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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4 | 연재 [PC칼럼]
박선생님의 컴퓨터 이야기
정동철(자유기고가)(2015-06-18 17:56:19)


 지난 호에 설명드렸다시피 아들녀석의 음란파일 모음에 화들짝 놀랐던 박 선생님은 요즘 컴퓨터 통신 활용에 어지간히 재미를 붙이고 있단다. 아들녀석의 음란물 검색은 기본이다. 징그럽게만 느껴졌던 아들녀석도 한때 그럴 수 있겠거니 생각하니 맘이 편해졌단다. 이번 기회에 저절로 커줄 줄만 알았던 녀석의 성에 대한 호기심도 이해하게 되었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성교육 교제를 구해줬단다. 아직도 내놓고 얘기하기엔 좀 그렇지만….

 며칠전에는 중학교 1학년짜리 딸애가 열렬히 신봉하는 '서태지와 아이들'에 관련된 그림 파일 몇 개를 통신망 자료실에서 입수했다. 그리곤 컬러프린터로 뽑아서 비닐 코팅한 다음 열 세번째 맞이하는 생일 선물로 주었단다.  그때 엄마를 바라보는 딸애의 존경스러워하는 눈빛이란... 그뿐이겠는가. 딸애와의 대화를 위해서 컴퓨터 통신 자료실에서 가져온 '서태지'관련 파일을 읽고 두 모녀간의 대화가 훨씬 풍족해졌다나. 하여간 요즘 박 선생님 생각하기에 통신 자료실은 어릴 적 할머니가 강정이며 군것질 꺼리를 꺼내주시던 다락방 같단다.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만나는 각종 어려움을 해결하는 해결사 역할부터 인터넷 활용법, 컴퓨터 게임과 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 등 컴퓨터 관련자료부터 학습자료, 음악·영화 등 멀티미디어 자료까지 왠만한 서점에서도 구하기 힘든 좋은 자료들이 수북히 쌓여 있다. 간단한 검색법과 자료 받는 법만 알면 이 모든 정보는 박 선생님 것이 되니 말이다. 자료실엔 학생들 수업에 참고할만한 자료도 많다. 통신 자료실을 뒤져보면  교육관련 도우미 자료를 무수히 구할 수 있다. '무슨 일을 할 때 항상 컴퓨터 통신을 활용하자.'는 것이 요즘 박 선생님의 생활구호다. 음악을 들을 때나 가계부를 쓸 때, 장보기를 할때에도  우선 컴퓨터로 해볼 방법은 없을까를 생각한다. 처음엔 어렵고 불편하겠지만 컴퓨터는 훨씬 편리하고 경제적인 길을 가르쳐 주니 말이다.

 바야흐로 박선생님의 컴퓨터 만능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셈이다. 이쯤에서 이렇게 신나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그렇지만 글쎄 그런데 꼭 컴퓨터가 만능일까. 대답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모든 사물과 그 현상의 이면에는 음지와 양지가 있는 법, 컴퓨터라고 꼭 좋은 일만 하라는 법은 없다. 그러나 지면 관계상 다음 호를 기약할 수 밖에 없다. 그럼 아쉽지만,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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