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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9 | 기획 [녹시율을 아십니까]
메말라 가는 현대인들을 위한 오아시스
이동혁, 김하람(2019-09-17 11:06:22)

내려쬐는 햇살, 돌아가는 컴퓨터 소리, 무겁게 내려앉는 눈꺼풀과 쉴 새 없이 나오는 하품. 누구나 경험해 봤을 일상이다. 쏟아지는 졸음에 어젯밤 늦은 시간까지 자지 않은 것을 탓하기도 하고, 점심에 밥을 너무 많이 먹은 것을 후회하기도 한다. 커피를 연거푸 마셔도 가시지 않는 피로감에 눈을 비비며 다시 업무에 집중해보지만 결국 스트레스만 더해질 뿐이다. 직장인의 70%가 겪는다는 직장 스트레스, 오후만 되면 찾아오는 이 피로감은 그저 감내해야만 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다행히 해결책은 있다. 그것도 의외인 곳, 눈 돌리면 바로 시선이 가닿는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



우리의 피로를 해결해 주는 식물
하루 종일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면 눈이 뻐근해지기 마련이다. 그럴 때 도움이 되는 것이 있다. 자연에 가까운 색, 초록색이다. 초록색은 자연, 평화와 안정, 중립 등을 떠올리게 하며, 기분을 온화하게 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비결(?)을 갖고 있다. 또 뇌의 흥분을 진정시키고 피곤한 눈이나 몸을 쉬게 해주는 효과가 있어 지친 심신을 안정시키는데 더할 나위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눈을 쉬게 하기 위해 벽지를 초록색 계열로 바꾸거나, 초록색 인테리어 물품을 두는 것도 좋지만 더욱 효과적인 방법은 식물을 이용하는 것이다.


공기청정기보다 식물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하루 24시간 중 80% 이상을 실내에서 생활하고 있다. 실내는 매연, 미세먼지로부터 보호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실내에도 유해물질이 가득하다. 미세먼지는 실외, 실내를 가리지 않고 공중에 떠다니고, 건축할 때 사용한 페인트며 시멘트, 각종 화학물질, 실내에서 움직이는 기계들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이 우리가 매일 숨 쉬는 공기 속에 떠다닌다.
다행히 나사(NASA)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실내의 이러한 유해물질 역시 식물이 정화할 수 있다. 1989년 나사는 식물과 그것이 주변 공기에 미치는 영향력을 연구 조사한 결과 식물의 성장 환경 전체가 공기 정화 과정의 일부라고 밝혔다. 토양과 그 안에 사는 균류와 미생물이 식물의 공동 생태계에 포함되어 그 안에서 각 부분이 소통하고 성분과 영양물을 교환하며 서로의 생명 현장을 자극하는데, 그 과정에서 포름알데히드, 벤젠, 트리클로로에틸렌과 같은 독성 용액과 우리 주변 공기에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을 흡수했다는 것이다.  즉 식물이 실내 공기 정화에 이로운 효과를 보인다는 뜻이다. 과학이 발전하면서 사람들은 일상생활 속 유용한 것들을 많이 만들어냈다. 그러나 자연의 법칙을 거슬러 만들어낸 이 물건들은 우리에게 편리함을 주는 동시에 해로운 가스와 입자들을 배출한다. 하지만 식물이 주위에서 자라고 있다면 뿌리 주변에 있는 미생물의 도움으로 이런 유해물질을 흡수하여 자신의 성장을 돕는 영양분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통해 공기를 정화시켜 실내에서도 좀 더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게 된다.


식물은 다재다능
식물이 주는 효과는 이뿐만이 아니다. 노르웨이생명과학대학의 연구자였고 식물학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였던 토베 피엘드의 실험은 식물이 우리 건강문제도 해결해준다는 것을 증명한다.
1996년 토베 피엘드는 50명 남짓의 직원이 일하는 사무실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직원들은 각자 자기만의 분리된 사무실을 갖고 있었고 사무실의 한쪽 벽면은 전체가 유리창이었다. 직원 절반의 사무실에는 13종의 평범한 실내 화초 중 한 가지를 두고, 나머지 직원의 사무실은 인테리어를 바꾸거나 사내 관리부서가 더욱 관심을 기울이도록 했다. 실험을 실시하기 전과 3개월씩 두 번의 실험을 실시한 후 두 집단 모두 업무환경과 각자 자신의 건강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를 열두 가지 영역으로 구성된 설문지에 답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사무실에 식물을 둔 집단에서 건강 문제가 현저히 줄어들었고 설문지에서 간략하게 제시한 열두 가지 부문에서 평균 23%가 감소세를 보였다. 기침과 피로에 대한 불평은 각각 37%와 30% 줄어들었으며, 쉰 목소리와 건조한 얼굴피부는 약 23% 줄어들었다. 반면 나머지 절반 직원은 이런 부문들에 의미 있는 개선사항이 없었다.
그 이후로도 1996년에서 2014년 사이에 학교와 직장에서 20건 정도의 비슷한 연구 프로젝트가 진행됐는데, 모두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식물이 있는 환경이 건강 문제를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 사람들은 주로 피로, 두통, 기침과 호흡기 관련 질환부문에서 건강이 개선되었다고 답했다. 현대사회에서 피로, 두통, 가벼운 기침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아주 흔하게, 그리고 어쩌면 당연하게 생각하는 질병이다. 심지어 병이라고 의심조차 하지 않은 이 증상은 계속되면 모든 병의 근원이 되는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주변에 식물을 놓는 간단한 방법으로 개선될 수 있으며 이는 여러 실험을 통해 증명된 사실이니 오늘도 피로감을 느끼는 당신의 옆에 작은 화분 하나 놓는 것을 추천한다.


