 스폰서 자체가 없어 사정이 심각했다. 같이 일하는 친구들이나 저나 똑같이 대학생이라 돈 없기는 마찬가지이고, 이 일이 서로 교류가 잦지 않으면 진행하기 힘든데, 그 비용을 지불 못해주니 하나둘씩 사람이 떠나더라. ‘물질적으로 얻는 게 뭔데?’ 하는 마음이 크니 지속적인 운영이 어렵다. 침체기로 갈 뻔 했다가 올해 필사적으로 사람들을 다시 모았다.
정부 부처에 있는 ‘대학생 교육기부단’이라는 곳에서도 일하고 있지만 매년 국정감사 때가 되면 불안해진다. 내년 예산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어서다. 얼마 전에 예산발표 있었는데, 동결이 됐나 안됐나 노심초사했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사업의 공통점은 창의적인 것을 계량화한다는 것이다. 몇 명이 모였고 몇 개를 했는가 양만 따질 뿐이다. 어떤 프로그램으로 어떤 이야기를 했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얼마 전, 미래창조부 관계자들 모였을 때 직접 물어봤다. 예산에는 기획비용이 없는데, 창조할 여유가 없지 않냐고. 그걸 어떻게 보장해 줄 것인가 하고 말이다. 그런데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다. 민간이 주도해야 진짜 문화라 생각한다. 유럽만 가더라도 정부에서 이끄는 교육사업은 찾아보기 힘들다. 관이 기획자를 생각해주지 않으면 우리가 가진 창의성과 아이디어는 늘 매몰된다.
민슬기_ 구미 팀장님이 말씀하신 기획비용 책정 문제, 이거성 디렉터님이 언급하신 관에 대한 의존도 말씀도 공감이 간다. 기획하는데 가장 필요한 것이 시간, 사람, 재원인데, 재원이 부족하니까 사람을 확보하지 못하고, 사람이 없으니 시간이 의미가 없게 되는 것이 아닌가. 결국 재원의 부족이 기획력의 질적 저하를 낳는다. 재원이라는 것은 양질의 기획을 위한 필요조건인 것이다. 하지만 지원을 받게 되면 지원해주는 사람들의 요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것이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젊은 기획이 괴리되는 큰 요인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어쨌든 기획다운 기획을 하기 위해서 재원이나 기획비용은 중요한 문제인데 스스로의 가치를 높일 필요도 있다고 본다. 우리가 아직 후배들 걱정할 군번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스스로 가치를 높여놔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가지고 있는 환경을 물려줘서는 안 된다는, 개선의 단초라도 마련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지역의 특성을 읽어야 성공하는 기획이 나온다

박세상_ 기획의 가치를 인정받는 지원사업이 언제쯤 가능할지 답답하다. 다른 이야기를 해보자. 전라북도 뿐 아니라 타 지역 문화예술인, 기획자들과의 교류도 활발할 것 같다. 직접 타지역에서 활동하신분도 있을 텐데, 전북에서 문화기획을 하는 것과는 어떤차이가 있는가.
김준우_ 기획까지는 아니고 서울문화재단과 ‘서울 밤길에 드로잉조심’이란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기본적인 배려와 작가로서 대우가 좋았다. 원래 작가들이 까칠해서 일하는데 힘들어질까봐 그런 줄 알았는데, 다른 관계가 얽히지 않고 작가로 만나서 그런지 기본적인 것들이 잘 지켜주더라. 반면에 전주에서는 인간관계가 굉장히 중요하다. 한 다리 건너면 너무나 잘하는 사이들이라, 누군가의 후배이고 동생으로 인식된다. 그런 부분 때문에 한명의 작가로써 작업하기가 힘들 때도 있고, 때론 반대로 도움이 되기도 한다. 이런 점들이 지역에서 작업할 때 장단점인 것 같다.
