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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4 | 연재 [장영란 김광화의 밥꽃 마중]
덩굴강낭콩
(2016-04-15 09:53:05)





만일 항아리에 장을 담그셨다면, 울타리에 덩굴강낭콩을 몇 포기 심으시라. 저 멀리 멕시코에서 태어나 여기까지 온 덩
굴강낭콩은 울타리에 심으면 덩굴을 타고 올라간다. 근데 장 항아리와는 무슨 관계일까?


과학자들 연구에 따르면 이 콩잎 뒷면에는 작은 갈고리 같은 털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빈대나 작은 벌레가 강낭콩잎을
디디면 이 갈고리 털이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휘감는단다. 우리나라에서는 된장 단지에 구더기가 생기면 할머니들이
덩굴강낭콩 잎을 위에다가 좍 깔아두라고 하신다. 그러면 며칠 뒤 구더기가 다 잎 위로 올라와 죽어있다. 할머니들은 이
걸 어떻게 아셨을까?


덩굴강낭콩은 잎겨드랑이에서 꽃대가 자라, 여러 개 꽃이 드문드문 핀다. 꽃봉오리는 버선 모양인데 조금 특별하게 핀
다. 코끼리 귀 같은 커다란 기판 1장이 뒤로 제쳐 지면 익판 2장이 아래로 내려뜨린 듯, 그 사이에 용골판 2장이 비비꼬
며 꽃술을 감싸고 있다.


이 꽃은 자기꽃가루받이를 주로 하며, 꽃이 피고 하루 이틀이 지나면 꽃잎이 마르면서 꼬투리가 자란다. 가끔 꼬투리
끝에 암술머리가 남아있는 걸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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