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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2 | 연재 [우리음악에 쓰이는 말]
대물림하는 소리꿈 집안
바가비(비개비), 동간
최상화(전북대 교수 한국음악과)(2015-06-09 10:21:29)


 전통음악인 사회에서는 은어가 많이 사용되었다.

 '바가비'. '동간'은 전통 음악 사회안에서 통용되던 은어로서 한마디로 음악인의 음악적  가계(家係) 유무를 나타내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예를 들면, 판소리를 할아버지에서 아들로 그리고 손자로 한 가계안에서 대를 물려가면 이어 받은 사람을 '동간'이라고 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비가비'라고 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 말은 일가계의 안의 대물림 소리 유무에 그치지 않고 소리를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의 구분, 그리고 소리의 질을 평가하는 은어로도 그 뜻이 확대 사용되었다. 한량 광대 혹은 향반 광대처럼 특정한 신분 출신을 지칭한는 말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 사람 소리를 들어보니 비개비 성음이라 내 귀 버리겠구만."

"그 소리는 동간에 성음이라 오늘 귀청소 한 번 잘했네."

"최초의 비가비 광대는 완주의 권삼득이여."


음악은 듣는 것, 소위 '청음'이 중요하다.

어릴떄부터 음악을 많이 들은 커서도 음악을 잘하는 이치는 동서고금이 같은 것이다.

구전심수(口傳心授)를 통해 음악을 익혔던 우리의 전통음악 세계에서는 청음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음악적 감성이 예민한 어린 시절부터 음악을 반복해서 많이 듣게되면, 음악을 이루고 있는 복잡한 장단, 계면조의 가냘프고 슬픈 소리, 우조의 우렁하고 씩씩한 소리, 평조의 평화롭고 여유있는 소리들이 머리와 마음 속에 뚜렷이 각인된다.

 나중에 그것들이 목에 올려져 소리를 내면 바로 '동간네' 소리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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