또 하나 다른 점이 있다. 전주에서는 사실 인사만 잘해도 주변 분들이 굉장히 친절하고 따뜻하게 대해 주신다. 그런데 다른 지역에서는 조금 다른 경우도 있었다. 몇 년 전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논아트밭아트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다. 우리 작업에 호의적인 분들이 있는 반면 싫어하는 분들도 많았다. 둘로 갈리는 반응 때문에 이 관계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고민도 많았고 상처도 많이 받았다. 작업도 소극적으로 할 수 밖에 없었다. 전주는 예향답게 일단 어떤 작업이든 긍정적 측면을 중심으로 봐준다고 느낀다. 그게 이 지역의 특색이고 기본적인 환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거성_ TEDx전주를 진행하고 있다고 하면 서울에선 굉장히 대단하게 보지만 전주에선 그게 뭐냐고 묻는다. 아무래도 강연 자체가 유료로 진행하다보니, 공짜 강의도 많은데 굳이 이 강의를 들어야 하나 하는 인식도 있다. 우리가 지향하는 것은 전주라는 지역에 창의적인 씨앗을 심고 지식문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걸 단순히 돈 1만원을 투자할 수 있느냐 없느냐로 판단한다는 것이 아쉽다. 물론 최종적으로는 무료로 가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당장은 수익과 문화적 가치 사이의 조율이 필요하다. 우리가 부족한 부분일수도 있는데 ‘함께 만든다’는 적극성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역 청년들의 특성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다. 전북지역 대학생들은 유난히 눈앞의 물질적인 것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어 보인다. 제가 하고 있는 TEDx전주나 대학생 교육기부 둘 다 3~4년 뒤 쓸 스펙, 1~2주 뒤 용돈벌이용 알바와는 거리가 있다. 다른 사람들과 생각을 공유하고 내 시간을 나눠, 공동체가 향유할 수 있는 더 나은 가치를 만들어나가면서 자신의 소프트파워를 키우는데 의의가 있다고 본다. 하지만 관심 갖는 사람들 대부분이 스펙이나 돈, 또는 인턴쉽 때의 가산점, 이런 것들을 보고 찾아오는 게 보여 안타깝다. 또 한 가지 정이 없다는 거다. 어떤 일을 하면서 새로운 사람과의 관계를 만드는 것처럼 큰 소득도 없지 않나. 발표팀플이나 실험조도 아니고 하나의 큰 프로젝트를 하자고 모인 팀인데 지속적인 관계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좀 아쉽다. 반면에 청년문화에 대한 기성세대의 응원이 타 지역에 비해서는 좀 두텁다고 느낀다. 협업제안도 많이 들어온다. 특히 TEDx전주 같은 경우는 4050세대 분들이 정말 많이 참여하신다. 목표 중 하나였던 세대를 초월한 창의적 아이디어의 전파에 근접해가는 뿌듯함도 많이 느낀다.
임정민_ 익산에서 힙합이나 비보이 공연을 한다고 하면 여기서 해서 뭐하냐는 반응이 많다. 뭔가 새로운 걸 보려면 주말마다 서울에라도 가야하고, 그래야 뭔가 받아들일 수 있는 인식이 생길 텐데, 현실은 귀찮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분들을 탓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그래서 역으로도 생각해봤다. 쉽게 이해할 수 있고 공감대를 넓히려는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닐까. 국악공연을 보면 공연 전에 먼저 추임새를 가르치는데, 힙합에도 리액션이 있다. 이걸 먼저 풀어주려는 시도는 해보지 않은 것 같다. 앞으로는 해설이 있는 힙합 콘서트, 축제 같은 것들을 구상하고 있다. 이런 새로운 것들이 있고, 익산에서 이런 시도가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다른 지역 기획자들 말씀을 하시니 생각난 게 하나 더 있다. 언젠가 서울에 있는 문화놀이터라는 단체에서 네팔에 IT센터를 설립하는 모금 파티에 참여했다. 아는 기획자 소개로 현장에서 촬영과 영상물을 제작하는 업무를 진행했는데 서울은 이미 젊은 친구들이 기획자로서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지방에선 경력 많고 숙달돼야 기획자라 말할 수 있고, 더 많은 일을 경험해 볼 수 있는 반면 서울은 이미 우리세대 기획자들이 단단히 자리를 잡고 있는 느낌이었다. 또 기획의 대상층이 그들의 나이대와 비슷한 20대에서 30대들이라는 점도 달랐다. 지역에서는 아무래도 젊은층의 숫자가 적다보니 한 세대만을 타깃으로 삼을 수는 없는 여건이다. 그런 면에서 서울이 좀 더 기획을 특화시키기에 더 좋은 환경이라고 느꼈다.
