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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5 | 연재 [촌스런 이야기]
보석디자이너의 화려한 변신
정읍 비녀골길 김태환씨
(2016-05-17 14:51:25)




젊음을 선물하는 '아로니아' 재배
정읍에서 다양한 농작물을 생산하는 귀농인을 만나기 위해 전주에서 출발해 정읍 IC로 향했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을 지나서 10여분 거리에 있는 비녀골 시골마을에서 김태환(50)농민을 만났다. 그는 먼저 집 근처에 아로니아를 비롯해 둥근마, 야콘, 복분자 등이 심겨져 있는 밭으로 안내했다.
먼저 아로니아가 심겨진 밭을 보니 최근 떠오르는 TV속 광고가 생각났다.
"누구? 언니? 경민아, 너희언니 진짜 예쁘시다. 언니 아니야 아로니아야~~"
'젊음을 선물한다'는 보석같은 열매, 안토시아닌을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는 아로니아. 친환경으로 재배된다고 해서 그 자리에서 열매를 따서 먹어보니 약간 씁쓸한 특유의 맛이 감돌았다. 바로 수확해서 그렇지만 당도가 최고 17브릭스 정도로 단맛이 난다고 한다. 새들이 유독 아로니아 열매를 따먹어서 그물로 덮어 씌워 놓았다.


마을일 솔선수범하면서 구성원으로 인정
김태환씨는 6년차 귀농인이다. 현재 아로니아를 비롯해 복분자, 오디, 야콘, 둥근마를 비롯해 다양한 농산물을 심고 가꾼다.
결혼하고 일본에서 14년 동안 보석디자이너로 일하다가 사업체가 어려워지면서 2010년 거의 무일푼으로 고향으로 돌아왔다. 당시 마을주민들의 시선이 따가웠다. 하지만 홀로계신 어머니(75)를 모시면서 마을일을 돕고 솔선수범하면서 점차 인정받기 시작했다. 땅도 조금씩, 조금씩 임대해서 현재 3천 500여 평에 다양한 작물을 심고 가꾼다.
처음 2년간은 마을사람들과 화합하느라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이제는 어엿한 비녀골 촌장(이장)이다. 벌써 3년째 맡고 있는 일이다. 그리고 올해부터 정읍시귀농귀촌협회 부회장도 맡았다.
귀농 당시 초등학교 1학년이던 아들은 한국말을 잘하지 못해 이곳, 저곳에서는 안받아줬지만 그가 나온 덕천초등학교에서는 아이가 진학하도록 허락했고 벌써 중학생이 되었다.


다양한 농산물로 경쟁력 확보
그의 주작물은 복분자와 오디, 아로니아, 둥근마, 야콘, 감(대봉, 단감) 등이다. 현재는 거의 생과로 판매한다. 지인들을 통해서도 판매하지만 서서히 인터넷 판매망도 확충할 계획이다. 직접 설치한 4동의 비닐하우스 안에서는 애호박, 주키니 호박, 고추, 상추, 가지 등을 심어 로컬푸드 직매장에 납품한다. 하우스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농산물은 다달이 수입을 안겨주는 효자노릇을 톡톡히 한다.
복분자는 지난 6월 10일경부터 일주일간 수확을 마쳤고 야콘과 둥근마는 가을에 수확에 나선다. 싱싱한 아로니아는 8월 말 곧 열매따기 작업에 들어간다. 아로니아 농사는 벌써 4년차다. 400여 평에 1톤 분량을 심었다.
하지만 아직도 처분하지 못한 복분자 500kg이 냉동창고에 보관중이다. 판로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단다.


종합농장체험장 운영하고파
최근에는 항암효과에 뛰어난 포포나무와 신비의 약초로 불리는 그라비올라를 심고 가꾼다. 항상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러 작물에도 도전 중이다.
앞으로 땅을 더 임대해서 7천여 평의 땅에 7~8여종의 작물을 심어 종합농장체험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그리고 마을 빈집을 활용해 농촌숙박체험도 병행할 생각이다.
아직 6차 산업에 있어 갈 길은 멀지만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다보면 언젠가는 그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마음먹는다. 올해 그의 목표는 7천만원.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발품에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함께 도와주는 어머니와 부인(47), 아들이 있어 오늘도 힘을 낸다. 어머니의 눈치가 보여 부인과는 어쩌다가 일본말로 다투기도 한다지만, 서로 아끼고 존중하며 함께 농사짓는 가족의 모습이 든든하게 느껴진다.


귀촌을 꿈꾸는 이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
“거창한 꿈 보다 작은 실천부터 시작하세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만큼 실천하기 어렵기 때문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첫 번째, 농사를 직접 짓는 것 만큼 귀농에 중요한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처음부터 친환경 농법을 고집하기 시작하면 농사와 귀농에 대한 두려움은 줄어들지 않기 때문에 거창한 꿈 보다는 작은 것부터 실천이 가능한 귀농계획을 차분히 실현해 나가는 것이 귀농의 성공을 이끄는 지름길이라는 말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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