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네비게이션


분야별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2013.11 | 연재 [생각의 발견]
Trend Setter가 될 것인가 Fast Follower가 될 것인가
윤목 ㈜더커뮤니케이션그룹 대표 /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외래교수(2013-11-05 15:15:55)

싸움의 장을 바꿔라!
고착된 시장에선 시장의 순위를 바꾸기가 하늘의 별 따기 만큼이나 어렵다. 2위가 1위를 따라잡으려면 1위가 투여한 마케팅 비용의 3배를 쏟아 부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더욱이 중진국 시절의 경제성장기엔 그 역전의 찬스가 많았지만, 시장이 고착된 요즘 같은 정체기에선 그 순위를 바꾸기란 여간해서 쉽지 않다. 여기에서 기업들은 ‘Trend Setting’이란 개념에 귀 기울여야 한다. 싸움의 장을 바꾸는 것이다. 기존의 시장에선 도저히 따라가기 힘든 마케팅 상황에서 싸움의 장을 바꾸는 새로운 시장으로 시장을 재편, 역전의 기회를 노리는 것이다. 지금 모든 기업들은 어떻게 하면 이 Trend Setting에 성공할 것인가로 온갖 머리를 쥐어짜고 있다. 어느 기업이 먼저 Trend Setting에 성공한다면 경쟁자들은 잽싸게 Fast Follower가 되어야 한다. 소비자들이 거의 눈치채지 못하리만큼 빠르게 그 트렌드에 편승하여 소비자들이 헷갈릴 정도로 비슷하거나 더 앞선 제품이나 서비스를 내놓아야 한다. 그렇지않으면 한참 시간을 기다려 또 다른 Trend Setting의 기회를 호시탐탐 노려야 한다. 그러나 경쟁에서 뒤쳐진 기업이 그 시간을 버텨낼 수 있는 체력을 갖기란 여간해서 힘든 일이다.


# 1. 패스트패션
‘유니클로’의 무차별적인 공세에 의해, 아니 패스트 패션의 급물살에 동대문 패션이, 동네 옷가게가, 재벌의 의류브랜드들까지 다들 맥을 못추스르고 있다. 일본의 유니클로, 스페인의 ‘자라’, ‘망고’, 스웨덴의 ‘H&M’, 미국의 ‘GAP’ 등 글로벌 아웃소싱, 글로벌 생산, 글로벌 유통의 힘에 힘 한번 쓰지 못하고 기진맥진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의 기호를 즉각 파악해 유행에 따라 스타일을 빨리 바꿔 내놓는 패스트 패션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최신 유행 스타일의 옷을 저렴하게 살 수 있고, 업체로서는 빠른 회전으로 재고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의류를 소모품으로 바꾸었다는 트렌드 세팅의 의미가 있다. 이에 뒤질세라 우리나라 재벌의 패션브랜드들도 너도나도 이 패스트패션의 대열에 합류했다. 제일모직의 ‘에잇세컨즈’, 이랜드그룹의 ‘Mixxo’, 신성유통의 ‘탑텐’ 등이 죽기 살기로 유니클로를 따라가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따라간들 규모의 경제에서 벌써 세계를 무대로 마케팅을 하는 유니클로를 따라갈 수 있을까. 참 어려운 일이고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나라 패션브랜드들이 ‘Fast Follower’로 선발 글로벌 브랜드를 따라가기엔 이미 늦었다고 본다. 더욱이 가장 빠르게 변해가는 패션의 영역에서 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Fast Fashion 에서 따라가기만 할 게 아니라 이제는 Trend Setting을 해야한다. 소비자들이 Fast Fashion에서 느끼지 못하는 또 다른 영역을 창출해 싸움의 장을 바꾸어야만 한다.

# 2. 스마트폰
2008년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 3G를 들고 나오면서 인류최초로 ‘앱’이라는 개념을 선보였을 때, 소비자들은 환호했지만, 전 세계 IT기업들은 뒤통수를 커다란 망치로 얻어맞은 것 같았다. 그때까지 세계의 통신기기 시장을 선도했던 노키아와 삼성의 운명은 바뀐다. 삼성은 망치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그 즉시 죽기 살기로 온갖 능력을 총동원하여 Fast Follower가 된다. 그러나 노키아는 시장을 관망하면서 Fast Follower가 되는데 실패, 모바일기기의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최근에 삼성은 지금까지 애플을 따라가는 Fast Follower의 위치에서 벗어나 최초로 Trend Setter가 되기 위하여 ‘갤럭시 기어’라는 신제품을 애플보다 먼저 선보이는 기염을 토했다. 이제는 그 누구도 삼성을 애플의 Fast Follower라고만 여기지 않게 된 것이다.

# 3. 커피믹스
우리나라 커피믹스 시장은 수십 년째 동서식품과 네스카페가 양분해왔다. 양분이 아니라 80:20으로 동서식품이 거의 지배해 왔다고 해도과언이 아니었다. 이 콘크리트 같은 시장에 남양유업이 카제인나트룸이라는 개념을 들고 나와 ‘프렌치 카페’라는 브랜드로 Trend Setting을 시도하였다. 불가능하게 보였던 시장이 점차 열리고 남양유업은 이미 네스카페를 넘어서 동서식품을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 뒤늦게 동서식품은 ‘화이트 골드’라는 브랜드로 Fast Follwer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좀 늦은 듯하다. 남양‘프렌치 카페’에 앞으로도 어느 정도의 시장은 내주어야할 것으로 보인다.


Trend Setting, 소비자에게 답이 있다!
모든 기업들은 Fast Follower가 되기보다 Trend Setter를 꿈꾼다. 그것이 시장을 지배할 수 있고 훨씬 부가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그 어려운 길을 찾아내는 정답은 어디에 있을까. 너무나 상식적인 이야기지만 늘 끊임없이 변화하는 소비자의 갈대 같은 마음속에 있다. 소비자의 마음을, 소비자의 불편을, 소비자의 상식을 뒤바꾸는 Trend Setter의 길, 기업이 소비자를 늘 연구해야 하는 이유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