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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 | 연재 [장영란 김광화의 밥꽃 마중]
쑥꽃
(2015-12-15 09:16:40)

 

 

 

지천에 널린 쑥. 봄에 반짝, 나물이라 대접받지만, 보통은 천덕꾸러기일 뿐이다. 하지만 가만 따져보라. 쑥 역시 우리를 먹여살리고 있다. 봄쑥, 쑥떡, 쑥뜸, 쑥차까지....  
쑥은 여러해살이로 지난해 쑥이 자란 곳에서 올해도 쑥이 올라오고, 뿌리가 땅 속으로 뻗어가며 새 쑥이 올라온다. 그럼 꽃은 안 피나? 
쑥꽃이라고? 쑥꽃을 본 적이 있는가? 여름 뒤끝 8월에서 9월. 꽃줄기가 올라와 연두색 꽃봉오리가 열리고 자주색 보푸라기같은 게 달리면서 꽃이 핀다. 꽃이 하도 작으니 사람 눈길을 끌지 못했을 뿐. 
그 쑥꽃을 한번 보자. 쑥은 국화과라 머리꽃차례다. 머리꽃차례란 작은꽃 여러 송이가 모여 한 송이처럼 보이는 꽃이다. 그렇담 저 작은 꽃도 한 송이가 아니라 여러 송이가 모여 있는 거란 소리인데.... 그냥은 분간이 안 되어 루페를 들고 들여다보니 하얀 솜털에 둘러싸인 꽃받기 안에 붉은 작은 꽃 여러 개(4~8)가 모여 있구나.
한참을 쑥꽃의 세계에 적응을 하니, 진짜 한 송이가 보인다. 노란 꽃밥을 감싸고 있는 붉은 통이 수술. 그 아래서 올라오는 가는 실이 암술. 이걸 알아주니 쑥이 보여준다. 붉은 수술통 가운데서 노란 수술 꽃밥이 터지고, 그 뒤 암술이 2쌍이 올라와 암술머리가 둘로 길게 갈라지며 꽃가루받이를 하려 꿈틀댄다. 이 작은 쑥도 자기꽃가루받이가 안 좋다는 걸 알고 있구나.  쑥꽃에 코를 가져다 대니 향이 아주 좋다. 들판을 다니며 들이 쉰 숨결에 이 쑥꽃 향기가 들었겠구나! 들길을 걷는다는 건 셀 수 없는 꽃들의 향연을 누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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