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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2 | 연재 [환경을 생각한다]
재충전이 최선, 모으지 않는 것은 차선
-폐건전지 활용에 대하여-
손희정(문화저널 기자)(2015-06-08 11:26:01)


 전주시 덕진동에 사는 주부 이활용(가명, 50)씨는 지난 97년 한 해동안 다 쓴 건전지를 모아왔다. 세 아이의 무선호출기 사용에 필요한 알카라인 건전지, 시계·무선전화기, 휴대용 카세트, 전자수첩 등에 소모되는 건전지 등, 1년 사이에 1백여개나 모아져 흐뭇했다. 96년까지는 다 사용할 때마다 버려왔었지만 아이들이 '땅이 오염되니까 분리수거를 하자'는 의견을 내, 모으기 시작했다. 그런데 막상 폐건전지를 처리하려고 했지만 마땅히 버릴 곳을 몰라 덕진구청 청소계에 문의했다. 담당자의 말에 따르면 "폐건전지를 따로 처리하는 곳은 없으니 그냥 버려야 될 것 같다"며 전주에 있는 재생공사에 문의해 보라는 것. 애써 모은 건전지를 그냥 버릴 수는 없어서 이번에는 재생공사에 전활을 걸었지만 마찬가지였다. 이번에는 서울에 있는 한국자원재활용연합회의와 환경운동연합에 연락해 봤다. 관계자들은 "요즘은 무수은 건전지가 나오기 때문에 그냥 버려도 무방하다"며 "폐건전지는 모아서 버릴 경우에 더 많은 환경오염을 낳게된다"고 충고하면서 앞으로는 모으지 말고 사용할 때마다 버리라는 것이었다.

 정보통신기기의 수용가 급증함에 따라 휴대용 건전지 사용량도 급격하게 늘었다. 이들 건전지 대부분도 환경보호 차원에서 무수은 건전지가 대부분이고 이제 충전해서 사용할 수 있는 충전전용 건전지가 판매되기에 이르렀다. 그렇다고 해서 환경피해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무수은 건전지 한 개가 땅에 묻혀 부식돼 유출될 수 있는 수은의 양은 약 1ppb. 이같은 수치는 환경기준에 미치치 못하는 양이긴 하지만 1백개가 모아져 버려졌을 경우에는 100ppb의 수은이 유출되는 셈이다. 게다가 건전지를 포장하고 있는 도색제가 부식되면서 납이나 망간 등 중금속으로 인한 토양오염도 함께 발생한다.

 그런데 약국, 은행, 학교, 가정 등에서는 의외로 폐건전지를 따로 모아둔다. 애써 모아둔 폐건전지는 보통 일반 쓰레기 봉투에 담겨 버려지거나, 분리수거되더라도 재활요되지 않고 일반쓰레기와 함께 땅에 묻히거나 소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관계기관에서는 연간 1만 5천톤 이상 버려지는 폐건전지를 모아두지 말고 사용후 낱개로 버리라고 권고하지만 정말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서는 건전지를 충전해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근 대형문구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충전전용 건전지는 (주)영풍에서 제작된 알카바. 이 건전지를 충전하기 위해서는 소비자 가격이 5천원인 충전기를 따로 구입해야 하며 1.5V 큰 것, 작은 것 두 개씩 총 4개를 충전할 수 있다.

 또 시중엣서는 판매되지 않지만 통신과 주문 판매 등으로 구입할 수 있는 (주)에이원 엘택의 가정용 충전기가 있다. 크기와 건전지의 종류에 관계없이 충전이 가능하고 3개까지 충전할 수 있다. 시중가격은 2만 2천원이고 최고 95%에서 70%까지 재충전되며 건전지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표시기가 장착돼 있어 사용할 수 있는 건전지를 버리는 일을 막아준다.

 또 20만원에 판매되고 있는 기업용은 24개까지 충전이 가능한데, 아파트, 동네 반상회, 관공서에거에서 공동관리하거나 무료 충전사업을 벌이는 것도 아이디어가 될 것 같다. 일례로 서울의 성동구에서는 지난해 11월부터, 버려지는 건전지의 재활용률을 높이고 환경보호를 위해 구청 민원실과 동사무소 등에 일회용 건전지 충전기를 설치해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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