인간이 숲을 사랑하는 이유
식물이 만들어 내는 것은 결국 숲속 공기다. 아무리 실내에 식물을 많이 두어도 식물에 식물이 더해진 곳, 나무와 풀이 가득하고 흙내음과 시원한 바람, 눈부신 햇빛이 비취는 곳, 바로 숲에 가는 것만큼 효과적이지는 않다.
흔히 삼림욕, 자연치유 등의 말을 쓴다. 이런 용어들은 언뜻 민간요법인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실험을 통해 증명된 과학적인 치료다. 세계 각국의 연구자들은 숲속에서 간단히 걷기만 해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여러 실험들을 통해 증명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 페렐만 의대(Perelman School of Medicine) 및 예술과학대학(School of Arts & Sciences) 연구원들은 필라델피아 도시 주민들을 대상으로 녹색공간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이들은 주민 주변에 있는 빈 공간이 녹색공간으로 전환되기 전과 후의 주민들의 정신건강을 각각 측정했다. 조사 결과 최근 생긴 녹색지대의 근처 주민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서 큰 만족도를 보였다. 무려 63%의 사람들이 정신건강이 좋아졌다고 스스로 인식했다. 연구팀은 녹색지대가 특히 우울증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했다. 거주지 반경 1/4마일(약400m)안에 녹색지대가 있는 사람들은 지저분한 빈 구역 옆에 사는 주민들에 비해 우울한 기분을 무려 41.5%나 덜 느꼈다. 이러한 연구들은 녹색지대 형성이 인근 주민 정신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실험한 최초의 사례로 여겨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오는 2020년경 우울증이 모든 연령에서 나타나는 질환 중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최근 한국인의 질병 부담 보고서에서도 20대 한국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 질병 1순위가 우울증으로 나타났다. 우울증은 누구나 한 번쯤 앓아봤고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고 해서 '마음의 감기'로도 불린다.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특히 한국인의 20대들이 앓고 있으며, 고통받고 있는 우울증이 단지 숲을 걷는 것만으로도 치유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사실이다.


숲이 갖고 있는 인간을 치료하는 치유인자 
<경관>
산림을 이루고 있는 녹색은 눈의 피로를 풀어주며 마음의 안정을 가져온다.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산림의 계절감은 또 하나의 매력으로 인간의 주의력을 자연스럽게 집중시켜주어 피로감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


<소리>
산림에서 발생되는 소리는 인간을 편안하게 하며,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비교적 넓은 음폭의 백색(white sound)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산림의 소리는 계절마다 다른 특성을 가지며, 봄의 산림소리는 가장 안정된 소리의 특징을 보인다.


<햇빛>
산림은 도시보다 피부암, 백내장과 면역학적으로 인체에 해로운 자외선(UVB) 차단효과가 뛰어나 오랜 시간 야외활동이 가능하다. 햇빛은 세로토닌을 촉진시켜 우울증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방법으로 넓게 활용되고 있으며, 뼈를 튼튼하게 하고 세포의 분화를 돕는 비타민D합성에 필수적이다.


<피톤치드>
피톤치드는 나무가 해충과 상처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생성하는 물질이다. 피톤치드는 식물의 'phyton'과 살해자의 'Cide'의 합성어로, 염증을 완화시키며, 산림 내 공기에 존재하는 휘발성의 피톤치드는 인간의 후각을 자극하여 마음의 안정과 쾌적감을 가져온다.


<음이온>
일상생활에서 산성화되기 쉬운 인간의 신체를 중성화시키는 음이온은 산림의 호흡작용, 산림 내 토양의 증산작용, 계곡 또는 폭포주변과 같은 쾌적한 자연환경에 많은 양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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