구미_ 전라북도만의 특징이라기보다 서울지역과 지방지역의 차이는 있는 듯하다. 아무래도 문화기획과 관련한 다양한 담론과 시도가 있고, 문화를 기반으로 한 비지니스 모델을 구축했을 때 소비할 수 있는 소비층도 형성되어있다. 지자체나 민간단체를 아울러 지원하는 지원 조직도 지역에 비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무엇보다 다양한 문화 분야에서 기획실행하는 인력들이 풍부하다. 그러나 지역에서는 아쉬운 것들이 많은 만큼 그것에 문화기획분야의 가능성이 많다고 본다. 청년몰의 사례를 봤을 때 수도권에서 형성이 되었다면 훨씬 더 큰 파급력을 가졌을테지만 형성하기에 어려움들이 더 많았을 것이다. 임대료 문제 등으로 얼마 못가 해체되었을지도 모른다.
장인석_ 사회자의 질문과는 조금 성격이 다른 얘기일 것 같다. 농촌지역에서 일다보니 지역적 특성이라고 하면 농촌에 관한 부분이 더 눈에 띈다. 사실 농촌마을은 지리적 환경부터 어떤 작물을 재배하는지 등에 따라 각각 천차만별의 성향을 보인다. 이는 전라북도와 다른 지역의 차이가 아닌 각 마을 혹은 촌락지구마다의 차이다. 그분들은 말 그대로 살아온 지역이 곧 직장이며 일터이다. 어디에서 살고 있느냐에 따라 각자 다른 삶을 살아왔다고 봐야 한다. 때문에 마을사업을 기획할 때는 지역민들이 어떠한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그 지역 혹은 마을의 맥락을 읽어내는 것이 가장 주요하게 적용될 때가 많다.
민슬기_ 꼭 나와 같은 기획자들과의 교류라기보다는 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다양한 지역과 분야에서 활동하시는 강사나 아티스트와의 교류가 많다. 문화예술이라는 것도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중앙집권화라는 것에서 벗어나있지 않다. 그런 측면에서 전반적으로 전주는 타 시도에 비하면 문화예술분야의 활동이 양적으로 활발한 편이라 생각한다. 실제로 문화실태조사같은 것에서도 지수가 높게 나온다고 들었다. 행사의 수도 많고, 그만큼 사람들의 관심도 높은 편이고, 이것은 우리가 자부심을 가질 만한 지점이다. 차이가 있다면 문화예술을 바라보는 시각차 혹은 입장차가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전통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에 우리는 대중화나 상업적 성공에 대해 조급하게 생각하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중앙이나 좀 더 글로벌한 지점에서는 오히려 전통 그 자체를 경쟁력으로 보는 것 같다. 지역만의 시각이 아니라 더 넓은 시각을 겸비할 필요가 있다.
박세상_ 결국 지역의 특성이 때로는 한계가 되고, 때로는 기반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으로 보인다. 장인석 실장님 말씀도 어느 지역에서건 그 맥락을 읽어내는 것이 기획의 첫 단계라는 점을 지적하셨다고 본다.
