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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 | 기획 [문화를 더하고 문화를 나누다 | The Musician]
지역문화콘텐츠가 성장하고 순환하는 공간
오민정 편집위원(2021-12-09 13:04:53)


오민정 편집위원


오래된 도시의 공간은 무엇으로 채워지는가

오늘날 개발의 방향은 대개 바깥쪽을 향한다. 도시가 성장하기 위해 기반시설을 확충하기 위한 시기에 개발의 방향은 도시의 중심부를 향하지만 이후 도심개발이 임계치에 이르면 신도시를 건설하며 도시의 외연을 확장하는 것으로 도시화가 진행되어 왔다. 하지만 이러한 도시의 개발과 확장은 도시 전체의 인구가 늘어나지 않는 필연적으로 원도심의 쇠퇴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소위아래 빼서 윗돌 괴는격이 되는 것이다. 


행정구역의 한계로 인해 확장이 쉽지는 않지만 전주의 경우에도 그동안 혁신도시, 에코시티 서쪽 외곽을 중심으로 외연을 확장해 왔으며, 이로 인해 원도심의 공동화 현상을 마주하게 됐다. 그렇다면 비어가는 원도심에는 무엇을 채워야 하는 것일까. 많은 도시재생의 현장들을 돌아보면 대개 주민 커뮤니티 공간조성과 더불어 상권 활성화를 위한 콘텐츠로 채워진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이러한 도시재생 공간과 콘텐츠로 만들어지는 결과물들은 때때로 몹시 유사해 보인다. 물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성공적으로 도시의 변화를 이끌어 지역도 있지만 사실 그렇지 못한 지역이 많은 같다. 때때로 이러한 풍경을 마주할 때면 물론 과정이 모두 의미 있고 도시재생 사업의 단계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종종 이런 의문점들이 든다. 개발의 풍경도 비슷했는데, 재생의 풍경까지 비슷해야만 할까? 도시재생을 통해 조성된 많은 공간은 어느 동네에 있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비슷한 모습일까?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되장소로서의 구체적인 경험과 기억을 되찾을 수는 없을까? 어쩌면 이러한 루틴화 사업과정이 혹시 전국의 모든 도시재생현장의 풍경을 비슷하게 만드는 요인은 아닐까? 



지역의 콘텐츠가성장-창작-실현되는 공간, The Musician

전주의 The Musician 그래서 특별하게 다가오는 공간이다. The Musician 원도심의 공간들을 재생해 지역의 음악콘텐츠를 생산하고 시연하며 다시 투자하는 순환적 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The Musician 전주에 곳이 있다. 전주 풍패지관 근처의 건물에 위치한 연습실과 공연장, 그리고 원도심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조성되는 공간이며 마지막 공간은 예술가들이 입주하고 합주할 있는 공간으로 현재 조성 중에 있다. 이뿐만 아니라 곳의 The Musician 외에 원도심 오거리문화광장에 위치한 티켓박스와 인근 정보문화산업진흥원의 레코딩 공간까지 연계하여 지역에서 원도심을 중심으로 음악콘텐츠를 생산하고 순환할 있는 기반을 형성하고자 한다. The Musician에서의 연습과 교류를 기반으로 지역에서 창작을 이어갈 있도록 기초적인 레코딩 마케팅 시스템까지 형성해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공간과 시스템을 통해 음악콘텐츠에 대한 투자가 단순 콘텐츠 소비로만 끝나지 않고 재투자 있도록 지속가능한 생태계이자 순환구조를 만들어가고자 한다.


