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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3 | 연재 [장영란 김광화의 밥꽃 마중]
참취꽃
(2016-03-15 10:37:31)





봄철, 산골 사는 재미는 두 가지다. 하나는 산이 날마다 옷을 갈아입는 걸 보는 재미다. 덕분에 창문은 날마다 새로운
풍경화를 담는다. 다른 하나는 나물하러 가는 재미. 많지는 않아도 양지바른 곳에는 고사리, 그늘진 곳에는 취가 있다.
뭐 하나든 발견할 때마다 허리 숙여 절하며 얻는다.


취는 우리 땅이 원산지라 종류도 많지만 어디건 흔한 건 참취. 향긋하면서도 쌉싸름한 향이 그만이다. 첫물은 쌈 싸먹
고, 더 자라면 데쳐서 조물조물 무쳐먹고 나중에 손바닥보다 커지면 장아찌 담가먹고... 넉넉하면 묵나물을 만들어 놨
다가 제사상에 올리고 겨울에 먹고.


여름에서 가을까지 산길에 하얀 꽃이 흔들흔들 피는데, 다들 취나물은 알아도 꽃은 잘 모른다. 십 원짜리 동전보다 작
지만, 이게 한 송이가 아니라 수십 송이가 한데 모인, 그러니까 쑥이나 상추와 같이 머리모양꽃차례다. 3줄 모인꽃싸
개(총포) 위에 하얀 혀꽃 8~10개가 간격을 두고 동그랗게 둘러서, 가운데 노란 통꽃을 꾸며주고 있다.


사람은 몰라도 곤충은 알아 통꽃에 열심히 달라붙어 씨 맺는 걸 거든다. 동풍채라고도 불리는 취는 꽃이 긴 꽃대 위에
서 흔들흔들 바람을 타다가, 씨도 바람을 타고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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