제가 한복데이를 기획한 과정도 그런 연장선상에 있었다. 하고 싶은 일이기도 했고, 한옥마을에, 그리고 이 지역에 필요하다고 생각한 행사다. 한옥마을 의식주에서 빠져있는 의를 채워 넣자는 의도였다. 먹고 사는 문제보다는 필요의 문제에 가까웠다. 1회 진행할 때 마침 공모사업이 있어 보조금 500만원을 받았다. 2회 때는 공모사업은 없었지만 필요에 의해 일부러 0원으로 시작했다. 기획기간은 3개월. 0원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행사의 경제적 부분을 채울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래서 생각한 게 축제를 진행하는 프로세스를 뒤집어보자는 것이었다. 예산을 세우고 기획자를 두고 사람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먼저 모으고 예산 없이 우리가 기획하는 것이다. 행사 당일 놀 사람 미리모여라, 해서 그 사람들이 직접 행사를 준비하는 것이다. 천명을 모으는 것이 목표였다. 실제로 3개월 동안 500명을 모았다. 후원금이나 한복 기증하신 분들, 기획 참여자, 이벤트 참여자 모두 합해 500여명이 축제를 진행했다. 돈으로 환산하자면 2억원 규모의 축제지만 1500만원으로 치렀다. 막바지에 시에서 보조금을 지원해줬다. 받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지만 우리가 처음에 기획한 의도에서 벗어나지 않는 곳에 비용을 쓰기로 했다. 행사를 함께 준비하고 같이 만들어가면서 이미 돈이 필요 없어지고 축제가 완성이 되어 기뻤다. 그래서 우리가 젊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컨텐츠가 한복이고 그 시장이 한옥마을이라 잘 맞아 떨어진 것도 있다. 하지만 운영하면서 느꼈던 것은 기획자 스스로 좋다고 해도 사람들의 필요성보다 가치가 크지 않으면 내 돈 쓰고 끝나는 기획에 머무른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갈 수 있는 콘텐츠와 이야기를 고민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미_ 한옥마을은 전주시가 밀고 있는 큰 사업이다. 그 공간에서 한복데이 행사를 열면 사실 시청에서 먼저 나서서 도움을 줘야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기획자가 좋아서 하는데 관에서 뒤늦게 얼마 지원해주고 하는 모양새가, 조금 투자하고 많은 것을 얻어가려 하는 걸로 보여서 사실 좀 언짢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을 돌이켜보면 좋아서 하는 일인데 반복할수록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정확하게 내 값에 대한 인식을 스스로 하지 않으면 안된다. 수익구조가 있어도, 지속적이지 않다. 당장 결혼하지 않은 나는 이걸로 생활하고 활동하는 게 가능하지만,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 것이란 보장이 없지 않은가. 결국 지역 현실에서 기획자 자체는 직업이 될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대기업 기획팀은 월급을 받고 기획하는데, 우리는 기획팀이 수익도 내야하고, 사업도 실행해야 하고, 그것을 해내지 못하면 실패하고 사장된다. 이 구조는 아니라고 본다. 답이 없다. 보이콧이라도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기획자가 수익구조를 만들어야 하는 이 막막한 구조부터 바꿔야 한다. 좋은 기획자의 필요성은 정부에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인건비 책정은 안 한다. 사실 관에서도 이 맹점을 알고 있다. 청년기획자들, 제 동료들에게 어떻게 네 양심을 속이지 않고 돈을 돌려쓸 수 있는지에 대해 알려줘야 하는 현실이 슬프다. 이것이 기획자로 성장하는 당연한 과정이라 여겨져서야 되겠는가. 물론 하루아침에 바뀔 일은 아니다. 결국은 덜 벌더라도 관의 의존을 벗어나야 한다. 덜 벌면 덜 쓰면 된다. 그래서 어떻게든 덜 쓰는 방법을 찾으려 애쓰는 중이다.
장인석_ 소위 기획서 꾼들이 있다. 삼일 안에 200장 짜리를 써내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도 생겨날 정도로 이 시장의 현실이 그렇다. 사업을 따와야만 생활이 영위가 되기 때문이다. 저는 마을에서 같이 벌고 같이 나누는 일을 하고 있어 건강한 수익에 가깝다. 마을 분들과 함께 상의하고 공유하고 있다. 공연 기획에 얼마가 필요하다, 이것이 마을에 필요하다, 설득하고 이야기한다. 마을에 도움 되는 일이니 다들 긍정적으로 봐주신다. 이런 방향성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이거성_ 교육기부 시범사업을 하는데 활동가들이 모이면 돈을 어떻게 돌렸냐고 묻곤 한다. 교육기부 자체는 물론 교육기부에 참여하는 이들에게도 정당하게 투자되어야 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가 하는 활동은 무상 자원봉사와는 다르다. 영리를 추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상할 수 있는 여건이 될 만큼의 실질적 비용은 필요하지 않은가. 창의성을 살리기 위한 계발활동을 해야 하는데 그럴 틈이 없다. 기획자가 상상하는 대신 회계규정의 허점을 찾아야 하는 현실이다.
