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네비게이션


분야별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2016.1 | 연재 [장연란 김광화의 밥꽃 마중]
갓끈동부
(2016-01-15 09:31:57)

 

 

 

몇 해 전 여러 나라 여성농민들이 우리 집을 왔던 적이 있다. <국제씨앗 포럼>에 참석하고 난 뒤 현장 탐방으로. 일행이던 캄보디아 고산족 여성농민이 주고 간 씨앗이 갓끈동부였다. 그때부터 갓끈동부 하면 동남아시아가 떠오른다.  
지금 우리 텃밭에서 기르고 있는 건 그 갓끈동부는 아니고, 우리나라에서 오래전부터 길러온 갓끈동부다. 우리 선조들 눈에는 갓끈처럼 길게 자라는 것처럼 보였나 보다. 이 갓끈동부는 넝쿨을 뻗어 자라다 길고 긴 꼬투리를 척척 늘어뜨려 눈길을 잡아끈다. 이 꼬투리가 아직 푸르고 연할 때, 서양의 껍질 콩처럼 채소로 먹을 수 있어 '아스파라거스빈'이라고도 한다. 이 꼬투리가 붉게(품종에 따라 갈색으로) 다 여물면 동부처럼 먹을 수 있다.
생김새도 특이한 갓끈동부 꽃은 어떨까? 덩굴 위로 꽃자루를 쭉 뻗어 나보란 듯 피어, 한창 피는 아침나절에 보면 마치 나비가 여기저기 않은 듯하다. 그래서인지 꽃에 온갖 곤충들이 꼬인다. 많이 들락거리는 곤충은 호박벌. 그 밖에 뒤엉벌, 등에 그리고 나비가 날아든다. 하지만 따뜻한 아프리카가 고향이라 그런지 결실을 잘 맺지 못해 안타깝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