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네비게이션


분야별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2015.12 | 연재 [촌스런 이야기]
우주의 식품 '콩', 하나로 승부한다
남원시 주생면 '지리산 두류실' 조용섭 대표
(2015-12-15 10:08:54)

 

 

 

지리산은 조 대표와 천생연분
지리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유명한 '두류(頭流)' 조용섭(60)씨. '두류'는 지리산의 또 다른 이름이자 콩을 총칭하는 용어다. 그가 운영하는 '지리산 두류실'은 우리 몸에 이로운 콩과 '생명의 산, 그리고 어머니의 산'으로 불리는 지리산과 같은 음운을 가졌다. 그리고 두류골에 골짜기를 뜻하는 우리말 '실'을 붙여 콩을 주원료로 청국장, 청국장 환 등의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지리산 두류실' 공장을 설립했다.
초, 중, 고, 대학을 부산에서 나온 토박이 조 대표는 30년 넘게 부산에 있는 금융회사에서 근무해왔다. 그러나 IMF이후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귀농을 결심했다.
귀농을 준비하면서 2007년부터 1년 6개월 넘게 구례 산동에 거주하는 장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장 담그기와 청국장 만들기에 분주한 나날을 보냈다. 평소에 콩을 '우주의 식품'으로 여겨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남원에 옻칠 공장을 하던 집이 매물로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남원 주생면으로 귀농을 결심했다. 마침 옻칠 건조 온도와 청국장 발효 온도가 엇비슷해 공장으로 리모델링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자랑했다.

 

지역민과 '더불어 사는 삶'에 앞장
이때부터 건강에 좋은 지리산 청국장 만들기에 박차를 가하며 평생을 바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마을주민과의 화합이 문제가 되지 않았냐'는 질문에 마을에 58가구 120명 정도의 주민이 살고 있는데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따뜻하게 맞아 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청국장가루 자동포장기 지원사업과 관련해 자비부담이 컸는데 남원시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결국 기계까지 도입하는 등 사업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각종 지원을 받으며 콩 제품 개발에 진력을 다하며 남원시 허브식물개발업체로 이름을 올렸고 지난 2012년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한 '대한민국향토제품대전'에서 '꿈꾸는 지리산 농부들 조미료 3종세트'(지리산 두류실의 청국장 가루포함)로 출품되어 1위를 차지했다. 남원에서 귀농한 사람들로 구성된 영농조합법인 '남원에서 왔어요' 팀원들과 함께 해내며 맛과 진정성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조 대표의 공장은 '농공상융합형 중소기업'으로 선정, 우리 농산물의 생산과 가공, 유통 부문에서도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조 대표가 마을에 와서 갖가지로 노력하면서 마을에 변화가 생겼다. 남원 주생면 대지마을은 2013년 전라북도 향토산업마을로 선정됐고 앞선 지난 2012년에는 농촌진흥청이 선정한 건강장수마을로 지정된 것이다.


우리 몸에 이로운 '웰빙먹거리' 생산에 앞장
그의 끊임없는 노력은 이곳저곳에서 빛을 발한다. 지난해부터 검정콩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함께 선보이고 있다. 지리산 두류실의 주력상품은 검정콩으로 만든 발효선식 쾌청, 발효쾌청 환이다. 지난해 3월 검정콩발효선식으로 특허를 냈다. 이외에도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찌개용 생청국장과 청국장환, 청국장가루를 판매하고 있다. 청국장에 필요한 콩은 일차적으로 마을에서 생산한 콩을 사용하고 있으며 부족한 부분은 지리산농협에서 국산콩을 대량으로 구매해 사용한다.
뜨거운 햇살아래에서 흘린 땀과 어머니 마음 같은 농촌의 마음을 담아 정성으로 키운 콩을 직접 가공해 생산한 청국장과 선식 등은 자체 홈페이지 및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그리고 지리산 두류실 회사의 명성이 자자해 청국장의 모든 것을 알아보기 위해 이곳저곳에서 방문하고 있으며 올 초에는 봉생역사문화기행 팀원들이 단체로 찾았다.
지난 30년 동안 지리산 산악전문가로 활동하던 조 대표가 귀농귀촌과 동시에 순천대학교 대학원에서 지리산 역사문화 쪽으로 석사과정을 마쳤고 계속 공부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 대표가 직접 청국장 관련 이야기를 설명하고 만복사지및 혼불관 등의 답사에 문화해설사로 나선다.

 

앞으로도 6차 산업 활성화 위해 전진
그리고 입소문을 타면서 생청국장과 청국장환, 청국장 가루와 검정콩 발효선식 등의 청국장 가공제품들이 전국에 걸쳐 인기리에 판매되기도 했다. 조 대표는 재래 청국장의 단점인 냄새를 잡기 위해서 위생상태 개선을 위해 볏짚의 겉을 까는 가공과 더불어 발효실 온도를 섭씨 40~42도로 유지하며 잡균의 발생을 막아 냄새를 현저히 줄이고 발효상태도 최상을 유지하도록 만들고 있다.
최근 한의원들의 매출이 감소하면서 판로확보가 관건이긴 하지만 올해 목표를 2억 5천으로 계획하고 열심히 발로 뛸 예정이다. 처음에는 남동생(54)과 함께 귀촌해 일했지만 올 초부터 어머니(80)와 아내(57)가 함께 귀농해 조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앞으로도 지리산에서 나오는 농식품을 활용해 유통하고 가공해 6차 산업화를 앞장서는 한축을 담당하고 싶단다. 더불어 문화체험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지리산권역으로 방문하도록 유도하고 직접 농특산물을 보면서 판매까지 연결될 수 있는 판로를 확보할 계획이다.
예순을 넘긴 적지 않은 나이에도 에너지가 넘쳐나는 조 대표는 파워블로그(조인스닷컴, 지리산 숲향을 그리며)로도 유명하다. '청국장 명장(名匠)'을 꿈꾸는 자신의 본업은 물론 다방면에 탁월한 재주를 가진 조 대표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귀촌을 꿈꾸는 이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

"발품을 팔아서 준비하세요!"
조용섭씨는 귀농귀촌을 계획하는 이들에게 3가지를 당부했다. 첫 번째, 최소한의 경제활동을 위해 발품을 팔 것을 권했다. 앉아서 계획하는 일은 실제 상황과 맞지 않은 경우가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귀농 이후 지역에서 이뤄지는 프로그램에 꼭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효과는 물론 이웃들과의 교류에 그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홀로 귀농 보다는 가족귀농을 권한다고 전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