민슬기_ 어쩌면 기획자는 이런 부분들까지 생각하고 자기의 과제로 받아들이는 것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앞서 한참동안 자립에 대한 부분을 논의했는데, 자립이 필요할 수 있지만 자칫하면 상업주의적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부분인 것 같다. 방금 이거성 디렉터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문화예술이 이윤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 않고, 문화예술 상품의 초점 역시 이윤추구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문화예술의 가치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자립을 하고자 하는 이유는 안정적으로 재원을 마련하고, 의사결정의 자율권을 획득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굳이 말하자면, 자립이라기보다는 재원마련의 다변화에 대해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 또 지원이나 후원이 자율성을 저해하는 측면도 있지만 지지세력의 확보라는 측면까지 폭넓게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방법론적인 측면에 대해 다양하게 고민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더불어 기획비를 예산으로 책정할 수 있도록 총 사업비 대비 몇% 라든지, 시간당 얼마의 인건비 개념으로 접근을 하든지 계량화 할 수 있도록 예산 지원제도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 대안을 고민하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더 현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논의가 아닐까 한다.


청년의 기획은 이것이 다르다

박세상_ 결국 이러한 구조적 여건들이 가로막혀 힘을 빠지게 하는 듯하다. 이야기가 계속 이쪽으로 돌아오는 걸보니 꼭 설국열차에 갇힌 것 같다. 그렇다면 지역여건 얘기를 넘어서, 세대적 정체성으로서 청년기획자는 어떤 존재인가 이야기해봤으면 한다. 기획의 과정과 목적, 그 결과물에서 청년기획자의 문화기획과 기존 문화기획을 비교했을 때 어떤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는지 듣고 싶다.
장인석_ 요즘 세대의 삶은 다원화돼있다. 소위 멀티플레이가 되는 삶이다. 기획도 마찬가지다. 소규모로 진행하는 문화예술교육 진행을 보면 기존에 많이 해 왔던 장르교육에서 복합교육으로 넘어가고 있다. 아무래도 기획의 다양성에 있어 조금 다른 양상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이는 틀리다가 아니라 다르다에 가깝다.
구미_ 말씀하신 것처럼 문화는 굉장히 다의적인 의미를 지닌 단어이다. 그만큼 그 속에 포함되어 있는 여러 분야가 있다. 기존 문화기획이라고 하면 연극, 영화 등 예술부분을 의미하는 것이 주된 흐름이고 한 분야에서 깊게 들어가는 방식이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나 요즘은 컴퓨터이나 모바일 등을 통해 일상자체가 여러 분야의 경계가 단단하지 않고 아우러져 있다. 이에 익숙한 청년들의 문화기획 방식 역시 다양한 장르를 결합하거나 일상의 사소한 것들을 드러내고 이야기하는 등의 방식을 추구하게 되지 않나 싶다.
김준우_ 아직 많은 교류가 있지 않아 차이랄까 아직은 깊이 생각해 본적이 없다. 하지만 예전 선배들은 뭔가 외쳐야할 구호와 담론들을 위해 움직이고 기획했다면 지금의 우리는 세상을 좀 더 즐겁게 살아가고자 기획하고 움직이는 듯하다.
이거성_ 뭔가 겁 없이 해볼 수 있다는 것만큼 청년기획의 차별성을 잘 나타내는 건 없다고 본다. 관록은 없지만 그 자리를 똘끼로 대신 채우는 듯 한 느낌이다. 비비정마을도 그렇고, 남부시장도 그렇고, 내가 하는 일들도 그렇다. 하나 더 말하자면 아기자기함이지 않을까 싶다. 보여주기에 집착한 나머지 본질을 흐리는 문화기획을 많이 접하게 되는데 우리는 규모나 예산은 부족하더라도 뭔가 새롭고 알차게 하려고 노력한다.
민슬기_ 청년기획자들의 기획은, 물론 기존의 문화기획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본다. 기존의 문화기획은 문화의 불모지에서 관심을 이끌어내려는 노력, 문화 그리고 예술이라는 것 자체에 대한 가치를 인식시키려는 노력, 즉 무에서 유를 창조해나가는 과정이었다. 반면 우리 세대의 청년 기획자들은 어떤 분야이든 ‘OO의 홍수’ 속에 사는 사람들이다. 때문에 우리가 가진 것들을 어떻게 조합하고 어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것인가에 좀 더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선배 기획자들이 좀 더 거대한 것이나 좀 더 예술적인 것들을 열어주는 역할을 했다면, 청년기획자들은 그것을 토대로 좀 더 미시적으로, 좀 더 일상, 생활 같은 쪽에 관심을 많이 갖는 것 같다. 그에 따라 기획의 방향도 많이 달라졌다고 본다. 시대적으로 많은 부분이 거대담론 중심의 세대에서 거대담론이 사라진 시기로 변모하면서 벌어진 양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청년기획자라 함은 선배 기획자들의 기획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대안적 관점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 그렇게 다음을 준비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박세상_ 세대에 대한 이야기를 해봤는데, 각각의 활동에서 실제로 세대의 차이를 느끼는지 궁금하다. 주로 같은 세대와 일하는 경험이 많겠지만 다른 세대와 일하는 경우도 있을 것 같다. 어떤 차이가 있다고 느끼나? 세대 차이로 인한 인식의 차이도 나타날 수 있고, 오히려 상호보완적으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각자 경험들을 얘기해봤으면 한다.
