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네비게이션


분야별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2016.2 | 연재 [촌스런 이야기]
"마을 일 돕다가 귀농하게 됐어요"
진안군 진안읍 '마이산 약초건강' 조동기 대표
(2016-02-15 11:02:11)

 


마을 간사로 활동하다가 진안으로 귀농
도시민이 선호하는 귀농 1번지, 마을 만들기의 대표적인 벤치마킹 모델 진안. 진안군은 지난 2010년부터 '더디 가도 제대로 가는 길'을 선택해 10년 넘게 마을 만들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귀농을 꿈꾸던 '마이산 약초건강' 조동기 대표(55)는 우연히 진안에서 마을사업의 실무 간사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원서를 냈다. 그렇게 2011년 경기도 안양에서 내려온 그는 아무런 연고도 없던 진안과 인연을 맺었다. 마을 간사로 지내며 1년 동안은 주말부부로 보내다가 이후 가족 모두 시골로 내려왔다. 큰 아들은 군산대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둘째 아들은 카이스트에 다녀서 경제적인 부담을 덜고 있다.
처음에는 아내 송연자(53)씨 역시 귀농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가족회의를 통해 간절한 사람의 편을 들어주기로 했고 결국 남편 뜻에 수긍하게 된 것이다. 아내는 언론학을 전공하고 학교와 기업체 등에서 강의를 해오고 있었기 때문에 시골생활에 있어 경제적 부분도 우려스러웠다.


귀농위해 다양한 자격증 취득하며 준비
조 대표에게 있어 귀농하던 2012년 겨울은 잊을 수 없다. 진안 가막리 마을펜션에서 살았기 때문이다. 시골에 남는 집이 없어서 고생이 적잖았다. 그리고 귀농 1년차에 500여 평의 땅을 임대해 도라지를 심었고 600평은 따로 구입해서 오미자를 심고 가꿨다. 귀농 2년차가 되면서는 땅을 임대해 산소를 관리해주면서 500평에 엉겅퀴를 심었다.
조 대표는 귀농을 위해 나름 많은 준비를 해왔다. 지난 2006년부터 귀공 관련 책을 수십권 사다 읽었고 지난 2010년 농촌진흥청이 서울에서 실시한 귀농귀촌희망 도시직장인 '야간귀농교육과정'을 이수했다. 같은 해 5월부터 7월까지는 농수산식품부에서 실시한 도시민농업창업교육(약용작물분야)을 400시간 수료했다. 이외에도 전국에 있는 귀농 대상지역을 찾아 돌아다니면서 땅을 보고 약초에 관심이 많아서 충북 제천에서 관련공부를 하기도 했다.
독학으로 한의학을 공부하면서 침술을 배웠고 주경야독으로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포크레인 자격증도 취득했다. 모두가 귀농을 위한 준비과정이었다. 그리고 지난 2013년 전주기전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1년간 전통차전문가과정을 공부했다.


가공품 재료는 지역 농산물로 해결
당시 학교 광고 홍보모델이 되기도 했고 '2013년 평생교육 우수 학습사례 공모전'에서 전북에서 유일하게 기전대학 소속으로 우수상을 받았다. 무슨 일이든 열정을 갖고 최선을 다한 결과물 이었다.
이후 차 공부를 하면서 청정지역 진안에서 나는 산야초와 약초들을 이용해 기능성차를 시장에 선보이고자 마음먹고 창업을 준비했다. 때마침 진안군에서 '농업인 소규모 가공 창업지원사업 공고'가 났다. 신중하게 신청서를 작성해 농업기술센터에 제출하고 지원을 받게 됐다. 지난해 5월 '마이산 약초건강' 건물을 짓고 올해 5월 완공했다. 이곳에서 뽕잎차, 엉겅퀴차, 산국차, 우엉차, 연잎차 등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아직은 지인판매 위주로 진행하고 있지만 온라인 판매도 준비 중이다. 가공품에 쓰이는 재료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위주로 사용하고 있다.
실제로 농사를 지어보면서 사람의 노력만이 아닌 하늘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점을 여실히 깨닫고 있다. 농사 기술이 부족해 남들 따라 뒤늦게 들깨를 심었는데 때를 잘 맞추지 못해서 제대로 된 수확을 하지 못했다. 그 모습을 본 마을의 한 할머니는 직접 나서 깨 모종을 얻어다 주고 '언제 심고 수확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려주기도 했다. 정(情)이 넘치는 그날의 감동은 잊을 수 없다. 이외에도 수수 심는 때를 놓쳐서 뒤늦게 심고 수확 하는데 기계로 털어주는 분이 "돈을 받기가 미안할 정도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부부의 농사는 그야말로 초자중의 초자였던 것이다.


약초 활용한 가공식품에 노력 기울 일터
예비귀농인들이 그에게 자주 묻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시골인심이 옛날 같지 않다는데..."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도시의 적막함 보다는 시골에는 아직 정이 넘친다"고 말한다. 서로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것이 정말 아름답다.
앞으로 그의 가공품은 서울에서 지인이 운영하는 멀티숍에 물건을 선보일 예정이다. 차 관련 선물세트도 만들 생각이다. 약초초청도 올 1월 특허를 출원했고 1년 5개월 뒤 결과가 나온다. 올해는 식품가공기능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그리고 마케팅 교육과 더불어 다양한 교육을 섭렵하고 있다. 또한 햇썹(HACCP 위해 요소 중점 관리 기준)을 위한 시설을 갖추기 위해 준비 중이다.
조 대표는 "제조업은 처음이라 아직 생소하고 배워야 할 것들이 너무도 많다"며 "생산품 납품에 대한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준비한 데로 서서히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장 한 켠에 마련된 공간은 차를 마시면서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갈 예정이다. 예비 귀농인들에게 도움을 주고 시골에 놀러온 사람들이 편안하게 쉬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차 한잔 마실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할 생각이다.
약초를 활용한 다양한 가공식품에도 열심히 도전할 생각이다. 작지만 강한 강소농의 6차 사업화를 꿈꾸는 조동기 대표. 열심히 귀농을 준비해 온 만큼 그가 원하는 목표들이 하나 둘씩 실현이 되리라 생각된다. 더 나은 부부의 꿈을 응원한다.


<귀촌을 꿈꾸는 이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

"농촌을 직접 체험해 보세요"
귀농을 준비하면서 수십권이 넘는 책도 읽고 이것저것 문의하면서 준비했지만 막상 농촌에 와서 직접 농사짓다보면 시행착오가 있기 마련이다. 교육을 받는 것이 많은 도움은 되지만 시행착오를 최소화 하기 위해서는 직접 경험하는 것이다. 현장에 와서 멘토를 만들어서 한달이든 1년이든 관심있는 일을 직접 배우면서 묻고 또 경험하는 것이 제일 좋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