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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 | 문화현장 [PREVIEW]
그 사진에 담긴 전북의 얼굴
안봉주 개인전 <안봉주의 그 시간> | ~10월 6일 | 전북대예술진흥관
임주아 기자(2013-10-10 10:19:04)

안봉주 기자의 일터는 책상 앞이 아니라 현장이다. 사건의, 사고의, 행사의, 시위의, 농성의, 축하의, 절망의, 다급함의, 북풍한설의 현장에 그가 있었다.
-안도현 시인
매주 월요일 아침 이웃의 웃는 얼굴을 담은 사람, 밤샘 취재해전주천의 수달가족과 인사한 사람, 멸종위기의 하늘다람쥐를다시 발견한 사람, 고층아파트에 둥지 튼 원앙을 담은 사람.“생태는 기다림이다”라는 그의 말처럼 그가 기다리지 않았다면 그들도 멀리 떠나버렸을 것이다.
안봉주 전북일보 사진기자의 사진전 ‘안봉주의 그 시간’이 전북대예술진흥관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1989년 이후26년 만에 열리는 두 번째 개인전으로 2000년대 이후의 인물과 생태와 풍경이 중심이다. 눈 내리는 날 검은 우산 아래 웃고 있는 고 김대중 대통령의 모습은 마치 소설 속 아버지 같고, 장난스런 표정으로 밀짚모자에 사인하는 고 노무현 대통령은 아직 옆에 있는 것처럼 선명하다. 도법스님, 문규현 신부,민주운동가 김근태, 이어령 평론가, 한승헌 변호사, 강준만 교수, 임옥상 작가, 조국 교수, 정양 시인 등 66명의 인물을 보면각기 다른 표정과 분위기가 드러난다. 살아있는 지성의 골몰한 표정들을 만날 수 있다.
2009년 3월부터 2010년 5월 말까지 61명의 웃는 이웃을 만나담은 사진은 한 컷만 봐도 미소가 번진다. 웃는 이웃을 찾아 전북 곳곳을 다니던 그는 갈수록 사는 게 힘들다고 하지만 여전히 웃음으로 모든 것을 털어버리는 이웃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고 전한다. 매주월요일 아침 기분 좋은 웃음을 전하던 <웃는 전북 웃는 이웃>. 그의 발품이 없었다면 월요일 아침 신문도 보는 재미가 덜했을 것이다.“촬영 첫날부터 기상 상황은 그야말로 최악, 눈이 오고 기온이 영하 10도로 뚝 떨어지면서 한벽루 부근의 전주천이 얼어붙었다. 칠흑 같은 어둠속에서 수달의 낌새를 낚아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너무도 원시적이었다”전주천에 수달이 살고 있다는 것을 가장 먼저 달려가 대중에게 알린 사람도 안봉주 기자다.파랑새부터 황조롱이, 수리부엉이, 동박새, 꾀꼬리, 삼광조, 하늘다람쥐, 논병아리, 고니, 중대백로, 수달, 줄무늬다람쥐에 이르기까지 살아있는생태가 그의 동선 안에 있었다.
먹구름낀 하늘, 우뚝선 전북일보 사옥 아래 펼쳐진 금암동은 도시의 허무함이 느껴지고, ‘덕진공원’과 ‘대숲’ 사진을 보면 자연과 사람의 조화를생각하게 된다. ‘일소와 농부’에서부터 ‘김제 들녘’과 ‘만경강’까지 들여다보면 그의 사진은 남다른 울림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람과 자연,그리고 풍경에 이르기까지 전북의 표정을 한곳에 압축한 사진들은 그의 따뜻하고 객관적인 시선이 있기에 가능했다.중학교 때부터 40여 년 동안 카메라를 가지고지냈지만 사진을 찍고 나면 항상 부족함을 느낀다는 안봉주 기자. 찍고도 미련을 못 버린 탓이라지만 좋아하는 사진을 찍으며 그것으로 먹고살 수 있으면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그다.발걸음을 떼 그의 두 눈을 보러 가시라. 셔터에찍힌 이야기는 우리 사는 세상이다. 전시는 10월6일까지 전북대예술진흥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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