임정민_ 다른 세대와 일하는 경우에는 보통 그들의 필요에 의해 작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단체들의 내레이션 녹음이나 작품들을 영상물로 제작 등인데, 서로 도움 받는 사이가 된 느낌이다. 일단 배우는 게 많아서 좋다. 그들이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면서 그 세대의 마음을 느낄 수 있기도 하다. 아직까지 단점은 모르겠다.
이거성_ 제가 하는 활동 중 교육기부는 특성상 지역 내의 선생님들하고 협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전라북도에서 해당교과에서는 내로라하시는 분들이다. 우리야 보람삼아 재미삼아 하는 일들이지만 선생님들은 업으로 삼고하는 분들이라 기획한 것에 대한 조언을 듣다 보면 과연 프로는 다르구나 싶더라. 그러면서 배우는 게 많다. 무엇보다 우리의 활동 역량이 향상되는 게 보여 뿌듯하다. 하지만 우리도 그렇고 선생님들도 그렇고 각자가 준비해온 것들의 창의성에 대한 자존심이 있다 보니 서로 부딪히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 나름대로 지키고 싶었던 순수성을 선생님들이 주장하시는 현장에서의 능률과 효율성이라는 명목으로 유보해야하는 경우도 있다.
장인석_ 비비정마을에는 내 또래인 청년이 꽤 있다. 우선 또래들과 일하면 재밌다. 그 에너지가 생각보다 굉장히 크다. 시시콜콜한 웃음도 원동력이 된다. 이는 세대가 다른 마을 주민분들과도 소통할 때도 강점이 된다. 젊은이들이 가진 에너지와 어르신들이 가진 연륜과 경험이 만나면 굉장히 창의적인 작업들이 많이 나온다. 하지만 사실 그렇게까지 손발을 맞추기까지 굉장히 많은 에너지와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도 그걸 감수하고서라도 충분히 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박세상_ 또래들과 일하는 시너지에 대해서도 말씀하셨는데, 지역에서 청년들 간의 네트워크는 다소 부족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든다. 각각의 팀은 있지만 팀끼리 밀접하게 연결되지는 않은 느낌이다. 청년몰의 경우는 한 세대가 하나의 집단을 이루고 있는 사례라고 볼 수 있는데 구미 팀장님께 묻고 싶다. 여럿이 뭉쳐있으면 어떤가? 도움이 많이 된다고 느끼나?
구미_ 청년몰의 경우에는 당연히 시장 상인 분들인 60대 세대와 자주 만난다. 일상생활에서의 만남부터 장사 등 서로의 이해관계에서 만나기도 한다. 대부분의 경우 어른들이 청년들을 도와주시는 입장에서 접근 해주신다. 각 세대가 공유한 경험이 다르기에 부딪히는 부분들이 당연하다는 전제하고 이해하려 노력한다. 그러나 가끔은 윗세대가 가진 경험의 양을 앞세우시며 논의 자체가 성립이 안되는 일들이 생기기도 한다. 그럴 때는 기존에 해왔던 방식들을 그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다. 그것이 실패하든 성공하든 변화의 가능성들이 막혀 버리는 것들은 아쉽다.
행사를 기획하다보면 어떤 정량적인 평가를 받아야 할 때가 있는데, 아무래도 식구가 많다보니 머릿수 채울 수 있는 부분은 장점인 것 같다.(웃음) 만약 전주 시내에 청년 창업가가 자기 가게를 낸다면 일년 정도는 버티고 있어야 단골도 생기고, 그제야 치고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시간을 버티기가 생각보다 힘들다. 옆에서 도움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SNS활동을 많이 하긴 하지만 실질적인 도움을 받긴 어렵다. 결국 자기 혼자 끙끙 앓을 수밖에 없다. 거기에 반해 우리는 스무 개 가게가 있으니 하나의 프로그램에 스물이 결합해 수익구조화 시킬 수 있고, 장사가 안 될 땐 함께 술도 먹으며 서로 위로도 할 수 있다. 적어도 고립되진 않는다는 점이 중요한 것 같다.


