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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5 | 문화현장 [문화현장]
유쾌했던 개막식, 수준 높은 개막작과 함께 이제 즐길 준비
전주국제영화제 4월 25일~5월 3일 개막식·개막작 상영 | 4월 25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임주아 기자(2013-05-02 16:00:52)

영화제에 집중! 권위주의 버린 새로운 시도
9일간의 영화여행, 제14회 전주국제영화제가 붉은 융단을 밟는 영화인들을 시작으로 성대한 막을 올렸다. 지난 4월 25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궂은 날씨에도 개막식을 보려는 영화팬들로 북적였다. ‘레드카펫’ 행사에는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김의석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정지영 감독, 임권택 감독, 류승완 감독을 비롯해 ‘디지털삼인삼색 프로젝트’의 고바야시 마사히로·장률 감독 등 국내외 영화계 인사들이 참여해 자리를 빛냈다. 배우 안성기, 정우성, 이영진, 신지수, 김꽃비 등 배우들도 팬들의 환호를 받으며 붉은 융단을 밟았다. 모악당에서 열린 개막식은 군더더기 없이 짜임새 있게 진행됐다. 무대행사를 줄이고 축사나 개회사를 없앤 것은 영화제 그 자체에 집중하려는 시도로 보였다. 특히 사회자가 객석에 내려와 자연스럽고 유쾌하게 감독 인터뷰를 진행한 것이나 집행위원장이 붉은 융단 초입에서 직접 손님을 맞으며 인사를 나눈 것은 권위주의를 버린 신선한 충격이었다는 평이다. 개막식은 재즈 바이올리니스트 민선정의 축하공연과 아나운서 전현무와 배우 강예원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날 사회를 본 전 아나운서는 재치있는 입담으로 관객을 사로잡았고, 음향 등 진행상의 문제를 능청스럽게 넘겨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날 개막식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배우는 단연 정우성. 류승완 감독과 함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붉은 융단을 밟았고 개막식장인 모악당은 사진을 찍으려 관객들로 소란스러웠다. 국제경쟁 심사위원 이름으로 정우성이 호명되자 장내는 또 한 번 술렁였다. 전 아나운서가 “류승완 감독에게도 좀 술렁여주셨으면 좋았겠다”고 하자 객석은 웃음바다가 됐다. “제게도 좀 술렁여주셨으면 한다”하며 재치있게 답한 류승완 감독은 이번 한국경쟁 심사 기준으로 “진보적이고 새로운 경향을 파헤친 영화에 점수를 줄 것”이라면서도 “특히 제가 보기에 재미있는 작품을 고르겠다”고 답했다.

소녀에서 아메리카드림까지… 이제 즐기자!
가수 다비치가 ‘거북이’ ‘안녕이라 말하지마’ 로 개막식을 이어갔다. ‘디지털 삼인삼색 프로젝트’의 고바야시 마사히로 감독과 장률 감독이 짧은 무대인사 시간을 가졌고 개막작 <폭스파이어>의 롤랑 캉테 감독과 배우 케이티 코시니가 영화 소개와 개막작으로 선정된 소감을 전했다. 롤랑 캉테는 “1회 전주국제영화제 때 방문했었는데 벌써 13회가 돼 이만큼 발전했다”며 놀라워했다. 케이티 코시니는 “전주비빔밥을 먹지 않고는 전주를 떠나지 않겠다”며 “즐겁게 찍은 영화 <폭스파이어>가 여러분에게도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약 150분가량 개막작 <폭스파이어>가 상영됐다. 195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남성중심사회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겨내는 소녀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는 2008년 <더 클래스>로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롤랑 강테 감독의 신작으로 미국 유명 작가 조이스 캐롤 오츠의 동명소설을 각색한 영화다. 특정 소녀들의 사춘기를 그린 듯 보이지만 혁명과 이데올로기, 노동과 여성 등 다양한 고민을 함께 버무렸다. 임안자 전주국제영화제 자문위원은 “남성중심사회에서 복수를 꿈꿨던 여성들이 다시 남성의 지배 아래 놓이는 현실을 날카롭게 보여주고 있다”며 “뛰어난 연출력과 시대적 통찰력이 돋보인 작품이었다”며 찬사를 보냈다. 개막식에 앞서 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열린 개막작 기자회견에서 롤랑 강테 감독은“선물로 받은 소설책이었는데 밤새 손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게 읽었다”며 “미국 전체가 아메리칸 드림에 빠져있었던 1950년대지만 그 이면에 소외된 사람들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고 영화제작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또 “출연한 배우 대부분들이 첫 작품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연기력과 의지를 보여줘 모두 즐겁게 촬영에 임했다”고 말했다. 오는 5월 3일까지 고사동 ‘영화의 거리’와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등 전주 곳곳에서 열릴 전주국제영화제는 공식부문 46개국 178편(장편 117편, 단편 61편), 프로그램 이벤트 상영작 12편(장편 3편, 단편 9편)을 선정해 총 190편을 상영한다. 올해 영화제는 예술성뿐 아니라 대중성도 함께 잡겠다는 목표로 ‘신세계’ ‘파파로티’등 익숙한 작품들도 대폭 늘렸다. 영화제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기 위해 ‘영화보다 낯선’ 프로그램 등을 통해 장·단편 영화 상영 횟수도 늘렸다. 지프 프로젝트 프로그램인 ‘디지털 삼인삼색’과 ‘숏!숏!숏!’은 올해도 전주영화제를 대표하는 프로그램이다. 동일한 규모로 진행되며 ‘숏!숏!숏!’은 김영하 단편소설 3편을 선정, 이상우, 이진우, 박진성·박진석 감독이 3편의 영화를 완성했다. ‘디지털 삼인삼색’에서는 고바야시 마사히로, 장률, 에드윈 감독의 신작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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