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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 | 문화현장 [문화현장]
'가족애'로 보듬는 무대 위 하모니 성찬
'사운드오브뮤직 원작-폰 트랩가의 이야기'
최동규(2016-12-16 16:24:58)




수많은 명곡을 남긴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감동을 재현할 수 있을까. 지난 11월 11~12일 한국 소리문화의 전당 모악당에서 만난 '사운드 오브 뮤직 원작 - 폰 트랩가의 이야기'는 관객에게 '자신 있어'라고 말하는 듯 했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전성진)과 소리문화창작소 신(대표 박 신)이 제작한 뮤지컬 '폰 트랩가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던 것은 '도레미~'로 시작되는 가슴 훈훈한 합창을 아빠, 엄마와 아이들도 함께 가슴 열고 나눌 수 있었던 유쾌하고 소중한 체험이기도 했다. 

개관 15주년을 맞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12년 만에 뮤지컬 제작에 도전했다. 2004년 한국 소리문화의 전당이 야심차게 준비한 뮤지컬 <오즈의 마법사>의 '절반의 성공' 이후 이렇다 할 제작물은 없었다. 예산도 걸림돌이었겠지만, 첫 술에 배 부르는 작품을 내놓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원작의 우수성과 지역에서 검증된 작품을 새로운 시선과 기술력을 업그레이드 하여 가족 뮤지컬 '폰 트랩가의 이야기'를 선택했다.

11~12일 세 차례의 공연에서 만난 '사운드 오브 뮤직 원작 - 폰 트랩가의 이야기'는 기존의 선입견을 불식시켰다. 공개 오디션을 통해 45명의 선발된 배우들은 3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노래를 부르고 안무는 물론 표정 연기까지 소화했다. 물론 주역배우 (마리아/폰트라프대령 등)와 아마추어 배우들이 연기하는 선의 폭은 컸지만, 오히려 신신해서 좋았다. 아역배우들의 귀여운 표정과 서툰 대사가 오히려 관객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었다. 바로 내 아이, 우리 집의 이야기가 되었던 것이다. 견습 수녀였던 '마리아'가 일곱 아이의 새 어머니이자 '폰 트랩의 대령'의 아내가 되고 나치의 박해를 피해 떠난다는 줄거리는 같은 클나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라이브 연주와 함께 가슴 따뜻한 '가족애'라는 섬세한 메시지를 성공적으로 객석에 전해 주었다. 

탁 트인 알프스 풍광을 무대의 막에 영상으로 처리해 생동감 있게 흘러가고, 그러는 사이 배우들이 일사분란하게 소품을 옮기며 장면들이 전환되어 지루함을 덜었다. 인생과 꿈을 화폭에 담듯 소소히 음악으로 풀어가는 것이 뮤지컬이지만, 이 작품처럼 음악에 담긴 메시지가 유기적으로 결합해 찬사를 보낼 만한 작품은 드물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작품에서 느껴지는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감동은 아마도 '폰 트랩가의 이야기'를 제작하고자 했던 시점부터 무대의 첫 종이 울리기까지 총감독과 연출, 소리전당의 숨은 스태프들, 전 출연진들의 마음이 한마음 한뜻으로 통해 이 작품에 각별한 애정을 쏟아온 덕분일 것이다.

마리아(오연진· 유리아)와 폰 트랩 대령(이대혁· 김지욱)의 출중한 가창력과 연기력은 시종 막힘없이 무대를 장악하고 이끌었다. 특히 우리 모두를 분노케 하는 정치 현실을 촌철살인적 풍자(프라다 신발과 태블릿 PC)로 표현한 막스의 대사는 시대적 공감을 후련하고 멋지게 남기는 세련됨으로 남았다. 가족뮤지컬이기에 좀 더 압축된 선택으로 집중할 수 있었던 각색이었으면 하나 고맙고 반가운 공연이었음에 뜨거운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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