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네비게이션


분야별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2018.12 | 기획 [아파트의 작은 도서관]
발로 뛰며 전하는 책 읽는 즐거움
익산 모현동 현대 아파트 - 모현뜰 작은 도서관
이동혁(2018-12-31 11:07:04)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하에 공간을 두고 있는 모현뜰 작은 도서관은 아이들 독서 교육에 큰 힘을 쏟고 있는 곳이다. 도서관의 방침이라기보단 김남도 사서의 끝없는 열정이 그런 평가를 만들어 냈다. 올해로 6년차가 된 그는 근무 2년차가 됐을 때 대뜸 캐리어에 책을 가득 담아 근처 유치원을 방문했다고 한다. 싣고 갔던 책을 전부 빌려주고, 일주일 뒤에 다시 새 책을 들고 방문, 요컨대 출장 대출이었던 셈이다.


"아이들이 좋은 책을 읽었으면 해 일주일 간격으로 그걸 계속 반복했어요. 나중에는 학부모들에게 소문이 났는지 다른 유치원에서 같이 해 보자며 제의를 받게 됐어요."


이제 그가 직접 유치원을 방문하진 않지만, 주변 유치원들이 날짜를 정해 돌아가며 도서관을 찾는다고 한다. 이렇게 찾아오는 아이들에게는 전부 도서 대출증을 만들어 주고 책 빌리는 연습을 시킨다. 대출증 만들기를 번거로워하는 엄마들도 있었지만, 이것도 다 공부라며 차분히 설득했다고 한다.


"그렇게 책을 빌리면서 습관이 밴 아이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나중에는 자발적으로 찾아오게 돼요."


그가 이렇게까지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이유는 책 읽는 즐거움을 알게 된 아이들의 모습에서 큰 감동을 얻기 때문이다. 그는 "3월에 만난 아이들을 12월에 다시 보게 되면 몰라볼 정도로 태도가 달라져 있다"며, "나중에는 아이들이 도리어 부모 손을 끌고 도서관을 찾아온다"고 자랑했다.
김 사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성인들을 위한 찾아가는 도서관도 실천하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이나 방문이 어려운 직장인들을 위해 전화만 주면 원하는 시간에 책을 배달해 준다고. 이용객의 숫자보다 독서의 질을 무엇보다 큰 가치로 여기는 김 사서만의 특별한 서비스인 것이다.
하지만 이런 열정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도서관을 찾지 못해 헤매는 이용객들이 많다. 도서관이 지하에 있어 눈에 잘 띄지 않을뿐더러 들어오는 길이 협소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찾아주는 한 분, 한 분이 그에게는 너무나 소중하다.


"바로 근처에 시립도서관이 있는데도 굳이 찾기 어려운 이곳을 늘 찾아 주는 분들이 있어요. 그런 분들 덕분에 더 열심히 하자는 생각을 하게 돼요."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