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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7 | 문화현장 [문화현장]
색다른, 그러나 뭔가 허전한…
제1회 무주산골영화제 6월 13일~17일 | 무주일원
이세영 기자(2013-07-03 22:35:50)

산골로 떠나는 영화소풍, 제1회 무주산골영화제는 자연 속에서 영화를 즐길 수 있는 편안한 영화제라는 평을 받았지만 영화제의 콘셉트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기고 지난 6월 17일 막을 내렸다. 6월 13일 개막작 <청춘의 십자로>를 시작으로 4박5일 열린 무주산골영화제는 ‘창’, ‘판’, ‘락’, ‘숲’, ‘길’ 등 5개 공식 섹션과 ‘명품 다큐영화 스페셜’, ‘무주반디극장’ 등 2개 특별 섹션으로 운영했다. 52편의 다양한 장르의 영화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는 외진 무주를 찾은 관람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보였다. 특히 다른 영화제와는 달리 주 상영관인 무주예체문화관은 정시입장과 유료상영을 없애고 무주덕유산리조트, 덕유산 국립공원 야영장 등에 야외 상영장을 마련해 나들이 하듯 영화를 볼 수 있는 여유로움이 넘쳤다. 영화 선택도 좋았다. 무성영화인 <청춘의 십자로>는 변사의 해설을 곁들여 색다른 영화상영이 되었고, <춤추는 숲> <엔딩노트> <지슬> 등 의미있는 영화들이 상당수 포진해 미처 보지 못한 관객들에게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한국영화의 미학적 지평을 넓히고 새로운 시선과 도전적인 방식으로 영화적 비전을 보여준 ‘뉴 비전상’을 공동수상한 김이창 감독의 <수련>과 강석필 감독의 <춤추는 숲>이나 전북영화비평포럼상을 수상한홍재희 감독의 <아버지의 이메일>도 많은 관객들이 찾았다.또한 산골에서 열리는 작은 영화제다운 면모도 인상깊다.느릿느릿 여유있게 영화 관람을 할 수 있게 구성된 영화제는적은 관객과 진행의 미숙에도 좋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한 관람객은 “각박하게 뛰어야하고 정시입장이 아니면 안 되는 다른영화제와는 또 다른 맛이 있었다”며 영화제를 느긋하게 즐기는모습이었다. 무주산골영화제 조직위도 “영화의 다양성, 그리고 자연과 더불어 편안히 즐길 수 있는 휴양의 콘셉트까지 규모있고 내실있는 영화제”였다고 자평하고 “총 6만 관람객과 함께 성공적인 안착”을 이뤘다고 밝혔다.그러나 포스터의 이미지에서 받았던 느낌을 생각한다면 ‘속았다’ 할 만큼 야외상영장의 상영작 수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휴양’이라는 콘셉트와는 달리 실내 상영이 주를 이루었고‘산골’의 이미지를 살리지는 못했으며 실내 상영관인 무주예체문화관도 극장용으로 지어진 건물이 아니어서 음향이나 영상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이다. 오히려 관객들은 음향과영상이 주 상영관에 비해 떨어지는 야외상영장에 대해 후한 점수를 주었다.덕유산 국립공원 야영장 소집회장에 마련된 야외상영장의경우 자연과 함께하는 무주산골영화제의 특색을 잘 보여주었다. 아름드리나무로 둘러싸인 야외상영장은 초대 가수의 공연을 보고 영화를 감상하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잘 갖춰진 음향과 영상은 아닐지라도 숲속에서 음악을 듣고 스크린에 비춰지는 영화를 보는 것은 캠핑을 온 가족과 연인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무주덕유산리조트에 마련된 야외상영장도 여름의 무주를 즐기러온 관광객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주는 무대였다.

무주산골영화제가 성공적으로 내년 무대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협찬의 영향 때문인지, 서로 떨어져 있는 무대의 통합이 급선무다. 무주예체문화관과 덕유산무주리조트, 덕유산 국립공원은 상당한 거리가 있어 차량이 없으면 접근하기 힘들었다. 셔틀버스가 운행됐지만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관객들은 적었으며 거리의 간극을 좁히기에도 모자랐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 상영장을 ‘산골’과 ‘소풍’의 콘셉트에 맞게 무주덕유산리조트나 덕유산 국립공원으로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 특히 관객들의 반응이 좋았던 덕유산 국립공원 공간을 주 무대로 설정한다면 숲속영화상영이라는 무주산골영화제만의 특색을 보여줄 수 있을것으로 보인다.제1회 무주산골영화제는 영화를 보며 편안히 쉴 수 있었던꽤 괜찮은 영화제였다. 영화제의 중심이 ‘영화’라 하더라도 그보다 더 많은 의미를 가질 수 있음을 제1회 무주산골영화제는보여주었다. 가족이나 연인과 같이 캠핑을 하면서 영화를 볼수 있다는 점을 더욱 부각시킨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영화제를찾아오고 영화제의 특색을 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제2회 무주산골영화제가 기다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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