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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1 | 연재 [문화저널]
'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
전북 무형문화재의 산실로
원도연 편집장(2015-05-20 11:40:27)


지난달 24일 끝난 97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지정에서는 그 동안 문화저널이 매년 주최해온 기획시리즈 「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을 통해 발굴된 명인들이 대거 진출해 화제를 모았다. 전라좌도 농악의 전설적인 상쇠로 성가를 높힌 유명철씨와 판소리 수궁가에서 유성준 바디의 원형을 가장 잘 간직하고 있다는 박복남씨, 그리고 금파라는 이름으로 더욱 잘 알려진 전통춤꾼 김조균씨 등은 그 동안「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을 통해 전북의 관객들과 만났던 인물들이다.

 특히 유명철씨의 경우 남원지방의 유명한 상쇠계보를 이어오다가 60년대이후 쇠를 놓았으나, 지난 96년 문화저널의 간곡한 권유를 받아들여 거의 20여년만에 무대에 올라 세인을 놀라게 했던 주인공이다. 탁월한 기량과 신기의 상모놀이는 당시 공연장을 찾았던 관객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고, 이듬해인 97년 앵콜 출연하기도 했다.

 박복남씨는 그 동안「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이 발굴한 명인들 가운데 가장 극적인 경우였다. 40대 중반 이후 거의 대외적인 활동을 하지 않았고, 70년대 대새습놀이에 출전했다 탈락한 이후에는 이렇다할 명창대회에도 출전하지 않았던 까닭에 그야말로 숨어있는 명창으로서 그의 존재는 소문으로만 전해지고 있었다. 95년 일흔이 다된 나이로 다시 한번 대사습에 도전한 그의 소리를 기억해 둔 문화저널에서는 97년「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무대에 모셨고, 그 자리에서 그는 묵직하면서도 힘이 넘치는 소리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남자 소리꾼 기근에 시달려왔던 귀명창들에 모처럼의 호사를 시켜주었던 박복남씨는 마침내 문화재 지정을 받음으로써 소소하나마 외길 인생에 대한 대접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금파 역시 96년「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무대에서 한량춤으로 전통 남성무의 계보를 과시했던 인물이다. 여기에 93년「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무대에서 웅장한 정통 불교의식 음악을 보여주었던 봉서사 영산작법 범패도 이번에 문화재 지정을 받았다. 이밖에 94년 같은 무대에 섰던 김제의 박판열씨 역시 96년 우도농악의 설장고로 문화재 지정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92년「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첫 무대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였던 채상소고춤의 홍유봉씨는 올해도 막판까지 치열하게 경합을 벌였지만 아쉽게 아직 지정을 받지 못했다. 또 92년과 95년 살풀이로 수많은 관객들을 감동시켰던 장녹운씨는 문화재 지정을 보지 못한 채 96년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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