당장의 해답보다함께 찾는 지혜를

박세상_ 발표와 집담까지 벌써 세시간이 훌쩍 지났다. 같은 지역에서 비슷한 일을 하고 있지만 한자리에 모일 기회는 드물었다. 서로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지 않았나 싶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해주시면 좋겠다.
김준우 함께 일하는 친구들과 우리가 하고 있는 일들에 대해 자주 이야기를 한다. 각각 개인 성향들이 다르기 때문에 공동의 목표가 어느 지점인지에 대해 계속 고민한다. 오늘도 계속 회의를 하다왔다. 결국 우리의 목표는 기금사업을 벗어나 독립을 하는 것이다. 그게 기본이 돼야 다른 것들도 따라올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당장 예산집행이 끊기면 닥쳐올 보릿고개를 넘기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는 여전히 딜레마다.(웃음) 그래도 목표는 잊지 않으려 한다.
이거성_ 그래도 계속 가라는 말이 있다. 계속 ‘킵고잉’하는 사람들이 됐으면 좋겠다. 자주 모임을 갖자. 나중에 여러분들을 TEDx전주 연사로 모시고 싶은 바람이 생겼다. 분야는 조금씩 다르지만 창의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충분히 공감대가 있다고 생각한다.
민슬기_ 처음부터 많은 걸 바랄 수는 없다. 오늘 자리에서 서로의 답답함을 털어놨으니 앞으로는 하나씩 하나씩, 실현불가능 하더라도 문제의식을 가지고 나아가는 게 중요하지 않나 싶다. 그리고 한 가지, 패스트푸드에 길들여진 세대답게 우리는 너무 현상 중심으로, 조급한 성과를 바라고 있다. 긴 호흡을 가지지 못하고 짧은 호흡으로 가다보니 포괄적으로 바라보는 시야를 가지지 못한 것 같기도 하다. 스스로에 대한 비판이 필요한 것 같다. 우리 선배들이 활동을 했던 때는 거대담론이 익숙한 시대여서 그런지 현상과 문제를 공론화 시키는 것 역시 익숙했던 것 같다. 그에 비해 우리 세대는 많은 것들이 파편화 되어있다. 제도적이든 사적이든 소통할 수 있는 체계적인 네트워크를 갖고 서로 보완해주는 관계로 나아가면 좋겠다.
장인석_ 당장 대안을 찾을 수는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무언가 방법이 있을 것이다. 사회구조는 단숨에 바꿔볼 수는 없다. 바로 실행은 못하더라도 같이 만나서 고민해보는 자리가 많아졌으면 한다.
임정민_ 사실 다른 단체나 재단에서 초빙을 받아서 갔을 땐, 열심히 살고 있다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 오늘은 정말 허심탄회하게 많은 얘기를 할 수 있어 좋았다. 고마운 자리였다.
구미_ 가끔 생각해보면 내 스스로 열정과 에너지를 팔기 위해 발휘할 때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좀 서로를 서로에게 팔면서, 서로가 좀 더 괜찮게 살아가기 위한 일을 고민했으면 좋겠다. 이 자리의 모두가 공감했지만 정기적인 모임을 제안하고 싶다. 필요하다면 청년몰 공간들이나 프로그램들을 같이 나눌 수도 있고, 각자의 분야에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을 것이다.
장인석_ 아까 보릿고개라는 말이 인상 깊었다. 벌었을 때 조금이라도 더 모아서 못 벌 때 서로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보릿고개단 어떤가.(웃음)
구미_ 모임 명칭이 나왔다. 청년이니까 청보릿고개단으로 하면 좋겠다.(일동 웃음)
박세상_ 벌써 모임 이름이 결정됐다.(웃음) 앞으로도 청보릿고개단을 통해 자주 만났으면 한다. 늦은 시간까지 자리를 함께 해주신 토론자 여러분과 청중들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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