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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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배옹기에 대한 이야기를 '오래된 오늘'이라는 시간성과 옹기장이의 자격으로 하고자 한다. 스스로의 자격을 '옹기장이'로 두어왔으나 옹기일은 막 서른 살이 되던 1991년도부터 느닷없이 붙든 일이다. 이에 이 이야기는 동기인 '농사꾼이 못된 옹기장이'와 당시에는 없던 말, 쇼콜라티에(식품조리전공)라 불리는 이력에 근거한 것이다.1991년 4월 5일, 서울 홍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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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철희'저 갯바닥이 우리 새끼들 다 키웠어'계화도는 이름 그대로 본래 섬이었다. 1963년에 시작된 간척사업으로 육지와 연결되었고, 2006년 새만금 끝막이로 해안선은 계화도 너머 아득히 먼 거리인 고군산도까지 후퇴해 있다. 우리나라 서해안의 해안선 길이는 본격적인 간척이 이루어지기 전인 일제강점기 초기에 비해 지금은 약 40% 짧아졌다고 하는데 부안은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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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혁책 속에 가지런히 몸을 뉘이고 있던 활자들이 하나둘 기지개를 켜며 일어나기 시작한다. 차분하게 활자들을 훑는 목소리가 꾹꾹 눌러쓴 손 글씨마냥 가슴에 와 박힌다. 눈으로 읽고 입으로 말하며 가슴으로 받는 것, 낭독의 진수는 이렇게 깊고 그윽하다.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독서법은 본래 '묵독'이 아니라 '낭독'이었다. 하지만 인쇄술의 발달과 함께 개인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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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독이 은근한 인기를 끈 지도 벌써 오래전 일이다. 안 하는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하는 사람은 없다고 할 정도로 낭독에는 사람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다. 그동안 쑥스럽다고, 어색하다고, 창피하다고, 여러 가지 핑계를 대가면서 낭독을 멀리해 왔다면, 이번 기획을 통해 용기를 내보자. 반드시 여러 사람 앞에서 낭독할 필요는 없다. 먼저 스스로 소리 내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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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중에 발견한 좋은 글귀에 조용히 밑줄을 긋거나 남몰래 메모해 놓곤 했던 기억들이 누구에게나 한 번씩은 있을 것이다. 책 속에서 발견한 소중한 보물을 품 안에 고이 간직하고자 하는 어여쁜 마음 때문이다. 하지만 보물은 나눌 때 더욱 풍성해진다. 전혀 생각지 못했던 다양한 감상과 허물없는 대화 속에서 사유의 폭은 더욱 넓어지고, 평소에는 말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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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주 씨서점 카프카는 종종 동료샘들과 모여 인권 스터디를 했던 곳이다. 이곳에서 제자와 교사 관계였던 우리가 이제는 작가와 독자, 그리고 시를 즐기는 동호인으로 만나게 됐다. 와서 놀란 것은 여전히 시를 가까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점과 시 덕분에 새롭게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있었다는 점이다. 그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시의 육화가 낭독회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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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가족은 매주 한 번씩 가족끼리 모여 낭독의 시간을 갖는다고 한다. 들려주고픈 글을 골라 가족들 앞에서 낭독을 하는 것이다. 낭독을 통해 가족을 이해하기도 하고, 책을 더 잘 읽기 위해 스스로 소리 내어 연습하는 동안 가족들은 쑥스러움과 어색함 대신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한다. 가정에서 이런 시간들이 쭉 이어진다면 분명 서로에게 다가서는 것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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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혁"음악을 통해서 제 상처를 치유하고 싶었어요."김은총 씨에게 음악은 해방구였다.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빨간약이었고, 새살을 솔솔 돋게 하는 마데카솔이었다. 정말로 치유를 받았나요, 같은 싱거운 질문은 던질 필요가 없었다. 묻지 않아도 답을 알 것 같았다. 그는 확고한 뜻을 가진 뮤지션이었고, 이미 지역에서 그 뜻을 실천하고 있는 이상가였다. 음악…...