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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4 | 연재 [도시의 이곳]
서울 서원마을
담장을 낮춰 사람을 만나다
(2016-04-15 10:23:48)




서울시 강동구 암사동의 서원마을. 유명한 암사동의 선사유적지 바로 인근에 위치한 평범한 마을이다. 유적지도 아니고 관광지도 아닌 이 마을을 찾은 이유는, 북촌 한옥마을에서의 고민과 맞닿아있다. 부수고 다시 짓는 재개발이 아니라, 보존하고 개선하는 도시재생을 위해서는 행정의 지원이나 전문가의 조언보다 주민공동체의 의지와 참여가 더 중요하다. 서원마을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아파트가 중심인 우리나라 도시인들에게 단독주택이 주는 이미지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교외의 전원주택이고, 담장이 맞닿아 좁은 골목으로 이어진 노후한 도시 단독 주택이다. 서원마을은 후자의 단독주택단지였다. 건물은 노후하고 주민들은 고령화돼 재개발의 요구가 높아지던 차에 서원마을은 다른 선택을 했다. 2008년 시작된 살기좋은 마을만들기형 지구단위계획 시범사업에 공모한 것이다. 그로부터 2년 간 공사는 없었다. 주민들과 전문가, 행정기관이 모여 우리마을에 필요한 것은 무엇이고, 보존할 것은 무엇인지, 어떻게 함께 마을을 바꿔갈 수 있을지 치열한 토론과 공부가 이어졌다. 그리고 2011년에서야 비로소 기공식이 열렸다. 으리으리한 시설이나 화려한 장식은 없었다. 담장을 낮추고 길가에 주차된 차를 마당으로 들였다. 마을커뮤니티의 중심이 될 마을회관이 들어서고 주민들이 함께 쓸 놀이터와 휴게
시설이 만들어졌다.
담장을 낮추고 차를 마당으로 들였을 뿐인데, 평범했던 단독주택단지는 마치 서양식 전원주택단지처럼 변했다.
변화는 주민들 사이에서도 일어났다. 처음 담장을 낮추길 꺼려했던 주민들도 달라진 마을의 모습에 함께 참여
하기 시작했다. 훤히 드러난 마당에 꽃과 채소를 심어 가꾸고, 낡은 건물을 자발적으로 수리했다. 사업 준비
과정부터 꾸준한 소통을 이어갔던 주민협의회를 통해 자연스럽게 주민 공동체가 형성됐고 서로의 대소사를
돌봐주는 문화가 되살아났다.
그간 마을만들기 사업은 주로 농촌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인구의 절대다수가 도시에 살고 있는 현실을 볼 때 마을공동체의 재생이 더 필요한 곳은 도시일지도 모른다. 서원마을의 이야기는 우리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건넨다. 답답한 담장 대신 탁 트인 정원과 텃밭이 주민과 행인을 반기는 그런 도시 말이다


서원 마을에 가면
ㆍ 주민들의 주거공간이기 때문에 북촌이나 서촌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마을회관에 들러 암사동 이야기를 먼저 듣고 산책을 시작하면 더욱 좋다.
ㆍ 암사 선사주거지를 꼭 둘러보자. 암사동 자전거도로 종점 근처에 있으며, 1925년 한강 대홍수 때 선사시대 유물이 발견된 터에 꾸며진 사적공원이다. 1980년대 유물조사와 움집 복원을 마무리하고 공원으로 개장했다. 기원전 4천~3천 년 경 신석기 시대 사람들의 주거지와 생활모습을 볼 수 있다. 유물전시관과 잔디밭, 산책로도 잘 조성되어 있어 아이들과 함께 가볼 만하다. 입장료 500원.
ㆍ주변에 암사종합시장, 광나루한강둔치공권, 생태공원을 함께 둘러보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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