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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4 | 연재 [상식철학]
“사회과학이 뭐죠?”
김의수 교수(2014-04-01 13:20:51)

대학 신입생들에게 사회과학을 가르친다. “사회과학이란 뭐죠?” 아무도 대답이 없다. 분위기가 어색해서 그럴 거라고 생각하여 다시 물어본다. “여기서 과학이란 무슨 뜻일까요?” 역시 대답이 없다. 그러면 뒤에과학 붙은 다른 말을 생각해보라고 말한다. 만에 학생이 대답한다. “지구과학요!” 대학에 진학 하는 과정에서 인문, 사회, 자연, 생활과학 대학 등을 알았을 텐데….



과학 = 학문


나는 과학철학(학문론) 강의하기 시작한다. 자연과학/정신과학, 응용과학/기초과학, 정신과학은 다시 인문과학과 사회과학으로, 사회과학은 사회대, 법학대학, 상과대학으로 나뉜다. 사회과학대학의 학과들, 사회복지학부의 전공들을 설명해준다. 그리고 노인복지학이나 청소년학을 공부하기 전에 먼저 정치 경제 사회 미디어 여성 청소년 다양한 사회분야의 기초이론들을 공부해야 하는 필요성을 강조한다. 

학생들은 토론식 강의에 신선한 충격을 받기도 하고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학생들에게 자신이 발표할 챕터를 먼저 읽고 카페에 소감을 쓰게 한다. 어렵다고 쓴다. 더러는 그래서 좋다고 말한다. 대학교재답단다. 사회 교과서에 나온 학자 이름이 나와서 어려웠다고도 말한다. 그리고 시험범위는 암기해야 하느냐고 묻는다. 다만 내용들이 우리 생활 속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는 관심이 없다. 어쨌든 학기 초에 이미 학생들이 소감문을 통해 교재 전체의 내용이 카페에 소개된다. 읽기와 쓰기 그리고 토론하기와 자료 찾기의 역동적 대학 강의는 이렇게 시동을 걸었다. 

지난 학기에는 학생들이 조별토론에서 시간 만에 수준 높은 토론 내용을 정리해 왔다. 알고 보니 핸드폰으로 검색하여 전문가들의 칼럼에서 순식간에 따다가 정리한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멋진 내용이 학생들의 사고력을 키워주지는 않는다. 그래서 토론 때도 휴대폰은 꺼놓기로 약속했다. 학생들은 스스로 사고하기 시작했고, 고민하며 머리를 짜낸다. 그러면서 빠르게 발전한다. 



사회의식은 미약하고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러 학생들이지만 사회의식은 아주 미약하다. 사회정책이나 정치적 사안에 대해 대부분 무관심하고, 소수의 관심 있는 학생들은 주로 아버지의 견해를 따르고 있다. 아버지들은 당연히 보수적인 입장이다.  

자기 성찰을 위해 교재 진도를 나가기 전에 자신들이 받아온 중등교육의 문제를 토론하게 한다. 교육의 다양한 문제점들을 열거한다. 그러면 그런 교육을 받은 자신들은 피해자인가, 수혜자인가? 피해자라는 학생은 소수이고 다수는 수혜자라고 말한다. 특히 재수 삼수해서 좋은 성적을 만들어 치의예과에 들어온 학생들은 경제력이 있는 집안에서 자라 사교육을 받고 대학에 입학했기에 수혜자라는 것이다. 피해자라고 말한 학생들도 경제력이 약하거나 사교육이 취약한 지역 출신이어서 피해자라고 말한다. , 세상에!

모두가 피해자이건만…. 자율적 학습 결핍, 지적 호기심 마비 등이 얼마나 문제인데…. 어린이 청소년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 피해는 말할 것도 없고….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에서 자기 교정의 과제를 인식해야 하건만….

보수언론에 칼럼을 쓰는 서울대 송호근 교수는 대학생들의 시민의식 결여를 한탄한다. “시민사회와의 접촉이 전무한 대학생들로 가득 한국에서 시민민주주의가 개화될 없다. 영국의 대학생은 70% 시민단체에 가입해 시민성을 배양한다. 지난 학기 정치사회학 수강생 시민단체에 가입한 학생은 명도 없었다.”

서울대 학생들이 저러니 어떻게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기대할 있겠는가. 그래도 지방대 사회복지학부에 오는 학생들은 조부모와 함께 살았거나 노인복지관에서 봉사활동 경험이 있고, 청소년기에 방황하다가 상담교사의 도움을 받은 경험이 있다. 성장기 체험과 전공이 연결되고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스런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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