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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 | 문화현장 [문화현장]
묵향에 잠겨 갖는 휴식의 시간
산민 이용 서예전 ‘선(禪)을 묻다’ 10.16~23 |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김이정 기자(2014-11-04 09:38:47)


서예와 선(禪)이 붓끝에서 만나 현대적 미감으로 다시 태어났다. 

10월16일부터 23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린 서예가 산민 이용 선생 초대전 ‘선을 묻다’는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천천히 돌아보는 방법을 알려주는 자리였다. 

“불교의 대표적인 경전인 화엄경의 ‘일체유심조’, 중국 이백의 ‘산중문답’ 나오는 말 대신 웃음으로 답하는 모습을 가리키는 표현인 ‘소이부답’등 기존에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글들도 많이 있습니다. 어렵다고 생각된 주제가 차분히 곱씹어 보면 우리 모두에게 익숙한 삶의 이정표가 되는 글들로, 처음(첫 전시)이자, 마지막(공부한 것 쏟아 붓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이번 전시를 준비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산민 이용은 80여 점의 서예 작품을 통해 ‘선’이란 무엇인가를 묻는다. 산민은 작가로서 초창기 시절 전통서예를 중심으로 다양한 서체를 정립하고 중기에 들어 ‘글씨와 그림의 근원은 같다’는 ‘서화동원’을 기조로 ‘현대서예’ 운동에 앞장섰다. 그리고 이제 전통서예와 현대서예를 아우르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산민은 이번 전시에서 금석문 등 고대문자를 회화적 작품 구성을 통해 현대적인 미감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선보였다는 평이다. 여기에 ‘선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작가의 질문이 더해지며 깊이 있는 성찰로 이어지고 있다. 

첫 번째 작품 ‘단표’에서 산민은 ‘모든 일 잊고 진종일 앉았으니 하늘에서 꽃비가 내리네. 내 생애 무엇이 남아있는가. 벽에 걸린 표주박 하나뿐일세’라는 글귀를 적어 넣었다. 가진 자가 더 많이 소유하기 위해 타자를 배제하고 핍박하는 자본주의 구조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도시락과 표주박만 소유하는 소박한 삶의 모습은 그대로 성찰의 주제가 되고 있다. 

책을 보고 거문고를 연주하며 ’한가롭게 살아가는 인생의 즐거움을 표현한 ‘관서고금’과, 물욕이 없는 맑은 마음으로 거문고와 책을 옆에 두고 즐기는 ‘징심득묘관’과 ‘좌유금서’는 무소유에 대해 논하고 있다. 이밖에도 불교의 대표적인 경전인 ‘화엄경’의 ‘일체유심조’, 중국의 유명한 시인 이백의 ‘산중문답’나오는 말 대신 웃음으로 답하는 모습을 가리키는 표현인 ‘소이부답’ 등 깊은 성찰의 메시지를 두루 만나볼 수 있다. 

이와 같이 그의 작품은 섬세한 균형, 엄정한 절제, 그리고 긴밀한 상호 융화의 서예적 특징 속에 선구를 안치함으로써 휴식, 여유, 여백, 맑음, 관조와 같은 심리적 측면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동시에 서예미학의 완성도를 함께 높였다는 평가를 이끌어내고 있다. 

산민 이용은 대한민국서예대전 초대작가이며, 개인전 16회를 비롯해 예술의전당, 조선일보미술관, 아랍미술관 등의 초대전, 동경박물관, 베를린국립박물관, 북경미술관 등지에서 해외초대전 및 국제교류전 등 전시활동 400여회를 가졌다. 대한민국서예대전 심사위원장 등 심사활동 60여회와 송재문화상, 효원문화상, Art Noblesse상을 수상했다. 한국현대서예·문인화협회 이사장,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집행위원장·총감독, 전주대학교 겸임교수를 역임하였다. 현재 전북대학교 초빙교수,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원회 부위원장 등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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