티켓박스와 정보문화산업진흥원의 레코딩 공간을 제외하고 나머지 공간이 모두 ‘The Musician’이라는 하나의 이름을 쓰는 데에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 소수의 기획자가 의도한 목적을 담아 공간의 이름을 짓고 공간의 용도를 확정 짓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공연장 Musician’이든, ‘Musician 1이든 이용자들의 상상과 참여로 자연스럽게 공간이 명명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그래서 공간의 다양한 활용과 더불어 공간 모두 자유로운 쓰임이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공간들을 자세히 살펴보자면 먼저 연습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는 The Musician(객사 2 19) 지원사업이 아닌 민간의 힘으로 시작한 연습공간이다. 사단법인 아이엠이 운영하고 있는 공간은 건물의 2층과 3층을 사용, 10개의 연습실로 이루어져 있다. ‘지역에서 음악활동을 지속하기 위한 환경조성 목적이다 보니 수익창출보다는 지역 창작자들이 사용할 있도록 저렴하게 연습실을 제공하고 있으며 현재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활발하게 이용 중에 있다.


번째 The Musician(객사 3 35) 시민들과 만나는 공연장이다. 전주 중부비전센터 맞은편 2층에 위치한 공간은 리모델링을 통해 기존에서공연 중심으로 공간으로 바꿔냈다. 음악활동을 하는 창작들에게는 있는 무대를, 시민들에게는 다양한 음악을 즐기고 지역의 창작자들을 만날 있는 자리기도 하다. 올해 8 정식 개장 이후 여는 공연마다 티켓이 매진될 정도로 지역에서의 관심도 뜨겁다.


번째 The Musician( 옥성문화센터 지하) 예술가들이 만나고 성장하는 공간이다. 창작자들의 레지던시와 합주할 있는 공간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지역의 창작자들 네트워킹을 도모하고 합주공간 협업을 시도할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취지다.


그런데 이러한 공간조성과 계획이 비단 단순한 지원사업의 일환이나 사람의 기획으로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시작은 5 , 사단법인 아이엠이 조성했던 번째 연습공간을 만들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10 크리에이티브 프로젝트(청소년 앨범제작사업) 저와 함께했던 아이들이 벌써 청년이 됐어요. 그중에는 예술가로 성장한 친구도 있는데 그러다 보니 지역에서 지속 가능한 음악활동을 있는 환경이 정말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음악활동을 하면서 겪었던 어려움제대로 홍보채널 하나 없고, 공연장 하나 빌리기도 힘들고, 기존 활동무대로 진입하기도 힘든- 여전히 똑같이 겪고 있었어요. 그래서 같이 해결해보고 싶었죠. 그리고 친구들이 조금 자기 창작에 몰두할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과 더불어 대중과 만나는 공간, 대중도 즐길 있는 공간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생각에서 하나씩 하나씩 시도하고 연계해 같아요.” (정상현 사단법인 아이엠 총괄기획자)


그런데 하필 이러한 공간을 원도심에 마련하게 되었을까. 생각보다 이유는 간단하고 명확했다. 지역에서 음악활동을 하는 주체들의 주요 활동 공간이 바로 원도심이며, 새로 조성된 신시가지나 에코시티에 비해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하고 교통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The Musician 이러한 원도심의 강점을 활용해 지역문화콘텐츠의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하고 새로운 생존 방향을 모색해 나가고자 한다.


변화하는 원도심의 내일이 기대되는 이유

도시학자 제인 제이콥스는도시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다른 자아라고 했다. 도시는 일상을 공유하는 공간이기에 필연적으로 정체성의 문제로도 연결된다. 그런데 이러한 도시의 공간이 지역성을 문화자산으로 삼고 도시의 새로운 놀이터가 된다면 과연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작은 규모이지만 지역의 문화적 생존을 위한 공간이자 새로운 실험이 끊이지 않는 공간이 늘어나고, 연결되며 지역문화의 생태계가 구축된다면 우리의 삶은 얼마나 달라질 있을까? 곳의 The Musician, 그리고 연결된 공간들이 이끌어 변화가 기대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물론, 문화를 얼마나 자신의 일상으로 받아들이고 즐길 있느냐는 문화를 수용하는 개인의 역량이자 중요한 문제이긴 하지만 말이다.


공간을 통해 굳이 바라는 것이 있다면 와서 재밌게 놀았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그런 사람들이 늘어났으면 좋겠어요. 취향을 강요할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지역의 문화를 즐기고 자기 것으로 즐겼으면 해요.”(정상현 사단법인 아이엠 총괄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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